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소시오패스" 지상파 방송서 '폭발'한 표창원 의원

[이슈]by 오마이뉴스

[게릴라칼럼] 자유한국당은 왜 '삭발'과 '혐오발언'을 이어가는가

오마이뉴스

▲ 김영우 의원의 언사에 결국 폭발한 표창원 의원의 모습. 김 의원은 멋쩍게 웃고 있다. ⓒ KBS 사사건건

"(조국 장관에게) 온 국민이 분개하는 것에 대해서..." (김영우 의원)

"무슨 온 국민이에요, 온 국민을 어떻게 알아요, 당신이!" (표창원 의원)

결국 폭발했다. 한숨을 내쉬고, 고개도 숙여보며 불쾌감을 표시하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결국은 참지 못하고 발끈했다. 조국 장관을 향해 '사이코패스', '반인격적, 반사회적 성격장애'란 표현을 쓴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에 대한 항의였다.


18일 방송된 KBS1 <사사건건>의 대담 주제는 한국당의 '삭발 정국'이었다.

"그래서 이런 거 보면 조국 같은 경우에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 정말 가짜 뉴스의 공장장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는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의 정당성, 합법성이나 위법성을 생각하지 않는, 이게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입니다." (김영우 의원)

보다 못한 표 의원이 "용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모르신다면 말을 가려서 해 달라",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만 쓸 수 있는 용어"라며 반발했지만, 김영우 의원은 굽힐 줄 몰랐다. '소시오패스', '성격장애'와 같은 용어를 반복했고, 전반적으로 거친 표현을 앞세워 조 장관을 비난했다.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비난이었고, 장관이라는 호칭마저 생략하기 일쑤였다. 급기야 방송 후반부 표 의원은 이렇게 선언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그 모멸적이고 써선 안 될 표현을 사과하지 않으시면 다음 주부터는 김영우 의원과 함께 못 합니다. 그건 분명히 말씀드리고요." (표창원 의원)

공영방송 통한 혐오발언 전시, 시청자는 무슨 날벼락인가

그럼에도 김 의원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맞섰다. "타인에 대한 존중심을 좀 가져달라"던 표 의원은 과거 한센병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한국당 김현아 의원의 예를 들며 "정치에도 금도가 있고 사람 사는 세상"이라며 "인격 자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비하와 조롱, 또 특정한 집단에 대한 비하, 이런 용어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라고 호소했다. 김영우 의원이 쏟아낸 답은 이랬다.

"제가 그 말씀을 드린 이유는 우리 아마 표창원 의원님이 굉장히 전문가이실 거예요. 여러 가지 범죄와 관련된, 의학 용어이기도 합니다만 저도...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소시오패스라는 것은요. 목적의 정당함, 목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과 위선과…."

마치 한국당 전체에 번진 듯한 막말 바이러스가 본인들이 자처한 '삭발 정국'을 타고 극에 달한 형국이다. 그 누가 28분 여 동안 진행된 공영방송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김 의원에게 시종일관 원색적인 비난과 강도 높은 혐오의 언어를 배설할 자격을 허용했는가.


이날 김 의원은 사모펀드나 동양대 표창장 사건과 관련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의혹이나 언론보도 내용을 늘어놓았고, 표 의원의 반박이 이어지자 조 장관을 '소시오패스', '반인격적 성격장애'이라고 표현했다. 그 결과가 '프로파일러 출신' 표 의원의 폭발이었던 셈이다.


사회자인 김원장 기자는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어제 방송은 지나치게 과열됐다. MC로서 제지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표 의원은 방송을 쉬겠다고 하셨다. 설득해볼 생각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여당 의원인 표 의원의 분노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영방송의 정중한 대담을 기대했을 시청자들은 무슨 날벼락인가. 시종일관 거친 언사를 쏟아낸 김영우 의원의 대담 모습은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삭발 릴레이'를 필두로 극한의 '조국 반대'로 치닫는 한국당의 현재를 전 국민에게 생중계한 꼴이 됐다.


문제는 한국당과 한국당 의원들이 '조국 정국'을 틈타 의도가 빤히 보이는 언사로 국민들을 자극하고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단 사실이다. 18일 삭발 릴레이에 동참한 차명진 전 의원도 그 중 하나였다. 

