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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중국의한국인

글로벌 탑 호텔 총지배인을 꿈꾸는 남자

by플래텀

외국에서 커리어를 쌓는다는 것,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창업을 한다는 건 여러면에서 문턱이 높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문화적인 차이, 업무적인 눈높이를 맞춰가는 과정도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갖춰진 국내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한국인으로 창업 혹은 취업으로 도전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2019년 연중 기획으로 중국에서 성과를 내는 한국인들을 만난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주수환 선전 랭햄호텔 세일즈 지배인이다. 주 지배인은 스위스 명문 호텔학교 레로쉬를 졸업한 뒤 광둥성 선전서 호텔리어로 첫 발을 디뎠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 명함을 받으면 날짜, 회사, 직함을 비롯해 선호하는 취향을 꼼꼼히 적어 DB화 한다. 그렇게 모은 고객정보만 1500명. 아울러 그는 자발적 야근이 잦다. 언제 올지 모르는 고객을 마중하기 위함이고 ‘업무가 아니라 기본 예의’라 설명한다. 주 세일즈 지배인을 광둥성 선전 랭햄 호텔서 만났다.

글로벌 탑 호텔 총지배인을 꿈꾸는 남

주수환 선전 랭햄호텔 세일즈 지배인(29)

스위스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했다. 한국에도 좋은 학교가 있는데.

 

어릴 때부터 호텔경영에 관심이 많아 관련 대학으로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 생각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거였는데, 부모님의 권유로 스위스 호텔학교 ‘레로쉬(Les Roches)’에 입학했다. 글로벌 호텔리어가 되려면 그게 낫다고 봤다. 랭귀지스쿨 다 합쳐도 한국 학생이 50명 정도 밖에 없던 시절이다. 레로쉬가 좋은 건 대학 4년 중 6개월씩 세 번, 1년 6개월을 실제 호텔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정식 커리큘럼이 있다는 것이다. 호텔경영이 실무에 있다는 걸 배운 기간이었다. 1학년 과정을 마치자 마자 타이 푸켓에 있는 메리어트 리조트에서 첫 인턴을 했고, 그 다음이 2학년 이후 일본 도쿄의 페닌슐라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한국의 호스피탈리티를 경험하기 위해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졸업을 할 때 1년 6개월의 경험이 쌓여있였고 졸업 후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스위스에 있는 다른 호텔학교도 레로쉬와 같은 인턴 커리큘럼이 있나.

 

여타 학교도 레로쉬와 같은 커리큘럼이 있다. 보통 6개월씩 두 번한다. 레로쉬도 내가 있을 때는 세 번이었지만, 지금은 두 번으로 바뀐것으로 안다.

 

정식 호텔리어 첫 발을 중국 선전에서 내뎠다. 왜 여기로 왔나.

 

한국에선 경력과 지위가 받쳐주지 않으면 능력을 발휘하는게 제약적이다. 몇년차에 무엇을 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해외로 나가기로 했고 중국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은 인구도 많지만 기회가 많다. 성과를 내면 나이와 상관없이 기회가 많이 부여된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능력이 우선인 것이다. 그래서 첫 직장을 선전 쉐라톤 호텔에서 시작했다. 2년 9개월 전 이야기다. 사실 나도 졸업 때까진 중국을 잘 알지 못 했다. 기회가 되어 중국에 먼저 온 선배와 동기를 만났고, 그들의 입을 통해 선전을 처음 접했다. 기회의 땅이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고 하더라. 그후 중국과 선전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봤다. 도시를 호텔업으로 접근해보니 당시 베이징과 상하이는 이미 포화된 상황이었다. 반면에 혁신도시로 지정되어 발전 중인 선전은 럭셔리 호텔이 계속 생김에도 객실부족 현상이 있었다. 더불어 글로벌 인재도 부족한게 보였다. 내게 기회가 크다고 여겼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 중국 팀들이 다른 도시에 있다 선전으로 이전하는 추세였다. 아울러 코트라 무역관도 생기고 한국 스타트업들도 꾸준히 이곳으로 왔다. 그런 추세가 나와 맞다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기대이상이다. 도시 자체도 좋고, 내가 한만큼 기회도 따라왔다.

 

3년이 안 된 사이에 선전에서만 세 번의 이직을 했다.

 

쉐라톤 호텔에서 시작해 1년 즈음 기회가 생겨 바오안 JW메리어트 호텔로 이직을 했다. 학교 동문이기도 한 총지배인에게 배울것이 많아 오래 있을 예정이었는데, 랭햄에서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 왔다.

 

거부하기 힘든 제안에 연봉 등 대우는 기본일거다. 그 외 뭐가 더 있었나.

 

총지배인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가 배울것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뉴질랜드계 총지배인, 대만계 미국인, 독일계 F&B 담당자는 물론 쉐프와 세일즈 책임자까지 모두 능력있는 사람이다. 내가 성장하는데 있어 일을 배우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어떤걸 그들에게 배웠나. 랭햄에서 한국마켓과 유럽 마이스를 총괄한다.

