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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byㅍㅍㅅㅅ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출처: tvN

Question

대기업 팀장입니다. 저희 팀원들은 주인의식이 부족합니다. 회사 일이 ‘남의 일’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만 딱 하고 바로 퇴근하고. 저희 때에는 이렇지 않았는데요. 당시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마치 이 회사가 자기 회사인 것처럼 열심히 일했습니다. 팀원들이 오너십을 갖고 마치 사장처럼 일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nswer

요즘 직원들이 회사 일이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이유는 정말로 ‘회사 일이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아니, 생각해 보세요. 상사는 말끝마다 시키는 일만 잘 하라고 하세요. 무슨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그냥 시키는 일만 잘 해”. 회사가 영업이익이 왕창 나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쥐꼬리만큼의 보너스. 어차피 주주들의 잔치죠. 그런데 나는 주주가 아니죠. 너무 열심히 일하다 건강이라도 상하면, 돌아오는 말은 “왜 몸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느냐”는 핀잔뿐. 예전에는 ‘평생직장’, ‘종신 고용’이라는 표현이라도 있었죠. 요즘은 그런 표현조차 아무도 사용하지 않죠. 어느 누가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겠어요? 그러느니 그냥 회사 차려서 내 일 하지.

 

팀원들이 오너십을 갖고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하신다면… 그냥 꿈 깨십시오. 그런 일은 21세기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절대 순종하면서,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아이들을 위해 무한 희생라는 현모양처를 바라는 것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입니다. 아니, 저는 조선 시대에도 그 정도의 현모양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유교 사상에 심취한 쫌생이들이 본인의 주제넘은 희망 사항을 담아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상이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어쨌든, 팀원들을 사장처럼 일하게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주인의식을 배양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주인의식 배양방법’이라고 하면 조금 없어 보이니까 그냥 좀 과장해서 ‘사장처럼 일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표현을 쓰기로 하죠. ‘사장처럼 일하기’를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닌 추구해야 할 ‘지향점’으로 삼을 경우, 뭐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할까요?

 

우리나라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성경 구절에서 비롯된 서양 속담에는 ‘뿌린 대로 거두리라'(Reap what you sow)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동서양에는 같은 내용을 표현만 다르게 한 속담이 많은데요. 여기에 적용해보면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하면 팀원들을 사장처럼 대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하면 팀원들을 사장처럼 대하라

하지만 팀원들은 사장처럼 일하기를 기대하면서 막상 자신은 팀원들을 머슴처럼 대하시는 팀장님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팀원들을 머슴이 아닌 사장처럼 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팀원들의 주인의식을 사장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신사임당(1504~1551). 왜 많은 사람들은 사임당 신씨를 문인, 유학자, 화가, 작가, 시인이 아닌 현모양처로만 기억할까요?

0. 주식을 나눠 줘라

 

주인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식을 나눠줘서 말 그대로 회사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과실은 자기들이 독점하면서 열심히 일하라고만 독촉하면 어느 순진한 바보가 그 말에 넘어가겠어요. 하지만 이처럼 주식을 나눠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어느 정도는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질 수 있죠.

 

하지만 이것은 팀장의 권한 밖의 일입니다. 주주들이 결심해야 할 일이죠. 따라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1. 혼내지 말고 칭찬하고 격려해라

 

이 세상에 혼나면서 일하는 사장이 있나요? 왜 사장처럼 일하라고 하면서 혼내시죠? 그것도 그렇게 심하게. 혼나게 되면 ‘내가 이렇게 혼나는 걸 보니 나는 역시 머슴이네’라고 생각해서 더더욱 사장처럼 일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죠. 비유하자면 운동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몸 관리 잘하라고 하고선 몸 관리 잘 못 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서 몸 상하게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혼내지 말고 칭찬하고 격려하십시오.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모든 팀원들의 공통된 바람입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팀장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고 격려받는다면 사장처럼 일할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팀원들이 사장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일을 잘하면 칭찬한다’가 아니라 ‘칭찬하면 일을 잘 한다’라고 생각하십시오.

2. ‘마이크로 매니지’하지 말고 ‘리웨이’를 줘라

 

사장처럼 일하려면 먼저 사장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작은 사항 하나하나까지 시시콜콜하게 참견하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사장님스러운 생각이 들 턱이 없죠. 팀원들이 사장처럼 생각하기를 원하면 어느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유와 결정권을 부여하십시오. 미국 컨설턴트들은 이를 ‘리웨이'(leeway: 무엇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자유 또는 재량)라고 표현하더군요. 팀원들을 ‘마이크로 매니지’하지 말고 ‘리웨이’를 주십시오.

