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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호기

by프레스티지고릴라

창공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던 공군 병사 시절, 항공기 근처에 가본 적은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는다. 취사병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면 이따금 들려오는 항공기 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봤고, 그때서야 내가 육군도 해군도 아닌 공군 병사라는 사실을 상기하곤 했다.

 

항공기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한 공군 아닌 공군이었던 까닭에, 전역한 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항공기에 대한 동경심이 남아있다. 그러던 중 개그맨 김영철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항공기 중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대통령 전용기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 관해 써 보기로 했다. 동심 아니, 군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심 가득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대한민국 공군 1호기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있다 없다_우리나라는 대통령 전용기를 가지고 있을까? 대통령 전용기에 관한 글을 쓴다면서 뜬금 없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연애에 관해 묻기 전 애인이 있는 지 먼저 묻는 게 예의인 것과 같지 않을까.

 

답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개그맨 김영철이 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로 갈 때 탑승한 항공기는 대한항공 B747-4B5로, 2010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대통령 전용기로 임차한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대통령 전용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노무현 정부때부터 수 차례 대통령 전용기 도입 논의가 있어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여전히 민간 항공사의 힘을 빌리고 있다.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보잉 747_대통령 전용기를 공식 명칭은 ‘대한민국 공군 1호기’다. ‘코드원(Code-1)’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코드원은 공항 관제탑에서 대통령이 탄 항공기를 부르는 콜사인(Call Sign)이다.

 

대한민국 공군 1호기는 보잉 747 계열의 항공기다. 보잉 747은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장거리용 제트 항공기다. 현재 전세계 1,000기 이상이 취항하고 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형 항공기 이미지라고할 수 있다.

 

대통령 전용기로 임차된 보잉 747-400은 2001년식 기종으로, 기존 416개 좌석을 210여개로 줄여 다양한 용도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기내 1층 앞쪽에 집무실과 침실, 휴식시설, 회의실 등 대통령 전용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뒤쪽은 기업인 등 비공식수행원과 기자들의 공간이다. 2층에는 수행하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공식수행원들의 자리로 꾸며져 있다.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누가 탈까?_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는 20 ~ 30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기장, 부기장, 객실 승무원 외 정비사와 조리사, 간호사 등 다양한 인원이 함께 한다. 전용기를 임차한 항공사 소속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 공군 1호기를 운항하는 건 항공사로서 명예로운 일이면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최장거리 무사고 운항을 기록한 숙련된 조종사를 투입한다. 스튜어디스는 비행경험이 풍부하고, 항공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들이 선발된다. 또한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사도 항공사의 정예 요원으로 구성한다.

 

공군 소속 여군(부사관급)이 승무원으로 배치되는 것도 대통령 전용기의 특징이다. 일반적인 승무원처럼 탑승객의 안내, 서비스 등을 수행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는 항공사 소유주(회장)까지 수행원으로 탑승하는 게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 전용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2004년부터 항공사의 대표 이사가 대신 탑승하는 것으로 간소화하였다.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궁금해1_대통령 전용기에는 대통령과 공식/비공식 수행원, 기자, 기업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할 수 있다.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대통령 간담회, 대변인 브리핑 같은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 관료가 아닌 수행원이나 기자는 탑승 요금을 내야할까?

 

요금을 낸다. 심지어 일반 항공권보다 더 비싸다. 대한민국 공군 1호기는 좌석을 상당 수 줄임으로써 좌석 간 간격을 넓혔다. 따라서 일반 보잉 747보다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금 총액은 일반 보잉 747을 기준으로 매기다 보니 탑승객 1인당 내야하는 금액이 더 비싼 것이다.

 

단, 기내 서비스는 특별하다. 이코노미석 요금을 내도 기내식과 음료는 비즈니스석 수준으로 제공한다. 보통 때보다 두 배 가량 넉넉히 물량을 실어 탑승객에게 충분하게 서비스한다.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궁금해2_항공기하면 역시 기내식을 빠뜨릴 수 없다. 최정예 승무원이 서비스하는 대통령 전용기라면 기내식도 특별하지 않을까?

 

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 타면 누릴 수 있는 특전이 바로 기내식이다. 기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바로, 김밥과 라면. 미슐랭 별 몇 개를 받은 셰프 음식이 아니라?

 

순방을 하면 길게는 열흘을 해외에서 보내게 된다. 한국음식이 그리워지는 건 당연한 일. 운항하는 동안 김밥과 라면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는 이유다. 그 외 기내식은 일반 항공기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조금 더 알아보기

 

고급 서비스를 떠올리게 하는 대통령 전용기. 하지만 대한민국 공군 1호기는 생각보다 평범하다. 아니, ‘하늘 위 청와대’ 그 목적에 맞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상 속 호화로운 시설을 갖춘 항공기는 없을까. 할리우드 영화 단골 소재인 미국 대통령 전용기가 대한민국 공군 1호기와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첨단 과학의 집합체라고도 불리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함께 살펴보자.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사실,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통령이 타는 항공기의 이미지는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 그 안에서 진두지휘하는 미국 대통령의 긴박한 표정이 더 익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숱한 영화 장면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서 미국 대통령 전용기가 탑재한 첨단 기술을 조명했고 그것이 대중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

 

오늘 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 관해 알아보았으니, 앞으로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 바삐 창공을 누비는 대통령 전용기에는 꼭 태극기가 그려져 있기를.

 

에어 포스 원?_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이라고 부른다. 관제탑에서 항공기를 식별하기 위해 쓰는 콜사인(call sign)도 에어 포스 원이다.

 

번역하면, ‘공군 1호기’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맞다.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인 ‘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 쓰인 명칭과 같다. 군대에서 최고지휘관이 타는 관용 차량을 ‘1호차’라고 부르는 경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같은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이 육군이나 해군 소속 기체에 탑승하면 ‘Army One’, ‘Navy One’으로 부른다.

하늘 위의 청와대, 대한민국 공군 1

VC-25_에어 포스 원의 기체로, 보잉 747-200 기반의 VIP 수송기다. 1990년 취역하여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VC-25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무실뿐만 아니라 회의실, 침실, 샤워 시설과 수술이 가능한 의료실 등 호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과 같이, 공중급유가 가능해서 한 번 이륙하면 일주일 이상 착륙하지 않아도 된다.

 

1+1_에어 포스 원은 한 대가 아니다. 같은 기종의 항공기체를 두 대 운용한다. 기체 수명을 위해 번갈아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에어 포스 원은 한 번에 두 대 모두 운항한다. 테러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인데, 대통령은 임의 선택으로 한 기체에 탑승하고 다른 한 대는 속임수를 위해 운항한다.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by. 프레스티지고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