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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무서운 고혈압 ①] 과체중 환자, 5㎏만 줄여도 혈압 떨어진다

by리얼푸드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생활습관 개선하면 藥 줄일수 있어

-유병률 20%…혈압 적정 수준 관리하는 환자는 25~30% 불과

-주 4~5회 이상ㆍ30~45분 가량 빨리 걷기, 혈압 낮추는 효과


회사원 양모(38) 씨는 지난달 회식을 하던 중 갑자기 심장에 극심한 통증이 생겨 응급실로 실려 갔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 급성 심근경색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곧바로 혈관을 넓히는 응급 수술을 받았다. 양 씨의 당시 혈압은 160/110㎜Hg으로, 정상 혈압(120/80㎜Hg)을 크게 웃돌았다. 응급실에 가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몰랐다. 비만 상태였던 양 씨는 평소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술도 일주일에 4~5회나 마시고,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오는 17일은 고혈압 예방을 위해 국제고혈압학회가 제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눈이나 콩팥이 망가져서 실명하거나 평생 투석을 하게 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도 남길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양 씨처럼 30대에서도 발병이 흔하므로 초기 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 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의 관리는 올바른 혈압 측정으로부터 시작된다. 통상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다. [제공=고려대 안암병원]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 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의 관리는 올바른 혈압 측정으로부터 시작된다. 통상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다. [제공=고려대 안암병원]

▶생활습관 개선땐 고혈압약 용량 줄일 수 있어=고혈압은 일상에서 흔히 보게 되는 질환 중 하나다. 유병률은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봐 약 20%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이 뇌혈관 질환,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신부전 등의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치료해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이들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잇다.


이 같은 고혈압 치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을 인지해 이를 치료하고 실제 적정 수준으로 혈압을 치료하고 있는 환자는 25~3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이 있다고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거나,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예외 없이 평생을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생활 습관을 개선함으로써 고혈압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혈압을 조절할 수도 있고,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생활 습관이 개선되면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할 수도 있다”며 “생활 습관의 개선은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빨리 걷기, 혈압 낮추는데 도움=고혈압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습관은 체중과 염분 섭취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고 절주, 금연하는 등 대부분 질환 예방책에서 내세우는 수칙과 흡사하다. 언뜻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어렵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우선 과도한 체중은 혈압의 상승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과체중은 고혈압 뿐 아니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정상 체중보다 10% 이상 과체중인 고혈압 환자는 5㎏의 체중을 줄여도 혈압을 강하시킨다. 일주일에 4~5회 이상, 30~45분 빨리 걷기 등 운동도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심부전, 심근경색 등 동반 질환이 있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미리 의사와 상의하고 전문적 관리를 통해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염분 섭취가 혈압의 올리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주 교수는 “염분 섭취 제한의 목표는 하루에 소금을 6g 이하로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음식에는 국, 찌개, 탕 등 염분이 들어있는 국물이 있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술도 가급적 적게 마셔야 한다. 주 교수는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그 자체로 혈압이 상승하게 될 뿐만 아니라, 고혈압 약제의 강하 효과를 저하시키게 된다”며 “경우에 따라 저혈압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다. 적은 양의 음주(에탄올 10g)는 고혈압 환자에 무해하고, 적은 양의 와인은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국내외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음주는 고혈압 관리를 어렵게 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식이 요법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보다 혈압이 낮으며, 채식 위주의 식단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 채소, 섬유소의 섭취를 늘이고,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혈압을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러한 식이 요법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은 그 자체만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다. 어떤 형태의 흡연이라도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 고혈압이 있다면 금연은 필수다.


고혈압은 그 자체만으로는 환자의 자각 증상이 별로 없고, 평생동안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선뜻 시작하지 않거나, 도중에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게다가 고혈압의 치료에 대해 여러 가지 잘못된 상식이 알려져 있어 혈압의 적절한 조절에 방해가 되고 있다.


주 교수는 “현재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아주 다양한 항고혈압제가 개발돼 있다. 여러 상황에서 혈압 치료에 대한 지침도 상세히 만들어져 있다”며 “고혈압의 치료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혈압을 치료할 때에는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생활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며 “생활 습관의 개선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항고혈압제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혈압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