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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by노트폴리오 매거진

최근 발매한 곽재식 작가의 <한국 괴물 백과>의 북 커버 디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괴물 백과>는 작가가 11년 간 모은 한국의 괴물 자료를 700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편집한 책인데, 예상과는 다른 획기적인(?) 커버디자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괴물백과사전은 ‘괴물’이라는 다소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데다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샀다. 그런데 막상 공개된 북커버 디자인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사람에 따라 당혹감, 혹은 신선함을 줬다는 반응인 것이다.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SF 작가 곽재식이 ‘곽재식 속도’와 무관하게 11년간 채집한 한국의 괴물 282종

곽재식은 2007년부터 ‘게렉터(gerecter)’라는 필명으로 한국의 괴물을 채집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해왔다. 여기에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옛날을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써보기 위해 자료 조사차 시작한 일이었다. 사극이나 영화를 통해 알려진 모습이 아니라 진짜 옛날 사람들이 남긴 진짜 옛날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 바람이 있다면 자신 같은 창작자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것 정도였다. 그 사이에 그의 블로그는 그동안 민속학 연구자, 소설가, 게임 및 웹툰 시나리오 작가,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학생 등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면서 암암리에 ‘온라인 괴물 소굴’로 알려져왔다. 출처: <워크룸프레스>

논란이 가중된 것은 책의 디자인을 맡은 스튜디오의 그간 작업 때문이기도 하다. 표지 디자인을 담당한 <워크룸 프레스>는 ‘안그라픽스’에서 일하던 디자이너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로기존의 출판사와는 다른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 보이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워크룸 프레스>의 디자인이 논란이 된 것도 바로 이 ‘실험적인 디자인’덕분인데, 강렬한 색감의 표지와 레트로한 서체가 책의 내용과 맞지 않다 vs 그래서 신선하다는 상반된 반응을 이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90년대 출판했던 편집디자인 전공 서적과 그 이미지가 흡사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워크룸 프레스'의 다른 서적들

더 흥미로운 지점은 표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인데, 서체를 보고 “도무지 가독성이 떨어져서 못읽겠다”라거나 “강렬한 표지의 색감이 촌스럽다”, 내지는 “‘괴물’이라는 주제와 표지디자인이서로 관련 없어보인다.”라는 부정적인 평가와 “역시 워크룸이다!”, “귀엽다”, “눈에 띄는 디자인이라 흥미롭다”는 상반된 반응이 존재한다. 이는 마치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과도닮아있다. 또한 아무래도 같은 표지를 두고 보이는 독자들의 반응이 상반되다 보니 일반 대중(=소비자) vs 관련업계종사자 구도로 나뉘어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실제로 책을 구매하는 대다수 층은 대중들이므로 다소 예술적 측면에서 디자이너의 가치관을 실현시키기 보다 ‘무난했어야 한다’는 반응과 “이는 디자이너의 감각을 무시하는 발언이다”는 상방된 평가가 존재하다. 북커버를 담당한 디자이너가 아무런 의도 없이 해당 디자인을 선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디자이너의 함의를 고려하여 책을 보고 드는 직관적인 감상을 일일이 검열하며, 디자인에 종사하는 사람만이 북커버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냐는 의견도 있다.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워크룸 프레스'의 다른 서적들

이러한 논란을 보니, 책을 사랑하고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일개 독자로서 “그렇다면 북 커버 디자인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만약 책을 디자인을 하는데 일정한 규정이 있다면,어째서 그렇게 디자인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궁금하다. 논란이 된 해당 서적을 구매할지 말지는 미정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책이었던 것 만큼 홍보효과는 탁월했을 것 같다는 점이다. 디자이너가 이러한 효과까지 고려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흥미롭다.

논란의 북커버 디자인

제목 : 한국 괴물 백과
저자 : 곽재식
가격 : 22,000원
출간일 : 2018.12.31
출판사 : 워크룸프레스

글. 김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