"日, 사람 살 수 없는 곳 피난지시 해제 중"

[이슈]by 노컷뉴스

그린피스, 2011 사고 이후 연례조사 진행

한국, 일본, 독일, 벨기에 등 함께 참여

제염 후에도 방문할 때마다 수치 올라가

70% 이상 산림 구성 '방사성 물질 저장고'

작년 태풍 '하기비스'로 비, 바람..오염 확산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역도 재오염

일본 정부, 그린피스 서신 받고서야 파악

주변 다른 핫스팟도 몰라..관리 전혀 안돼

보호해야 할 일본 국민에게도 사실 은폐

올림픽 앞두고 오염지역 피난지시 해제

사람 살 수 없는 곳에 강제로 몰아붙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3월 10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

노컷뉴스

후쿠시마 현장 조사 (사진=그린피스 제공)

◇ 정관용>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게 2011년 3월 11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로 내일이면 이제 정확히 9년이 되는 셈이죠. 최근에 그린피스가 그 후쿠시마지역을 현장 조사를 했는데요. 방사능 제거작업 실패했고 오히려 재오염이 진행 중이다 이런 결과가 나왔네요. 이번 조사에 직접 참여하고 보고서를 내신 그린피스의 장마리 캠페이너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장마리>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이게 언제 어디를 가서 어떻게 조사한 거예요?


◆ 장마리> 그린피스는 매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부터 연례조사를 하고 있고요. 이번 발표된 보고서는 작년 10월부터 12월 동안 조사한 결과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우리 한국 그린피스가 가서 한 거예요?


◆ 장마리> 보통 후쿠시마 방사선 조사를 할 때는 전 세계의 사무소에서 일부 참여를 하고요. 특히 그린피스 안에는 방사선 방호전문가 그룹이라는 곳이 있어요. 후쿠시마 비롯해 체르노빌까지 모두 조사를 했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거기 일본인들도 있죠.


◆ 장마리> 저희 일본사무소, 한국사무소, 독일, 벨기에 여러 곳에서 참여했습니다.


◇ 정관용> 장마리 캠페이너도 직접 그 현장에 갔었어요?


◆ 장마리> 다녀왔습니다.


◇ 정관용> 보고서 제목이 보니까 <2020 후쿠시마 방사선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제목이 아예 이렇더라고요.


◆ 장마리> 네네.


◇ 정관용> 이런 제목이 이유가 뭡니까?


◆ 장마리> 사실 저희가 이번에 조사 갔을 때 작년에 태풍 하기비스라고 하죠. 엄청난 태풍이 도쿄랑 후쿠시마를 강타했었어요. 기상 상황 때문에 사실 저희 조사 계획에도 차질이 있기도 했을 정도였는데 사실 저희가 3년 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미 폭우나 홍수가 산림에 저장되어 있는 방사성 물질들을 강 하류로 이동시킨다. 분석 결과를 낸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그런 증거들을 저희가 직접 확인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게 이름하여 재오염입니까?


◆ 장마리> 맞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정부가 지금 대대적으로 제염작업을 진행한 곳에서도 저희가 해마다 방문할 때마다 기록적으로 방사선 선량률이 올라가 있는 것들을 확인하기 때문에 재오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겁니다.


◇ 정관용> 제염이라고 하는 것은 방사능을 제거하는 작업이잖아요.


◆ 장마리>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일본 정부가 어떤 특정 지역의 방사능을 제거했다고 주장을 해 왔는데, 그렇죠. 그런데 가서 측정해 보면 조금 방사능 수치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고 다시 올라가고 이런단 말입니까?


◆ 장마리> 그렇죠. 그리고 예를 들면 지금 이미 나미에지역, 나미에라는 마을은 피난지시를 해제해서 귀환민들이 일부 거주하고 있어요. 그런데 특히 그 마을의 유치원이나 학교. 예를 들면 방사선에 굉장히 성인보다 취약하기로 알려진 학교 아이들이 많이 머무는 곳인데 여기서도 연간 선량률이 국제기준보다 최대 13배 이상으로 발견이 되고 있거든요.


◇ 정관용> 13배.


◆ 장마리> 네. 그러니까 이거는 일본 정부가 시간당 0. 23μSv라는 수준으로 방사선량을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연간 기준의 10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오염이 아직도 진행이 되고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 말은 제염작업이 실패했다는 얘기네요?


◆ 장마리>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염은 실패했고 그다음에 그나마 산림 쪽에 그냥 축적돼서 사람들 사는 데 근처에는 없던 것이 태풍 같은 게 불면 사람들 사는 근처로 온다는 얘기입니까, 재오염은?


◆ 장마리> 맞습니다. 후쿠시마현이 70% 이상 산림으로 이루어졌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요. 사고 이후에 산림에 저장된 고준위 방사성 물질들은 산림 안에서 천천히 이동하면서 존재해요. 그게 어디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을 제염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를 저장고라고 저희가 표현을 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장마리> 그런데 생각해 보시면 큰 비나 바람이 불었을 때 그 안에 있는 물질이 이동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비가 많이 내리면 그 물을 타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나 아니면 전혀 방사선 오염이 없던 강 그리고 바다까지도 방사선 물질들이 이동을 하는 거죠.


◇ 정관용> 맞아요. 그러니까 그게 재오염이 된다 이 말이군요?