 

이전 직장인 JW메리어트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서 영업하는데 배경이 되었다. 반면에 랭햄은 한국에 생소한 브랜드이고 선전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다. 나를 보고 문의를 해준 손님 중 가격적인 부분이 안 맍아 못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입장에서 어떻게 영업해야하는지, 계약을 어떻게 따내야 하는지를 보고 배웠다. 아울러 레비뉴를 관리하는 방법도 배웠다. 내가 5개의 비즈니스를 가져가면 보스가 3개를 거절한다. 객실이 다 안차 있어도 거절하는 경우가 생긴다. 나는 아쉽고 손님한테도 미안하다. 하지만 부서장이 자신의 위치가 되면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 호텔은 어느수준이 되면 점유율이 아니라 객실단가가 중요하다. 그게 호텔 순위에 반영된다. 럭셔리 호텔에서는 그런 도전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길게 보면 값진 경험이 될거라 생각한다.

글로벌 탑 호텔 총지배인을 꿈꾸는 남

중국에서 직장을 잡거나 비즈니스를 할 때 마주치는 첫 난관이 언어다. 어떻게 극복했나.

 

중국회사보다는 유럽이나 한국 마켓을 상대하는 영업파트다. 일은 영어와 한국어로 많이 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 내가 프론트나 F&B 부서였다면 부딪치는게 많았을거다. 물론 중국어까지 잘 하면 할 수 있는게 더 많다. 그래서 틈틈히 공부하고 현지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배워나가고 있다.

 

누가 그러더라. ‘주수환이 가는 곳에는 라면과 김치가 있다’고.

 

한국에서 온 고객들 중 찾는 분들이 많더라. 중국의 기름기 많은 음식은 해장이 잘 안되잖나. 그래서 정식 메뉴로 기획해 봤다. 봉지라면에 계란을 풀고, 불지 않게 끊여서 제공했다. 직접 먹어보고 교육했다. 반응이 좋아 바오안 JW메리어트의 시그니처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제 선전 랭햄 호텔도 한국사람이 많이 오는 호텔이 되었다. 총지배인에게 한국인 쉐프 영입을 건의한 상황이다. 조식에 한국코스를 넣어 매일 다른 종류의 찌개를 제공하려 한다. 룸서비스에도 한국식 메뉴를 넣으려고 한다. 내년에 보게될거다.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에 호텔리어로 잘 성장한 케이스다. 후배 호텔리어들을 중국으로 오게하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고 들었다. 당장 선전 랭햄 프런트에도 한국인 후배가 있다. 어떻게 설득했나.

 

내가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듯 후배들에게 나도 그 역할을 하려고 할 뿐이다. 이곳에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설득되어 왔는지를 설명한다. 그간 네 명이 왔고 한 명이 곧 더 온다.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지만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다들 각자 위치에서 잘 성장하고 있다.

 

3년 가까이 선전에 있었다. 이 도시의 빠른 변화를 체감했을텐데.

 

홍콩 메인 기업들이 속속 이 도시에 모여 특구를 이루는 중이다. 아울러 생활측면에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게 가능하다. 선전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 그게 보편화되어 있다.

 

호텔리어에게 선전은 어떤 도시라 보나.

 

상하이나 베이징에 있는 호텔 종사자들이 선전에 오고싶어한다. 일단 럭셔리 호텔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이푸즈 자체가 아시아에 몇 개 없다. 다른 중국 도시에 없는 럭셔리 브랜드 호텔이 선전에 생긴다는 것은 이 도시에 부여하는 의미가 크다는 반증이다. 이는 호텔리어에게 기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럭셔리 호텔리어 경력은 우리에게 훈장과 같다. 중국 뿐만 아니라 원하는 나라, 도시에 갈 때 플러스 알파가 된다.

글로벌 탑 호텔 총지배인을 꿈꾸는 남

선전 랭햄 호텔

호텔리어 간 교류가 많다고 들었다.

 

호텔리어끼리는 끈끈함이 있다. 여러나라에 있기에 유용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자리가 빈다는 내용도 중요한 정보다. 내가 랭햄으로 이직할 때 후임자를 찾는다고 공지하니 바로바로 추천이 들어오더라. 중국 호텔도 인사과에서 찾는것보다 우리가 인정한 사람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힘든 점이 있을거다. 각종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

 

우선 접객측면에서의 어려움이 있다. 좋은 손님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종종 부응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는 분들도 있다. 예를들어, 싸고 좋은걸 제공해달라는 경우다. 호텔입장에선 그런 종류의 컴플레인은 들어드리기 힘들다. 다른 이슈로는 유럽 마이스팀과 계약체결을 위해 시차를 극복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유럽마켓을 담당자로서 이 부분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업무로 인한 야근도 있지만 예의 때문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나를 보고 와주는 손님 중 늦게 체크인하는 경우가 많다. 마중나오는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서 오래 있을 때가 있다. 이건 호텔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진 기본 마음가짐이고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기본이다.

 

한국에 호캉스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중국에는 그런 개념의 서비스는 없나.

