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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예스맨’ 말고 ‘노맨’을 키워라

byㅍㅍㅅㅅ

‘예스맨’ 말고 ‘노맨’을 키워라

Question

대기업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팀원 중 제 의견에 반대를 자주 하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이 친구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됩니다. 그래도 제가 팀장인데 제 의견에 대놓고 반대를 하니 다른 팀원들 앞에서 자존심도 상하고 좀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이 친구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거든요. 가끔 좋은 의견도 내구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Answer

고민이 좀 되겠어요. 자존심도 상하시고.

 

하지만 조금만 융통성 있게 생각하시면 팀장 의견에 자주 반대하는 ‘노맨'(No-Man)은 팀에 꼭 필요한 멤버일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노맨뿐만 아니라 ‘예스맨'(Yes-Man) 또한 팀에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1. 예스맨 : 팀장의 명령이나 의견에 무조건 따르기만 하고 자기 의견이 없는 사람
  2. 노맨 : 예스맨의 반대말로 팀장 의견에 자주 반대하는 사람

 

아니, 웬 예스맨? 예스맨이 왜 필요해? 예스맨은 간신 아냐, 간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예스맨의 효용 가치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스맨이 필요한 이유

‘예스맨’ 말고 ‘노맨’을 키워라

예스맨의 효용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영화 ‘아부의 왕’. 찾아서 보실 필요까지는 없…

예스맨도 나름대로 어느 정도 효용 가치는 있습니다. 단, 팀장이 팀의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을 가질 만큼 똑똑하다는 전제하에. 더 중요한 것은 팀장이 그 사람이 예스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팀장이 똑똑하고 누가 예스맨인 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예스맨은 그 팀장에게 효용가치가 있다

1. 팀장이 의기소침했을 때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워 준다

 

팀장이라고 항상 자신감이 넘칠 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팀장도 하는 일에 회의감이 들거나 자신의 결정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럴 때 예스맨의 “팀장님, 맞습니다!”라는 과장된 동의 한 마디가 때로는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설사 그게 ‘입에 침 바른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2.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팀 분위기가 좋아진다

 

언제나 내 편인 예스맨은 내 기분을 좋게 합니다.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나를 이해하고 내 편을 들어주고. 그냥 든든합니다. 팀원 모두가 나를 비난하더라도, 최소한 내 앞에서는 나를 지지해 주는 예스맨 한 명쯤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3. 팀장 의견에 반대하는 다른 팀원의 의견을 누르는 데에 도움이 된다

 

평가권만 있고 인사권이 없는 팀장은 절대 권력자가 아닙니다. (아니, 심지어 평가권이 없는 팀장도 있죠. 1차 평가권은 큰 의미가 없으니까요)

 

팀원들이 단체로 반대하면 팀장이더라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이럴 때 “예, 알겠습니다. 팀장님”이라는 예스맨의 우렁찬 외침은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상이 예스맨의 효용 가치였습니다. 사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예스맨의 가치는 딱 이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것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 팀장이 똑똑하고 (2) 팀장이 예스맨을 간파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노맨이 필요한 이유

‘예스맨’ 말고 ‘노맨’을 키워라

진짜 필요한 사람은 예스맨보다는 오히려 노맨입니다.

팀장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자주 내는 노맨은 ‘필요악’ 수준을 넘어 팀 내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단, 여기에도 단서가 붙죠. 노맨이 악의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또 하나, 노맨이 가끔은 팀장보다 더 좋은 의견을 낼 만큼 똑똑한 팀원이라는 전제하에.

노맨이 선의를 갖고 있고 똑똑하다면 노맨은 그 팀장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1. 팀장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넓혀준다

 

물론 가장 이상적은 상황은 팀장이 ‘완전무결’한 의견을 내고 팀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여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실행하는 거겠죠. 하지만 이런 꿈같은 상황은 꿈에서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있는 가장 좋은 상황은 팀장에게 선택할 수 다양한 옵션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바로 이때 노맨의 진가가 발휘됩니다.

 

모든 팀원들이 A라고 얘기하는데 홀로 B라고 주장하는 노맨. 아니, 심지어 팀장님께서 A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B라고 주장하는 노맨. 그 순간 팀장과 다른 팀원들은 당황스럽겠죠.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팀장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것입니다.

