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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진짜 망한줄 알았다" 소리 듣지만 알고보면 국내 1위라는 브랜드

by피클코

가성비 좋은 뱅뱅, 잠뱅이 청바지

꾸준한 소재·디자인 개발로 롱런

일제 불매운동으로 매출에 긍정적 영향

한국경제, hypebeast

여러분이 가장 선호하는 청바지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리바이스, 캘빈 클라인 등 청바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랜드부터 비싼 가격에도 한동안 큰 사랑을 받았던 세븐진, 허드슨, 트루릴리전 등 프리미엄 진 브랜드, 최근에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체 제작하는 일명 '마약 청바지'들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죠. 그런데 최근, 추억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국산 청바지 브랜드들이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어떤 브랜드가 한국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롱런하는 그들만의 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청바지의 대명사, 뱅뱅과 잠뱅이

패션인사이트

'한국의 청바지 브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뱅뱅'일 겁니다. 1961년 동대문 평화시장의 '제일 피복'을 모태로 하는 뱅뱅은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청바지나 면바지에 물감을 들인 가짜 청바지만 넘쳐나던 시절에 제대로 된 청바지를 생산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죠. 83년 서울 강남에 사옥을 올린 제일 피복공업은 86년 뱅뱅을 별도의 회사로 독립시킵니다.

1985년 상표 등록 이후 93년 이대 앞에 단독 매장 1호점을 오픈한 '잠뱅이'도 한국 청바지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입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전지현, 원빈, 장혁 등 당대의 청춘스타들을 기용한 감성적인 광고로 청소년, 대학생들의 사랑을 받았죠.

IMF, 수입 청바지 인기로 시련도

조선일보

높은 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누리던 두 브랜드에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습니다. 리바이스, 캘빈 클라인, 게스 같은 고가의 수입 청바지를 선호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난 데다, 97년에는 IMF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거의 모든 의류 브랜드가 타격을 입었죠. 뱅뱅은 이 시기에 여성복 사업을 포기했고, 300개 남짓의 대리점도 100개로 줄여야 했습니다.

동아일보, HOME & SHOPPING

이후 2000년대 초중반에는 오히려 프리미엄 진 열풍이 불면서 한 벌에 30~40만 원을 호가하는 트루릴리전, 허드슨, 세븐진 등이 유행합니다. 화려함이 덜 했던 뱅뱅과 잠뱅이를 비롯, 한국 청바지 브랜드들에 주목하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었죠. 이 시절을 거쳐온 몇몇 사람들은 뱅뱅과 잠뱅이를 "어릴 때 입었던 추억의 브랜드"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추억의 브랜드' 아닌 현재 진행형 1위 브랜드

HOME & SHOPPING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저렴한 SPA 브랜드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뛰어난 가성비가 장점이었던 국산 브랜드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뱅뱅과 잠뱅이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죠. 뱅뱅은 다른 SPA 브랜드들처럼 매장을 넓히고 제품군을 확대하며 변모를 꾀합니다. 또한 다리가 짧고 허벅지가 굵은 한국 사람 체형에 맞는 디자인의 청바지들을 내놓죠. 홈쇼핑 채널에서 청바지 3 벌을 6만 9900 원에 판매하는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가성비도 더욱 높입니다.

제니스글로벌뉴스, 한국경제

잠뱅이는 소재 개발에 집중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쿨맥스 데님을, 겨울에는 답답하지 않게 잘 늘어나는 기모 데님을 선보이죠. 처음에는 전체 상품의 20% 정도로 시작한 쿨맥스 데님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2017년 80% 비율로 늘어났죠.

한국경제

이처럼 품질과 가격에 꾸준히 신경을 쓴 결과, 뱅뱅과 잠뱅이의 매출은 고공행진을 이어갑니다. 뱅뱅의 2016년 매출은 1146억 원에 달합니다. 2017년에는 1001억 원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3억 원에서 68억 원으로 오히려 늘어났죠. 부침이 있었다지만 창립 이후 꾸준히 300억 원대 매출을 이어온 잠뱅이 역시 2016년 355억 원의 매출을 이루었고, 2017년에는 520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합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국산 청바지 불티나게 팔려

최근에는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이 국산 청바지 브랜드의 선전에 힘을 보탭니다. 불매운동의 1순위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제품 대신 국산 청바지를 사 입기 시작한 것이죠. 지난달 잠뱅이가 선보인 가을·겨울 컬렉션은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기획 상품 역시 두 배 이상 판매되었다고 하는데요.

국제섬유신문

역시 국산 브랜드인 FRJ도 호조를 띠고 있습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한 이후 8월 23 일까지 FRJ의 데님 팬츠 판매율은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죠. FRJ는 사이즈 코리아의 '한국인 인체 표준 정보'를 토대로 디자인한 'K 핏 데님'을 적극 홍보하며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데요. 질 좋고 저렴한 데다, 한국 사람 체형에 잘 맞는 국산 청바지 브랜드들의 선전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조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