 

유사한 개념의 상품을 만든 적이 있다. 선전은 상하이와 베이징과는 달리 관광으로 오는 경우보다 비즈니스로 오는 경우가 많다. 관광지도 적고 주중과 주말 가격차도 있다. 때문에 기업 주재원과 가족들이 주말이면 홍콩이나 마카오로 간다. 가깝다고는 하지만 국경을 넘어야 하기에 다소 번잡스러운 과정을 동반한다. 이전 직장인 바오안 JW메리어트는 수영장이 좋았고 캐릭터로 만든 서비스가 있었다. 본래 VIP용으로 만든 일시적 상품이었지만, 패키지로 만들어달라 요청했다. 내 이름을 걸고 브로셔를 만들어서 한인회, 주재원, 학교 등에 소개했다. 반응이 좋았다. 나중에는 광저우랑 홍콩에서 그 패키지를 이용하러 올 정도였다. 연휴 및 주말에는 스위트룸이 꽉 찬 경우도 빈번했다.

 

중국 서비스업에 서빙로봇이 등장했다. 알리바바는 메리어트과 손을잡고 객실 배송로봇을 테스트 중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감을 나누는 호텔업에 로봇이 들어왔다.

 

알리바바와 메리어트, 텐센트와 샹그릴라가 기술과 호텔업의 접목을 시도 중이다. 호텔 종사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보다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감을 높이는 형태라고 본다. 아직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인간 호텔리어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고객의 컴플레인을 받고 해결하는 과정, 각기 다른 취향의 요청에 융통성을 발휘하는건 힘들거다. 아직까진 보완의 역할이고 메인이 되려면 멀었다. 물론 먼 훗날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세일즈마케팅에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사람을 기억하는거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 명함을 받는다.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명함을 받으면 아무리 바빠도 그 사람의 생김새, 했던 코멘트에 다 써놓는다는거다. 그거를 모아서 퇴근 전에 문서화한다. 날짜, 회사, 직함 등을 적는다. 그렇게 모은 몇년치 파일이 있다. 그 안에 1500명의 정보가 들어가 있다. 예전에 한번 고객이 인사를 했는데 기억을 못 해서 마음이 쓰린 적이 있었다. 호텔리어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생긴 습관이다. 우리 일은 사람을 기억하는게 중요하잖나. 지금은 고객에게 연락이 올 때 바로 기억이 안 나면 파일 검색을 한다. 고객이 체크인한 날짜만 알면 그사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그 고객이 좋아했던 것, 싫어했던 것을 확인해 서비스할 수 있다. 예를들어, 습한걸 싫어해 겨울에도 에어컨을 트는 손님에게는 선풍기를 객실에 가져다 놓는 것이다.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일하는 곳 이야기를 좀 해보자. 랭햄이란 브랜드가 한국에선 생소하다.

 

랭햄은 리츠칼튼이나 포시즌 등 브랜드와 동급인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다. 1865년 런던 랭햄에서 시작된 랭햄그룹은 1996에 피인수되며 현재는 홍콩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디스 4개를 포함해 전세계에 총 20개 호텔이 있으며, 향후 4년 내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도쿄, 타이 방콕, 인도네시아 발리등에 10여개의 호텔을 더 오픈할 예정이다.

 

세일즈 지배인 입장에서 한국 사람들이 선전 랭햄호텔에 와야되는 당위성을 이야기해 준다면.

 

우선 랭햄은 런던에서 출발한 유럽 브랜드로 클래식한 분위기, 고급스런 분위기가 특징이다. 서비스도 그에 맞춰 한다. 전세계 랭햄에선 그걸 균일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호텔 와이파이만으로 인터넷에 불편함이 없게 한다. 편의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선전 랭햄은 한국 기관과 기업의 행사가 많다. 내가 한국인 관점에서 중간에서 역할을 한다. 가변적인 상황에서 융통성있게 대응할 수 있다. 또 한국인 프런트데스크 직원이 편의를 돕는다. 한인 셰프까지 온다면 더 많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거다. 한국 기업이 찾아주는 이유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전망은 어떻다고 보나.

 

직업적으로 호텔리어는 유망하다고 단언한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는건 서비스업이 될거라 본다. 앞서 말했듯이 한참 후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호텔과 항공은 서비스업의 최상위 등급으로 여전히 유효할거라 본다.

 

끝으로, 개인적인 목표, 계획을 말해준다면.

 

중국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다른 나라로도 가게될거다. 많이 배우고 경험해 글로벌 호텔서 불혹 이전에 총지배인이 되는게 목표다. 그걸 토대로 후배들을 끌어주고 싶다. 배우려는 의지를 가진 친구들이라면 성장할 수 있는 문도 열어주고 싶다. 그걸 마일스톤으로 하고있다. 이유는 내가 그런 멘토를 만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탑 호텔 총지배인을 꿈꾸는 남

필자 손 요한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Yohan-SON is a Editor In Chief of Platum. He is the author of the book 'Startup's Story', which deals with the nation's most popular startu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