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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커피도 호텔이 만들면 다르다?

by리얼푸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대한민국 소비자의 커피 취향은 나날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커피 시장은 이에 보다 세분화되는 추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도 개별 세부 시장인 스페셜티 시장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커피업계에서 ‘개인의 취향’이 중시되자 호텔도 달라졌다. 호텔에서도 ‘자체 브랜드 커피’로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의 커피 소비량과 함께 고급화되고 있는 고객의 입맛과 취향에 맞추기 위해 자체 브랜드 커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해비치 빈’=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이하 ‘해비치’)에선 커피 원두를 자체 블렌딩해 만든 ‘해비치 빈(Haevichi bean)’을 선보였다.


애초 판매 목적은 아니었으나,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과 구매 문의로 최근 판매용 원두를 출시하게 됐다.


해비치 빈은 세계 최고의 커피 산지에서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은 스페셜티 생두만을 엄선했다. 국제공정무역기구(FLO) 인증을 받은 브라질 생두와 콜롬비아 유기농 생두, 세계적인 환경단체 ‘열대우림동맹(RAINFOREST Alliance)’의 인증을 받은 코스타리카 생두를 블렌딩해 태어났다. 해비치 식음전문가들의 오랜 테이스팅을 거쳐 만들어졌다.


해비치 관계자는 “해비치 빈은 원두의 신맛과 쓴맛, 단맛, 고소한 맛 등 4~5가지 맛이 조화롭게 배합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다채로운 산미와 약간의 쓴맛을 부드럽게 느낄 수 있고, 다크 초콜릿 향과 달콤한 아로마 향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진하고 깊은 풍미를 안긴다. 해비치 빈은 일주일 안에 로스팅된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더욱 신선하고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 그랜드하얏트 서울 ‘아로마 322’ 커피 브랜드=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도 진작에 자체 블렌딩 커피를 선보였다. 호텔 바리스타가 블렌딩한 ‘아로마 322’이다.


‘아로마 322’는 커피의 풍미를 뜻하는 ‘아로마’와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번지 주소인 ‘322’를 따 브랜드명으로 정해졌다.


아로마 322 커피는 호텔의 모든 공간에서 제공되는 만큼 개성이 너무 뚜렷하거나 강한 맛은 지양했다. 대신 고급스러우면서도 초콜릿과 넛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내는 ‘균형감 있는 맛’과 ‘신선함’을 가장 고려해 커피를 개발했다.


모든 커피 원두는 호텔내 로스팅 룸에 마련된 로스팅 기계에서 로스팅 작업을 거친다. 원두는 신맛은 줄고 단맛이 늘어 원두 자체의 바디감이 최고조인 ‘시티’에서 ‘풀시티’단계 사이에서 로스팅된다.


골드, 블랙은 커피 원두의 배합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내는데, 그중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블랙’, 좀더 개성있는 커피향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골드’를 추천하고 있다.


아로마 322 커피의 인기는 상당하다. 원두 판매 2년만에 전 업장의 원두 소모양은 매달 약 800~1000㎏이나 된다. 이는 무려 8만잔 이상의 커피를 뽑아낼 수 있는 양이다. 델리에서 판매하는 소분 원두는 매달 평균 100봉 정도다.

▶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비벤떼 BtoB No.8=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선 지난 2014년 100주년을 기념해 조선호텔의 스토리를 담은 자체 브랜드 커피 ‘비벤떼 BtoB No.8(Vivente: 이탈리아어 ‘살아있는’/ BtoB: Bean to Beverage/ No. 8: 8번째 블랜딩된 커피)’를 출시했다.


조선호텔에 가장 어울리는 커피 빈을 선정하기 위해 최초, 최고, 친환경, 상생경영, 신세계 조선호텔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뽑았고, 이에 어울리는 5곳의 커피 산지를 선정했다.


커피의 최초 발현지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최초), 최고의 빈을 자랑하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최고), 천연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생두 원산지 콜럼비아(친환경), 공정무역을 하는 인도네시아(상생무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라질어로 신세계를 뜻하는 브라질 문도노보 빈(신세계)이 선정됐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총 15개의 블렌딩(배합) 커피 중 8번 블렌딩이 가장 좋은 맛을 내 비벤떼 No.8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말했다.


비벤떼 No.8은 로스팅된 날부터 일주일 이내 사용해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비벤떼는 미디엄으로 로스팅됐고, 과일과 꽃 향이 나며, 견과류의 고소함, 감귤의 상큼한 맛과 다크 초콜릿의 쌉쌀한 맛이 난다.


비벤떼 커피 역시 판매 목적보다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좋은 커피를 서비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커피였다. 그러다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늘어 판매를 시작했다. 그만큼 인기도 좋다. 전년 대비 2016년은 33%, 2017년은 13%나 상승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