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의 귀환이 반갑다

[컬처]by 오마이뉴스

김형준(태사자)-이수영, '생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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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언니네 쌀롱>에 출연한 태사자 멤버 김형준-박준석. ⓒ MBC

오랫동안 헤어져 지내던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의 반가움은, 그 사람과 그 사람이 머물렀던 지난 시간까지 한꺼번에 되돌려받는 덕에,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그런 반가운 얼굴들이 유독 우리 곁으로 많이 돌아온 것 같다. 그 중심엔 JTBC <슈가맨3>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29일 첫 회를 방송한 <슈가맨3>는 태사자를 첫 번째 슈가맨으로 소환해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 2회차 방송에선 양준일을 소환해 그야말로 대한민국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리고, 가장 최근 방송에선 가수 이수영을 등장시켜 역시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지금까지 <슈가맨>의 여러 시즌을 통해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가수들은 많았지만, 유독 시즌3에 나타난 이들의 귀환이 반가운 것은 과거 이들의 인기가 대단해서만은 아니다.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짝만 보여주고 다시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꾸준한 방송활동으로 수 십 년 만에 연예계 활동을 재개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들의 귀환이 더욱 반가운 것이다.


시대를 앞서갔던 양준일이, 한 시대가 훌쩍 지난 후에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모습은, 그걸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사실 양준일의 사례는 특별하기에 그 하나로 끝일 줄 알았는데, 태사자 김형준의 꾸준한 방송활동, 그리고 이수영의 11년만의 신곡 발매 소식을 들으면서 '일회성 이슈'로 그치지 않는 그들의 활동재개가 연예계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업에 열심인 태사자 김형준, 그의 소탈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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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김형준 ⓒ MBC

지난주 MBC <나 혼자 산다>에는 김형준이 출연했는데, 무척 신선했다. 보통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하루'는 일을 하지 않을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혹은 어떻게 자기계발을 하는지가 주였다면, 김형준의 '하루'는 택배기사라는 본인의 실제 '생업'의 현장으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신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때 아이돌 가수로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가 한 명의 생활인으로서 땀흘려가며 일하고 그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느끼면서 소박하게 사는 모습은, 주어진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야하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교훈마저 전해주었다.


김형준은 택배기사 아르바이트를 자부심을 갖고 임하며 이렇듯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실을 <슈가맨3>을 통해 드러낸면서 이후 <나혼자산다>뿐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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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새 예능 <지구방위대> 방송화면 ⓒ MBN

지난 2월에는 MBC 예능 <언니네 쌀롱>에 같은 팀 멤버 박준석과 함께 출연해 토크를 하는가 하면, MBN 예능프로그램 <지구방위대>에도 출연해 헌 옷 수거 업체에서의 야무지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며, 택배기사였던 경험을 살려 운전과 주차는 물론 의류 브랜드 감별까지 척척 해냈다. 이는 그가 과거 쇼핑몰을 운영했던 경험에서 나온 능력이라고 하니, 태사자 이후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 그의 행보가 예상치 않은 때와 장소에서 빛을 발하는 셈이었다.

여왕의 귀환, 이수영의 신보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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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슈가맨3>에 출연한 가수 이수영 ⓒ JTBC

이수영의 <슈가맨3> 소환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듯 싶어 역시나 반갑다. 이수영은 그간 활동이 뜸했던 이유에 대해 "9집 앨범 발매 후 결혼을 하고 바로 아이가 생겼다"며 "어느덧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엄마가 됐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슈가맨들과 달리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활동을 해왔지만, 많은 팬이 '발라드의 여왕'으로서의 귀환을 기다려왔던 만큼 반가운 게스트가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이날, 2000년대 '예능 천재'였던 걸 인증이라도 하듯 연변 사투리부터 재치 넘치는 입담까지 선보이며 스튜디오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가 전해온 특히나 반가운 소식은, 작년부터 준비해온 데뷔 21주년 기념 새 싱글 '날 찾아'를 3일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수영은 "이제 10집 앨범을 내보려고 한다"고 털어놓으며 컴백을 예고하기도 했다. '가수 이수영'의 귀환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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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수영이 데뷔 21주년 기념 새 싱글앨범을 발매한다. ⓒ 뉴에라프로젝트

'라라라', 'Grace(그레이스)', '덩그러니' 등 그의 많은 히트곡을 지난 노래로써 추억에 담아두는 것에 만족했다면, 이제 그의 활동재개로 현재 진행형 이수영표 발라드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더없이 기쁜 소식일 듯하다.


양준일, 김형준, 이수영에 이어 또 어떤 스타들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누가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세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생활인'으로서 부지런하고 자긍심 있게 살아왔다는 공통점을 이어가는 다음 타자였으면 더욱 좋겠다.


손화신 기자(son716@ohmynews.com)

2020.03.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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