소시오패스, 주사파, 기생충, 정신병, 한국당의 도넘은 막말

오마이뉴스

이야기 나누는 차명진-김문수 ▲ 차명진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26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및 특검 실시 촉구 농성돌입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그래도 제군들은 이거 하나만은 꼭 기억하길! 내가 왜 그들이 기생충인 걸 빨리 알아챘을까? 나는 원래 빨갱이 출신이다. 그래서 빨갱이가 본디 기생충 속성이라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 빨갱이들은 자기들 속을 환히 들여다보는 날 아주 싫어한다. 그러니까 날 이용만 하려 하지 말고 빨갱이들이 공격할 때 방어 좀 해주소, 우파 나리들이시여!"

차 전 의원이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조국 장관 가족과 문재인 정부를 빨갱이로 규정한 한 차 전 의원은 전날 삭발에 동참하며 "주사파 문재인 정권"이라 규정하며 "문재인 적주사파를 몰아낼 때까지 누가 먼저고 누가 순혈인가를 따지며 편 가르지 않겠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도 차 전 의원은 <기생충>의 한 장면에 조국 장관의 얼굴을 합성한 동영상을 게재한 뒤 "조국 패밀리의 문서 위조 영상, 이거 내가 열흘 전에 김문수tv에서 공개하고 페북에도 올렸다"며 "근데 열흘이나 지난 지금 언론들이 새삼 자기들이 발견한 특종이라고 난리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8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 검찰이 기소한 '동양대 표창장' 의혹을 두고 이력서를 위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비교한 것을 염두에 둔 주장이었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 역시 이 의혹을 영화 <기생충>에 빗댔고, 바른미래당 역시 논평을 통해 "가족의 집단적 일탈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직을 차지한 조국 일가야말로 <기생충> 가족"이라고 주장했다.


소시오패스, 주사파, 기생충 등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걸리는 대로 '조국 반대'에 끌어다 쓰는 것이다. '정신 장애 혐오'도 계속됐다. 삭발 당일(16일)과 다음날(17일) 연이틀 "제가 의사인데 조국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다", "정신상태에 이상이 있는데 기가 막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정신병'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한국당의 '정신병' 발언은 또 나왔다. 심지어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석상에서였다.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회의 자리에서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인 신상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정신감정 받으시라"고 주장해 논란을 자처했다. 박인숙 의원의 사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이렇게 혐오발언을 앞세운 한국당과 개별 구성원들의 폭주, 과연 멈출 수 있을까.

한국당의 민생 내팽개친 '자기 정치', 심판이 절실하다

오마이뉴스

삭발한 의원들 격려하는 나경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본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한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송석준, 장석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 남소연

한국당이 '삭발'이라는 약자와 억압받는 이들의 최후의 수단까지 끌어다 쓴 데 대해 분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애초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삭발부터 '정치쇼'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19일까지 전현직 의원 13명이 동참 중이다. 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선 삭발을 이어갈 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우선 지지층이 결집 중이다. 19일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9월 3주차 여론조사(16~18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32.1%를 기록했다. 3주째 상승세로, 전주 대비 2%p 올랐다. 황 대표가 삭발한 당일인 16일 하루 지지율은 36.1%로, 한국당 창당 이래 최고였다. '삭발 효과'란 기사 제목도 여럿이었다.


둘째, '조국 수사'에 대한 검찰 압박이다. 이에 대해서는 1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분석을 참고할 만하다.

"야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여당이나 또는 조국 장관으로 대표되는 법무부가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미친다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저희들이 수사 상황을 알 수도 없고요. 알지도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영향력 행사한다 이거는 정말 어불성설이거든요. 그런데 야당이 어떻게 보면 저렇게 극단적으로 나오는 것은 검찰을 향한 메시지가 아닐까. 검찰에게 어떤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좀 있습니다."

셋째, 총선용 '공천쇼'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황 대표의 갑작스런 삭발 결정을 두고 정기 국회를 앞둔 '자기 정치'의 일환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고, '삭발 릴레이'에 동참한 전·현직 의원들의 면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조국 반대'도, '삭발 릴레이'도 결국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한국당의 '자기 정치'의 일환일 뿐이다. 또 검찰 개혁으로 대변되는 문재인 정부의 '기득권 힘빼기'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라 할 수 있다. '소시오패스'와 같은 막말과 혐오 발언은 이러한 한국당 구성원들의 총선 패배와 검찰 개혁에 대한 강력한 공포감을 반증하는 제스처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사 내 리얼미터의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7명을 대상(응답률 6.1%)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ㆍ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ㆍ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성태 기자(woodyh@hanmail.net)​

2019.09.20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