 

물론 팀 전체를 곤란하게 하려는 나쁜 의도가 있거나 이해력이 약간 떨어져서 혼자 딴 소리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노맨이 아니라 ‘쉣맨'(Shit, man!)이겠죠.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팀장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노맨의 의견이 좋으면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신통치 않으면 “일리가 있는 의견이지만…”하면서 채택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2. 때로는 팀장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노맨의 진가는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데 있습니다.

 

제가 카리스마가 좀 부족해서 그런지 제 팀원 중에는 제게 허물없이 얘기하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막 침까지 튀기면서 “이렇게 하자”라고 얘기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요”라고 얘기하는 딴지쟁이가 한두 명씩은 꼭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물어보죠. “그래요? 그럼 대안이 뭡니까?” 이때가 바로 ‘더 모먼트 어브 트루스'(The Moment of Truth)입니다.

The Moment of Truth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또는 제품)와 접촉을 하면서 그 브랜드에 대해 좋은 인상 또는 나쁜 인상을 받게 되는 순간. 이 짧은 순간에 소비자가 갖게 되는 인상이 향후 그 브랜드에 대한 소비성향이나 충성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딴지쟁이가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아까 그 말씀은 아닌 것 같아요.”하면 이 친구는 아까 그 ‘쉣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바보거나.

 

하지만 만약 이 딴지쟁이가 “제 생각에는요, 이게 더 좋은 것 같아요.”라면서 더 좋은 의견을 내거나, 최소한 “죄송합니다. 제게 시간을 좀 주시면 대안을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라고 한다면 ‘똑똑하고 착한 노맨’일 가능성이 매우 높죠.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운 좋게도 그동안 팀원 중에 이런 노맨들이 많아서 잘못된 결정을 여러 번 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자존심이 상합니다. “팀장이 팀원에게 밀렸다”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원 앞에서는 민망했을지 몰라도 나중에 상사 앞에서는 자존심이 삽니다.

‘예스맨’ 말고 ‘노맨’을 키워라

3. 다른 팀원들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노맨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다른 팀원들도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팀장이 만약 노맨을 그 자리에서 쫑크 준다면 이후 다른 팀원들도 의견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팀장이 노맨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대가’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다른 팀원들도 팀장을 위해 의견을 적극 개진하게 될 것입니다.

노맨 육성 방안

팀장 의견에 반대하는 팀원을 윽박지르는 행동은 금물입니다. 노맨을 격려하십시오. (물론 똑똑하고 착한 노맨일 경우에 말이죠.)

 

팀에서 선택한 아이디어가 팀장이 제안한 것이든 팀원이 제안한 것이든 임원 입장에서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임원은 팀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팀장이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결국 팀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면 낼수록 팀장의 성과는 올라갑니다.

 

팀원과 아이디어 경쟁을 하지 말고 팀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적극 격려해 주십시오. 팀원의 아이디어는 결국 팀장의 아이디어로 인정받으니까요.

 

그러면 팀원 앞에서는 자존심 상할지 몰라도 결국 상사 앞에서는 자존심이 삽니다.

팀원의 아이디어는 결국 팀장의 아이디어로 인정받는다. 팀원 앞에서는 자존심이 상해도 상사 앞에서는 산다.

– THE END –

Key Takeaways

1. 예스맨은 팀장의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팀의 분위기를 띄우고, 반대 의견을 누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정도에 불과하다.

2. 반면 노맨은 팀장의 선택을 확대해주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방지하고, 다른 팀원들의 의견 개진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팀 내 꼭 필요한 존재다.

3. 팀 내 노맨을 적극 격려해라. 팀원의 아이디어는 결국 팀장의 성과로 돌아온다.

필자 찰리브라운 (블로그, 페이스북)

20년 차 직장인. 글로벌 전략 컨설팅펌, 국내 대기업 등에서 근무. 미국에서 MBA를 취득한 '단기 유학파'. 하지만 영어는 잘 못 함. 지인들에게 조언은 잘하지만 막상 자신은 그렇게 못하는 속칭 '훈수파'. 특별한 재주는 없지만 인간성만큼은 참 좋음.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착함'. 두 마디로 하면 '바보스럽게 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