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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지난 10년 동안 한국 대중음악 시장을 지배한 가수는?

byㅍㅍㅅㅅ

※ Quartz의 「Data show that IU has dominated Korean pop for a decade」를 번역한 글입니다.

 

치열한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솔로 가수가 스타로 큰 인기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50억 달러(약 5조 6,245억 원)로 커진 K-팝 시장은 데뷔 전까지 최대 10년까지 연습생 생활을 거친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주목한다. 8명이 넘는 경우도 있는 이들 그룹은 현란한 안무와 노래로 무장했다. 솔로 가수가 이들과 경쟁하기란 한계가 있다.

 

다만 한 솔로 가수 아이유를 제외하고 말이다.

 

쿼츠가 가온 음악 차트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아이유는 14곡을 1위에 올려, 한국 차트에서 다른 어떤 뮤지션보다 많은 1위를 차지했다. 인기 그룹인 BTS, 소녀시대 그리고 빅뱅보다도 앞선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 가수별 음악 차트 1위에 오른 곡 수

아이유가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상당 부분은 순수한 이미지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서는 건전하고 모범적인 연예인을 더 좋아하며,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키면 금방 인기가 사라진다. 아이유는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데뷔 시절부터 아이유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유 본인은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국민 여동생’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외국 기사에서 한글 보니까 반갑네요.

​이런 이미지가 도움이 되긴 했지만 아이유가 차트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노래였다. 가수 생활을 해나가면서 아이유의 노래는 크게 바뀌어 왔다. 초창기 시절 〈부(Boo)〉나 〈좋은 날(Good Day)〉 같은 노래는 팝계열의 듣기 좋은 노래였다. 〈좋은 날〉은 아이유를 공식적인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예쁘고 발랄한 스타일을 대중에게 인식시킨 노래였다.

 

2013년 아이유는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를 통해 재즈 스타일의 노래를 선보이면서 K-팝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복잡한 변박과 대형 밴드 음악을 실험했다. 그 이후 두 앨범 〈챗셔(Chat-shire)〉와 〈팔레트(Palette)〉에서는 다재다능함과 아티스트로서 성장한 모습을 선사했다. 대부분의 K-팝 스타들과 달리 아이유는 스스로 작사·작곡한 노래가 많다. 최신 앨범에서는 K-팝 노래에서는 보기 드물게 관현악단, 어쿠스틱 기타 및 피아노 음악을 반주로 사용해 감성을 더한다.

 

아이유는 작곡가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면서 대중음악 시장에서 자기 노래를 돋보이게 만든다. 예를 들어 그녀는 종종 끝날 것 같은데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형태인 ‘거짓마침(eceptive cadences)’을 종종 이용한다. 다음 노래 〈마침표〉의 3분 30초 부분이 바로 그렇다.

아이유의 음악 전략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2010년 이후 차트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아이유는 K-팝 차트에서 가장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온 가수였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음악 판매 시장인 미국에서는 아직 미국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언어 문제일 수도 있다. 즉 아이유의 인기를 더해주는 또 다른 요인은 좋은 가사인데, 이를 영어로 옮기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많은 노래에 스스로 가사를 쓰고(K-팝에서는 드문 일이다), 종종 심오하고 생각이 깊은 내용인 경우가 많다.

 

또한 대규모 보이 및 걸그룹들이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인 화려한 복장에 현란한 안무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외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일 수 있다. 이 모두가 외국 K-팝 팬들에게는 손해다. 어쩌면 아이유가 불러주는 노래가 최고의 K-팝일지도 모른다.

필자 피우스 (블로그)

전업 백수 투자자이며, 네이버 블로그 ‘피우스의 책도둑 &’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