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대 아파트 vs 9평 원룸, 똑같은 월세 50만원인 두 곳은 어디?

[자동차]by 피클코

나혼자산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웹툰 작가 기안 84의 훈남 아티스트 친구, 김충재 씨가 집을 구하는 장면이 방송되었습니다. 그는 '어느 정도 금액을 예상하냐'는 공인중개사의 질문에 "60만 원 같은 50만 원 월세"를 찾는다고 답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는데요.

다방

한 달에 50만 원이라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원하는 조건을 갖춘 집을 구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로 보였습니다. 공간은 충분하지만 빛이 들어오지 않거나, 뷰는 좋지만 단열이 잘되지 않고 화장실이 집 밖에 있는 등 몇 가지 단점들은 감수해야 했죠. 대체 서울 집세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요? 서울과 수도권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같은 금액으로 조금 더 살 만한 집을 구할 수 있는 걸까요?

서울의 살인적인 월세

머니투데이

부동산 플랫폼 업체인 '다방'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33㎡ 이하)의 평균 집세는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54만 원이라고 합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멀더라도 통학을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줄어든 원룸에 대한 수요가 반영된 것이 이 정도 금액이죠.

대학가 원룸을 벗어나, 강남 지역에 직장을 둔 1인 가구 직장인들이 거주를 희망하는 서초구, 강남구로 시선을 돌리면 평균 월세는 훌쩍 뛰어오릅니다. 서초구의 33㎡ 이하 원룸은 68만 원, 같은 면적의 강남구 원룸은 평균 59만 원의 월세를 기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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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지방 도시들의 월세는 훨씬 저렴합니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광역시에서도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5~40만 원 선의 원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지하철역 접근성, 내부 시설 등은 오히려 서울의 원룸보다 훌륭한 곳도 많았습니다.

서울 원룸 월세면 지방에서는?

전 세계 어딜 가나 수도의 집세는 지방에 비해 비싸니, 이 정도 같은 조건의 원룸에서 이 정도의 월세 차이는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그럼 비교 대상을 가격에서 주거 환경 자체로 바꾸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서울에서 33㎡ 이하의 원룸에 거주할 수 있는 돈을 가지고 지방 도시로 이동한다면 우리는 과연 몇 평짜리 집에 살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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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하고 있는 한 브랜드 아파트의 임대료는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으로, 서울 대학가 원룸의 평균 집세에도 못 미칩니다. 공급 면적 110㎡에 전용면적 84㎡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훨씬 넓은 데다 거실 하나에 침실 세 개, 발코니까지 곳곳에 딸려 있어 공간 활용도도 훨씬 높죠. 물론 대구, 광주 등 규모가 큰 도시들로 갈수록 같은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의 면적은 60~70㎡ 선으로 줄어들지만, 이 역시 서울의 두 배 면적에 해당합니다.

매매는 어떨까?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주택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중형(전용 면적 62.8~95,9㎡)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6억 9,798만 원입니다. 위에 예로 든 안동시의 중형 브랜드 아파트의 최근 매매 실거래가는 2억 2,900만 원으로, 서울 중형 아파트 매매가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같은 면적의 같은 브랜드 아파트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4배 수준으로 더욱 크게 벌어집니다.

연합뉴스

반면 안동의 브랜드 아파트 매매가로 구입할 수 있는 서울의 집은 원룸 형태의 아파트나 오피스텔, 서울 외곽의 빌라로 줄어드는데요. 월세든 매매든, 서울 원룸 가격=지방 소도시 아파트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맞겠네요.

어디에 사는 게 이득일까?

뉴시스

같은 집세를 가지고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의 질이 이렇게 다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의 1/5이 서울에서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가장 큰 이유로는 서울에 양질의 일자리가 몰려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겁니다. 대기업 본사 등 대규모 고용이 가능한 기업들은 거의 서울 혹은 수도권에 자리를 잡고 있죠. 지방 도시에서 아직 수요가 없는 신종 사업 등을 벌이기에도 서울이 용이합니다. 일자리가 많다는 점이 사람을 불러들이고, 사람이 많기에 시작될 수 있는 일들도 많은 것이죠.

instagram@hyemin_joo

교통, 교육, 문화적 인프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한국은 특히 모든 자원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편인데요. 공연이나 전시 등 각종 '재미있는 일'을 경험하려면 차비와 시간을 들여 상경하는 수밖에 없죠. 건강·생명과 직결되는 병원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 예로, 한국에서 아이를 낳다가 숨지는 산모는 출생아 10만 명당 11.5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을 5명 정도 웃도는 수준인데요. 이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서울의 출생아 10만 명당 산모 사망 건수는 3.2명인데 비해 제주와 경북은 각각 16.7명과 16.2명을 기록했죠. 강원도의 산모 사망률은 무려 32명으로 서울의 10배에 달합니다. 지방 소재 산부인과도, 산부인과 전문의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이죠.

다우미디어센터

반면 서울에는 높은 연봉의 일자리가 많은 만큼 생활비가 많이 듭니다. 게다가 문화적 인프라가 많다는 말은 곧 '돈 쓸 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모든 것을 금전적 가치로만 환산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방 소도시에서 성장한 사람은 서울에 나가 보다 자유롭게 살며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의 가치를 20만 원 정도 추가로 들어가는 월세보다 더 높게 평가할 수도 있겠죠.

뉴스토마토

최근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17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의 균형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세와 중앙정부 사업의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등 교육 인프라를 지방에 확충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다방

각 지방 소재의·약학계열 대학,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선발 비율도 높여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탈집중을 위한 정부의 이런 노력이 서울과 지방의 집값에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앞으로 5년 후의 상황이 궁금해지네요.

2019.03.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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