◆ 장마리> 그러니까 여전히 방사선 사고가 나도 자연은 자연의 일을 하기 마련이잖아요.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게 정상적인 자연활동인데 여기에 방사성 물질들이 포함이 되기 시작하니까 사람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자연현상과 함께 방사선 오염들이 확산이 되는 겁니다.


◇ 정관용> 그 방사성 물질이라고 하는 것은 한 번 자연 상태로 배출되면 안 없어집니까?


◆ 장마리> 반감기라는 것이 있지만 지금 세슘만 따져도 앞으로 22세기까지는 계속해서 방사능들이 방출이 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세슘이나 스트론튬같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 물질들은 원전사고가 나지 않았으면 나오지 않을 물질들이에요. 예컨대 방사선량률을 논의할 때 어떤 측면에서는 자연방사선이 해마다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사고 이후에 방사선에 노출이 돼도 이게 위험하지 않다. 일본 정부도 그렇고 원전산업계도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적으로 우리가 흡입을 해서 피폭이 되거나 할 수 있는 이런 위험한 물질들은 원래 원전사고 전에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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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정부가 한다고 하는 그 제염작업이라는 것도 방사성 물질을 반감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컨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흙이나 이런 걸 퍼담아서 그냥 탱크 같은 데 가둬놓고 이런 것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 장마리> 그런데 저번에 기억을 해 보시면 작년 태풍이, 하기비스 왔을 때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화제가 됐었던 게 그 폭우 때문에 제염봉투들이 막 강물로 떠다녀서 굉장히 화제가 됐었잖아요. 그러니까 제염작업 자체도 실패하고 있지만 제염작업 이후의 작업도 역시 관리선 밖에 있고 더군다나 저희가 작년에 J빌리지라고 이번 올림픽 성화 봉송이 출발하는 지역도 방문을 했었어요. 거기서 일본 정부의 방사선 오염 관리가 얼마나 실패하고 있고 부재한지를 알려주는 아주 사례가 있었는데. 저희가 J빌리지를 방문했을 때도 이미 여러 유소년 축구단이 있었고 수년 동안 제염작업을 통해서 모두 대중들에게 공공여가시설로 오픈이 된 곳이에요. 그런데 그곳에서 71μSv라는 굉장히 높은 준위의 방사선 선량을 확인했어요. 이것은 정말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이기 때문에 공공보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고 해서 저희가 보고서로 발표하기 이전에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에 서신을 보냈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요?


◆ 장마리> 일본 정부에서 서신을 통해 핫스팟(방사능 농도가 높은 지점)을 확인했고 그 이후에 방문해서 제염작업을 했는데 그 제염작업을 하는 중에도 새로운 핫스팟들을 발견했다고 직접 발표를 했었어요.


◇ 정관용> 일본 정부도.


◆ 장마리> 네. 그런데 그 이후에 저희가 그 발표가 났었던 그다음 날 다시 재방문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도 새로운 핫스팟을 발견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보여주는 시사점인데, 알려주는 시사점인데 이렇게 올림픽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에 직접 사용될 공공장소에서 핫스팟이 발견되는데도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 얘기는 재오염 위험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주기적으로 방사선 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라는 일례인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그 전 세계적인 행사를 과연 일본 정부가 치를 수 있는 어떤 역량이 되는 것인가 하는 부분에 정말 심각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인 거죠.


◇ 정관용> 관리를 일부러 안 하는 거 아니에요? 측정도 일부러 안 하는 거 아니에요, 일본 정부는?


◆ 장마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 정관용> 아닌 것 같아요.


◆ 장마리> 결과가 이야기해 주는 게 다른 거고.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그러니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일본 시민에게도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고 지금 저희가 지금 코로나 사태에서도 확인을 하듯이 이렇게 전염병이나 아니면 큰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는 거잖아요. 스스로 그 위험을 확인하고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인 것이죠. 그런데 지금 일본 방사선 오염 실태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정부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되는 정부가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게다가 그 방사선 오염수 바닥에 그냥 방출해버리려고 하는데 일본 국내에서도 그거 찬성하는 국민이 20%밖에 안 되는데도 하겠다는 겁니까, 지금?


◆ 장마리> 그렇습니다.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시민들도 이 오염수를 방출했을 때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일본에게 돌아 온다라는 걸 잘 인지하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제가 지난번에도 출연해서 여러 번 말씀드렸던 것처럼 오염수를 저장해야만 하는 이 환경이 일본 정부에게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이고요. 또한 아베 정부는 정치적인 부담까지도 고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증거들을 없애는 작업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국민들이 반대해도 막무가내로 증거 인멸하고 그다음에 현장 은폐하고 자료 조사도 안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본 정부한테 딱 한마디 따끔하게 하신다면?


◆ 장마리> 올림픽을 목적으로 해서 오염된 곳들의 피난 지시를 다 해제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돌아가서 살 수 없는 곳에 사람들을 강제로 몰아붙이고 있는 거죠. 우선은 이런 행태부터 중단해야 됩니다. 귀환을 강요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피난할 수밖에 없는 피난민들이 현재도 아직 4만 명 이상이 남아 있어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인데 이들에 대한 경제적인 어떤 지원도 모두 다 끊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가장 빨리 일본 정부가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즉 사지로 사람들을 그냥 내모는군요?


◆ 장마리> 그렇죠.


◇ 정관용> 9년이 지났습니다마는 하나도 해결되고 있는 게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장마리> 감사합니다.


◇ 정관용> 그린피스의 장마리 캠페이너였어요.


CBS 시사자키 제작진​

2020.03.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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