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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정새롬의 차이나투데이

“핑크 경제가 열린다”,
중국 LGBT 시장이 잭팟인 5가지 이유

by플래텀

작년 말 애플의 팀 쿡은 커밍아웃을 했고,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같은 달 서울 광장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에서는 수천 명의 반대 세력이 성난 목소리를 냈지만, 11월에는 자신을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한 여학우가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것이 미담이 되어 미디어를 도배했다. 지난 1년 동안 LGBT(게이·레즈비언·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적소수자) 집단을 바라보는 매체와 대중의 태도가 이전과는 참 많이도 바뀌었다.


중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중국은 지난 1997년 동성애 불법 규정을 공식적으로 폐지했지만, 유교 사상·한 자녀 정책, 공산주의의 영향으로 여전히 성적 소수자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확연한 온도 차가 보인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핑크 머니(pink money)를 겨냥하는 시도와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LGBT 시장의 5가지 성장 징후를 소개한다.

“핑크 경제가 열린다”, 중국 LGB

1. 세계 최대 규모 동성 데이팅앱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나왔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동성 데이팅앱은 놀랍게도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의 블루드(Blued)는 지난 11월 기준 활성 사용자 수 300만 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대표 동성 데이팅앱 그라인드(Grindr)는 200만 명을 기록했다.


블루드는 2012년 유명 남성 동성애자 토론 포럼인 단란(Danlan.org)에서 확장된 앱으로, 전직 경찰이었던 마 바올리(Ma Baoli)가 설립했다. 2013년 설립된 유사앱 장크(Zank)가 뒤를 쫓고 있지만 아직까지 블루드의 기세가 압도적이다.


현재까지 블루드가 공식 발표한 누적 투자액은 3,160만 달러(한화 약 365억 원)다. 미국의 유수 투자사인 그레이락파트너스가 투자를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블루드는 5천만에서 1억 달러 규모의 3번째 투자를 마무리했다.


내년을 기점으로 블루드는 게임 등 유료 모델을 개발하고, IPO를 목표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블루드의 마 바올리 대표는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5년 내에 블루드를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블루드를 단순 앱이 아닌 LGBT 커뮤니티를 위한 종합 포털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 중국의 LGBT 인구수는 영국 전체 인구수를 넘어선다

비영리 네트워크인 워크포LGBT(WorkForLGBT)는 중국 내 LGBT 인구가 7천만 명을 넘어선다고 발표했다. 무려 영국의 전체 인구수를 초월하는 수준이다.


중국 인구의 5%가량이 LGBT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로 아직까지 커밍아웃한 성적 소수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LGBT 지인이 있냐’는 질문에 미국·유럽에서는 80%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중국에서는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핑크 경제가 열린다”, 중국 LGB

2015 1월, 6월의 남성 동성애 데이팅 앱 다운로드 현황 비교 (자료 출처 : coolchuan)

3. 중국 LGBT 집단은 이성애자보다 돈을 5배 더 많이 번다

워크포LGBT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LGBT 인구의 평균 월급은 1만298위안(한화 184만 원)이다. 이는 중국 전체 평균 월급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수입 수준이 높은 만큼 매년 LGBT 집단의 소비력은 평균 이상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진 고객 집단이며,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자신을 위한 소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LGBT 커뮤니티의 시장 잠재력을 검토하고자 ‘핑크 마켓 컨퍼런스’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민 혹은 해외여행도 잦은 편이다. 동성 간 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중국이기 때문에, 이들은 결혼식을 위해 해외로 장기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해외에서 대리모를 찾기 위해 출국하기도 한다. 주 여행지로는 미국, 홍콩 등이 꼽혔다.

4.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의 대기업도 LGBT 커뮤니티를 겨냥하는 마케팅에 나섰다

이제 중국에서 LGBT 커뮤니티는 더 이상 음지에 밀쳐져 있지 않다. 양적, 질적으로 향후 유망 시장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되는 LGBT 커뮤니티를 의식한 중국의 대기업들도 관련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지난 2월 블루드와 파트너쉽을 맺고 총 일곱 쌍의 동성 커플 결혼식을 지원했다. 결혼식부터 해외여행에 이르는 전 비용을 부담했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중국 내 공식적으로 LGBT 집단에 대한 지지를 밝힌 첫 기업이 되었다. 알리바바는 미국의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지난 6월 자사 웨이보를 통해 동성애를 응원하는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다.


샤오미 역시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자사의 일곱 빛깔 보조 충전기 이미지를 업데이트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메이주(Meizu)는 자사의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일에 맞춰 ‘make love not war’라는 텍스트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송했다.

5. 여성 동성 데이팅 앱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여성 동성애자의 경우 사회와의 단절은 더 심각하다. 중국의 전체 여성 동성애자 중 단 6%만이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온전하게 밝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엘(The L)과 같은 여성 전문 동성애 데이트 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시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쿨추안(Coolchuan)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과 6월을 비교했을 때, 레즈비언 앱의 월별 성장 속도가 약 6배가량 증가했다.


현재 더엘(The L), 레즈파크(LesPark), 레즈두(LesDO) 등의 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블루드와 장크가 뚜렷한 대립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게이 앱 시장과 다르게, 레즈비언 앱 시장에서는 아직 확실한 우위를 차지한 승자가 없다. 아직까지 레즈비언 앱은 자사 고객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핑크 경제가 열린다”, 중국 LGB

2015 1월, 6월의 여성 동성애 데이팅 앱 다운로드 현황 비교 (자료 출처 :coolchuan)

정새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