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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팀장급 전원에게 18억원
스톡옵션으로 애사심 높인 그 회사

by피클

출처-포항뉴스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살 집과 자동차를 마련해주거나, 다른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바로 높은 연봉일 겁니다. 경쟁업체, 혹은 해당 인재가 본래 몸담고 있던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액을 제시한다면 단번에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출처-머니투데이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스타트업 은 당장에 현금을 건네는 대신 가까운 미래에 크게 상승할 회사의 가치를 인재영입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겁니다. 장래 회사가 성장해 주가가 상승하면, 주가가 오르기 전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직원은 그 차익만큼의 이익을 보게 되죠. 최근 한 기업이 팀장급 전원에게 18억 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어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최초의 바이오 시밀러 업체

출처-셀트리온

오늘의 주인공 셀트리온은 2002년 단 2명의 인력으로 설립됩니다. 창립자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삼성전자와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친 뒤, 김우중 회장의 눈에 띄어 대우 그룹으로 한 번 더 자리를 옮기지만 IMF의 여파로 1999년 실직하고 마는데요. 이후 다국적 제약회사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공략하고자, 투자를 받아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비즈니스모델로 하는 '셀트리온'을 창업합니다.

출처-기호일보

'바이오산업이 유망하다'는 판단하에 바이오 벤처를 차리기로 결심하지만 산업공학과 출신의 서정진 회장은 생물학이나 의약품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죠. 그는 관련 지식을 쌓고 업계 동향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 1년간 40여 개국을 다니며 유명 바이오 연구자들을 인터뷰했다고 합니다.

2012년부터 승승장구

출처-조선일보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로 처음 승부를 본 것은 창업으로부터 10년이 흐른 2012년 6월 7일의 일입니다. 존슨앤드존슨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와 셀트리온의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의 효능이 동등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죠. 물질 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 연구 기간 7년, 개발 비용 2천억 원을 투자한 결과입니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 매일경제

이후 램시마의 미국판매가 허용되고 트룩시마, 허쥬마 등의 다른 의약품도 세계 각지에서 팔리기 시작하면서 셀트리온의 가치는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2009년 11월 12,867원에 불과했던 셀트리온 주식은 2018년 3월 9일 385,122원까지 올라가죠. 지난 3월 5일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서정진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한국인 2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1인당 18억 5천만 원 가치의 스톡옵션

출처-조선비즈

3월 26일, 셀트리온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총 49명의 신규 팀장과 본부장에게 47 만 735주를 부여하기로 결정합니다. 한 사람당 평균 9607주를 받게 되는 셈이죠. 이를 기준가격인 26일 종가(19만 2,500원)에 곱하면 한 사람당 약 18억 4935억 원어치의 주식을 살 권리가 해당 팀장·본부장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모두 한꺼번에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셀트리온은 스톡옵션 부여일로부터 3년 이후부터 매년 20%씩 행사할 수 있도록 정했다네요.

동종업계에서 독보적인 혜택

출처-동아일보

이 소식에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가총액 21조 6,690억 원으로 셀트리온(시가총액 22조 8,340억 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 설립 이후 한 번도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적이 없습니다. 줄기세포 업체인 메디포스트, 보툴리눔 톡신 생산 업체인 메디톡스 등도 스톡옵션 제도가 없거나, 있더라도 셀트리온에 비하면 그 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죠.

소액주주들은 울상

출처-매일경제

그런데 정작 셀트리온의 기존 주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50만 주에 가까운 주식이 스톡옵션으로 풀리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게다가 셀트리온이 이렇게 대규모로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6년에는 27 만 2,999주, 2017년에는 46 만 201주, 작년에는 48 만 2,509주를 각각 31명, 48명, 37명에게 부여했죠.

출처-네이버 금융 / 중앙일보

점차 경쟁이 치열해져 레드오션화 되어가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2018년 3월 이후로 꾸준히 하락해 현재 이미 18000 원대까지 떨어져 있는 셀트리온의 주가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네요.

출처-조선비즈 / 뉴스H

주주들의 불만에 대해 서정진 회장은 "회사의 미래를 짊어질 고급인력인 만큼 최대한 보상은 불가피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는데요. 기우성 부회장 역시 "이들이 20억 원의 스톡옵션을 받더라도 200억 원, 2000억 원의 가치를 낼 수 있다면 회사로서는 이익"이라는 뜻을 밝힙니다. 이어 매해 늘어나는 스톡옵션에 불안해하는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해 자사주 소각(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주주이익을 꾀하기 위해 회사가 자사의 주식을 취득·소각하는 기법)을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