 

3.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말고 의견을 구하라

 

팀원들이 사장처럼 생각하게끔 하기 위한 방법을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말고 의견을 구하십시오. 이건 진짜 별거 아닙니다. 그냥 말투만 좀 바꾸면 됩니다. 가령 “오대리, 이거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 다음 주까지 꼭 해와. 잘 해야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대신 이렇게 하시는 거죠.

“오대리,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나 해야 하는데, 내 생각에는 오대리가 적임자인 것 같거든. 오대리 정도는 돼야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때? 한번 해볼래?”

이때 어느 정신 나간 팀원이 “싫어요”라고 할까요. 아마 대부분 “예,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쿨하게 대답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팀원이 이렇게 대답하는 순간, 그 일은 팀장이 반강제로 시킨 일이 아니라 팀원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이 됩니다.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오너십이 더 많이 생기는 게 당연한 이치죠.

 

물론 말투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말투에는 그 사람의 인품이 투영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팀장님은 인품이 훌륭하시잖아요. 그 훌륭하신 인품에 맞게 말투만 좀 바꿔주세요. 만약 인품이 시원치 않으면 말투라도 먼저 좀 바꾸시고요.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말투는 듣는 사람 입장에서 많이 거슬립니다.

 

4.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해라

 

팀장들이 팀원들에 대해서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팀원들의 시야가 너무 좁다는 것입니다. 가령 ‘지금 당장 눈앞에 놓여 있는 사항’만 생각하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회사 이익 또는 사내 정치적인 역학관계 등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것이죠.

 

하지만 팀원 입장에서는 이게 당연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보입니다. 시야를 넓히려면 먼저 정보와 지식의 범위를 넓혀야죠. 팀원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놓여 있는 사항’만 알고 있는데 그 이상을 어떻게 고려할 수 있겠어요? 팀장님께서 더 이상의 정보를 안 주시는데.

 

팀원들이 사장처럼 넓은 시각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하기를 원한다면 팀원들이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십시오. 그러면 팀원들은 먼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조금씩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장처럼 생각하고 일할 수 있게 되겠죠.

 

물론 모든 정보를 다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개해도 무방한 정보를 마치 ‘팀장의 고유 권한’인 것처럼 꼭꼭 숨겨두는 쫌스러운 행동은 팀원들은 물론 팀장을 위해서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팀장님의 경쟁상대는 팀원이 아니라 타부서 팀장들입니다.

 

5. 팀원들에게 예의를 갖춰라

 

예의를 갖추라는 말이 “오대리님, 이것 좀 해주시겠어요?”라고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라는 말은 아닙니다. 물론 팀원들에게 존칭과 경어를 사용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모든 팀원들에게 ‘님’자 호칭과 경어를 써왔는데 별로 이상한 것은 없더라고요. 하지만 팀장님 스타일에 따라 존댓말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팀원들을 존중하고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대하라는 것입니다. 사장님처럼 일하기를 원하시면 사장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줘야죠. 머슴처럼 하대하면서 사장처럼 일하기를 기대한다? 자가당착이죠. 모 부사장님께서는 팀장 대상 강연을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동기부여 되는지 아나? 직원들을 동기부여 시키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동물원에 가서 사육사들이 동물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 한 번 봐봐. 그들은 동물들이 말을 잘 들을 때마다 먹이를 주지. 그런데 꼭 하나를 해야 하나를 준다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주면 안 돼.”

부사장님께서는 물론 좋은 의미에서 이런 가르침을 주셨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만… 그래도 비유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은 드네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직원들을 주인처럼 대해 주실까요?

팀원들을 쪼기에 앞서, 먼저 팀원들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라

팀원들의 주인의식을 사장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만 추려서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드리는 제안의 공통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팀원들을 쪼기에 앞서 팀장님이 먼저 팀원들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십시오’가 될 것 같습니다. 팀장님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팀원들도 안 바뀝니다.

 

고객 만족을 위해, 작게는 팀장님의 기쁨을 위해 팀원들은 무조건 참고 봉사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팀원들을 사리판단을 할 수 있고 똑똑하고 자존감이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십시오. 다시 한번,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납니다. “야, 이 xx들아! 주인의식 좀 갖고 일해라!”라고 소리 지르면 주인의식 생기려고 하다가도 하와이 갑니다.

필자 찰리브라운 (블로그, 페이스북)

20년 차 직장인. 글로벌 전략 컨설팅펌, 국내 대기업 등에서 근무. 미국에서 MBA를 취득한 '단기 유학파'. 하지만 영어는 잘 못 함. 지인들에게 조언은 잘하지만 막상 자신은 그렇게 못하는 속칭 '훈수파'. 특별한 재주는 없지만 인간성만큼은 참 좋음.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착함'. 두 마디로 하면 '바보스럽게 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