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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아픔을 함께하는
‘민들레 마음'

by노트폴리오 매거진

흔히 '먹고 살기 힘들다'는 때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나눔을 함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몇 주 전,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눈에 띄는 부스를 하나 발견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에서 미술수업을 하고 있다는 '민들레 마음'은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그린 그림으로 굿즈를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선의의 메시지도 마음이 따듯해졌지만, 굿즈 뒷편에 적힌 원작자 어린이의 사연이야기는 굿즈를 구매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해당 부스의 상품들은 거의 대부분 sold out되었고, 아이들의 귀여운 그림 솜씨 역시 주목하기에 충분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셜 벤처 <민들레마음>

민들레마음(Mindle Maum)은 올해 3월부터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꿈틀꽃씨에서 매월 ‘상상나라 그림교실’을 열어 40여 명의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들과 그린 그림으로 만든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판매 수익금 3분의 2를 어린이직업체험교실 운영비로 지원하는 등 환아와 가족들의 삶의 질 개선에 환원하고 있다. 2019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아이들 그림으로 만든 귀여운 굿즈를 만나 보자. 출처: 민들레 마음 소개글

민들레마음 굿즈

사회적 시류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다양해지고 있다. 때문에 이전에는 획일화된 가족의 형태와 인생의 경로를 구성하고 따랐다면, 현대에는 각 구성원의 개성과 삶을 존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안에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들을 위한 연대나 모임구성 등의 움직임 역시 일어나고 있다. '민들레마음'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아이들과 부모를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수익금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2/3는 환아와 가족을 위해 기부한다. 수익금을 창출하는 도구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다.

콩이

파란색 키링

토토

봉구

꼬기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실물로 실현하는 일은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흔히 SNS에 떠도는 부모님들의 훈훈한 일화의 소재로도 그렇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soft toy for education'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를 다니지 못한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 역시 '민들레마음'처럼 아이들의 낙서를 실물인형으로 제작하여 저렴하게 판매하고, 이를 후원금으로 쓴다.


일명 <소프트 토이 포 에듀케이션(Soft toys for education)>이라 불리는 이 캠페인은 2003년부터 이케아와 유니셰프(UNICEF),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에서 주최한 프로젝트로, 인형 하나를 구입하면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에게 1달러씩 기부되는 캠페인이다. 해당 캠페인은 2003년부터 시행되었지만, 단지 교육용 교구가 팔리면 1달러가 기부되는 간단한 형식의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케아는 2015년부터 아이들의 낙서에서 영감을 받아, 아이들의 낙서로 장난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낙서는 전 세계에서 응모한 수 천 장의 아이들의 그림 중에서 10개가 선별되었다.

Soft toys for education

이케아와 민들레 마음의 공통점은 단순히 기업 스스로가 수익을 창출하여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수혜를 받는 객체가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주인공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들에게 동기와 희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아이들이 특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돕기보다는 함께 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그림교실 프로그램인 ‘상상나라 그림교실’을 진행해 환아가 그린 그림을 활용해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린이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디자인 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나도 할 수 있구나. 나도 가치 있는 존재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민들레마음 에어팟 케이스

놀랍게도 '민들레 마음'은 시립대 경영학과 재학생이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봉사를 하며 영감을 받아 이어진 사업이라고 한다. 그는 민들레 마음의 성장을 최대 3단계로 나누어 아이들이 제작한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녹아내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알리려는 준비를 하고있다. 그림은 보는 사람에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전할 뿐만이 아니라 그리는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가 처한 현실에 공감하고 손길을 건넬 수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는 '민들레 마음'의 이름처럼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에게 보다 알려져 긍정적인 기운을 모으길 기대해본다.

글. 김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