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공격 선봉 장제원 의원님, 사퇴하시겠습니까?

[이슈]by 오마이뉴스

부메랑... 국민들은 한국당에게 되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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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후보자, 도대체 조국 후보자의 말이 어떤 게 진실인지 알 수가 없어요. 사모펀드 의혹을 넘어서 동물의 왕국이라면서요. 본인의 가족은 맹수의 가족입니까?"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거 조 후보자의 소셜 미디어 글을 인용하며 조국 후보자의 가족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저녁 이후엔 검찰의 기소 여부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며, 지속적으로 이렇게 추궁하고 나섰다.


"장제원입니다. 저녁시간 동안 부인의 기소 임박이라는 거 아셨습니까? (중략) 기소가 된다면 (사퇴를) 고려해 보시겠습니까? 고민해 보시겠습니까?"


이날 한국당의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섰던 장 의원은 조 후보자의 '가족 공격' 선봉에 나섰던 장본인이었다. 조 후보자 딸의 봉사 활동 기록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이렇게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면 자기소개서는 거짓말이네요? 딸이 거짓말을 했네요? 아버지는 위선, 어머니는 청탁과 반칙의 제조기, 딸은 거짓말. 이 거짓 패밀리의 반칙과 위선을 정권이 총궐기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다? 진실은 거짓을 이깁니다, 후보자님."


가족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장제원 의원. 그랬던 그가 청문회가 끝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국민들 앞에 사과했다. 본인도 "참담한 심정"이라 토로했다. 바로 가족, 그것도 아들 문제였다.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장제원 의원에게 벌어진 일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입니다. 용준이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할 것 입니다."


7일 오후, 장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장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노엘)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이날 장씨는 '조국 청문회'가 끝난 직후인 7일 새벽 1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충돌했고,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가 이어지자, 장 의원은 물론 장씨 본인도 소속사 인디고뮤직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생 가슴에 죄책감을 가지고 반성하며 살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장씨의 사고 직후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해 사고를 낸 것이 장씨가 아니라 자신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또 장씨가 사고 상대방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라며 "1000만 원을 줄 테니까 합의하자"는 내용으로 합의를 종용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심지어 제3자의 등장을 두고 장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 사건에 개입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등장했다.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사건을 덮기 위한 피해자 회유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장제원 의원 아들의 피해자 회유 시도뿐만 아니라 장제원 의원이 직접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 및 무마시키려고 한 것은 아닌지, 사고 현장에 나타난 제 3자가 누구인지 경찰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장제원 의원 아들은 이전에도 미성년자 성매매 시도 의혹으로 방송프로그램에 하차한 바 있다. 당시 논란으로 장제원 의원은 대변인과 부산시당위원장직을 사퇴하였다. 이번 일이 경찰조사에 의해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한 사건무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8일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이 "장제원 의원 아들의 음주운전 사건무마 시도 의혹에 철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낸 논평 중 일부다. 정의당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논평을 내고 각각 "음주운전은 살인을 부를 수 있는 범죄", "음주운전은 범죄이고 살인의도"라고 꼬집었다. 특히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다.


"장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비난했던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 유무나 봉사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장 의원이 힐난했던 사항과는 죄값의 무게를 따질 수도 없는 일을 장 의원 아들이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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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어느 예술인이 열거한 한국당 청문회 스나이퍼들의 의혹들

13시간 동안 이어진 '조국 청문회'에서 집요하게, 살벌한 언어로 조 후보자의 가족을 몰아쳤던 사람이 어디 장 의원 하나뿐이었을까.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은 대동소이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강력한 의문이 생겼다. 조국은 과연 무슨 잘못을 했는가? 법무장관은 '초인'이 되어야 하는가?"


지난 3일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신대철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의문이다. 이후에도 그 의문이 풀리지 않았던 걸까. 인사청문회 당일 신대철은 여러 기사를 링크했다. 그 기사들은 아래와 같다.

- "창피해서 못 살겠다" 춘천시민, 김진태 추방 운동본부 결성 (2019년 2월 <한겨레신문>)

- 경찰, 장제원 "'정권의 사냥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발언 사과 촉구 (2018년 3월 <국제신문>)

- 'MS 논란' 이은재 과거 법인카드로 명품 구매 '예산 펑펑' (2016년 10월 <헤럴드경제>)

- 김도읍 의원,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김병화, 2012년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된 뒤 비리 불거져 자진 사퇴로 낙마 (2017년 6월 <진실의 길>)

- 정점식 후보 쪽 '기자매수' 의혹, 해당 기자가 녹음내용 공개 (2017년 4월 <한겨레신문>)

- 송희영 폭로 앞장선 '친박 돌격대' 김진태가 걸어온 길 (2016년 8월 <한겨레신문>)

- 선거법 위반 혐의 김진태 의원 "국민참여재판 받겠다" (2017년 2월 <연합뉴스>)

- '성폭력 허위주장' 주광덕 의원, 항소심서도 "3500만원 배상책임" (2019년 7월 <뉴스1>)

- 교문위 소속 이은재 새누리 의원, 대학교 이사 겸직…국회법 위반 (2016년 9월 <한겨레신문>)

- 장제원 가족운영 대학 '이해충돌' 논란 (2019년 1월 <중앙일보>)

- 장제원 의원 '아들 성매매 의혹'에 바른정당 대변인 사퇴 (2017년 2월 <한겨레신문>)

- 여상규 새누리당 후보, 증여세 탈루 의혹 (2012년 4월 <한겨레신문>)

청문회장에서 조 후보자에게 위선 운운하며 '죽비'를 내리치던 한국당 의원들은 이러한 과거의 논란에 대해 무어라 답할 것인가. 측근의 기자 매수부터 증여세 탈루, 허위사실 유포 등 제기된 의혹도 여러 가지다. 의혹만이 아니다. 법정에서 패소한 사례도 있다. 이 리스트는 조 후보자를 향해 날선 언어를 쏟아낸, 심지어 불법이 포함된 정보 등을 무기 삼아 추궁했던 한국당 의원들의 '자격'을 묻고 있다.

부메랑

"그런데 나는 괜찮다. 나의 선의는 믿어 달라. 공정이라는 가치가 뭐죠? 사람의 선의를 믿는 것보다는 시스템을 통해서 공정을 담보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 아니겠습니까? 자꾸만 조국 후보자는 자신의 주변이 전부 피의자에다가 지금 수사 사실상의 수사 대상자입니다. 그런데 나를 믿어 달라? 나의 선의는 믿어 달라?"


청문회장에서 장 의원이 조 후보자에게 쏟아 부은 말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자식 문제 앞에 "참담한 심정"이라는 장 의원의 '선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장 의원의 아들 문제를, 자식 교육을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본인 말대로, 성인은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공인의,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 공론장에 끌려 나오는 일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은 조 후보자를 향해 그토록 집요하게 가족과 딸의 문제를 걸고넘어지고 사퇴를 종용했던 장 의원에게 똑같은 기준을 들이댈 것이다. 단박에 논평을 통해 '사퇴'을 언급한 정의당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많은 국민들이 이렇게 묻고 있다. 자초한 일이다.


"장제원 의원님, 사퇴를 고려해 보실 겁니까?"


하성태 기자(woodyh@hanmail.net)

2019.09.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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