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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한국인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1위 98.2㎏, 일회용컵 사용만 줄여도…

by리얼푸드

- 한국인 연간 일회용컵 257억개

- 일회용컵 무법지대, 여름철만 되면 일회용 컵 처리 문제 골머리

- 서울 버스 일회용컵 음료반입 금지되며 심화

- 쓰레기 스스로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 “안돼요 안돼. 내리세요.”, “아저씨 한 번만 안될까요? 지금 막 샀는데….”


서울 한 시내 버스 안.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타겠다는 승객과 이를 거부하는 기사 사이의 대화다. 이 승객은 어쩔 수 없이 버스정류장 휴지통에 커피가 남아있는 컵을 그대로 버린다. 이처럼 아이스음료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을 맞아, 시내 곳곳에는 일회용컵으로 뒤덮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테이크아웃 음료 등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면서 쓰레기통이 설치되지 않은 버스정류장 주변에 버려지는 양이 늘어나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로 국가별 순위에서 1위다. 일회용컵 사용량은 연간 257억개에 달한다. 단순 계산하면 국민 5000만명이 1인당 514개의 일회용컵을 쓰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세계적인 플라스틱 소비국이다.


플라스틱은 값싸고 편리하지만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단위나 ㎛(마이크로미터)단위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아 남극 대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한다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거리. 일회용컵 등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쓰레기통이 포화상태가 됐다. 여름철에는 아이스음료 소비가 많아지면서 일회용컵 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악취 등 환경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거리. 일회용컵 등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쓰레기통이 포화상태가 됐다. 여름철에는 아이스음료 소비가 많아지면서 일회용컵 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악취 등 환경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이미 성숙한 플라스틱 지양 문화가 자리잡은 상태다. 영국은 지난 4월부터 올해 안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 이용을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2042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5월에는 유럽연합(EU)도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가구기업 이케아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과 식당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도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절감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서도 움직임은 일고 있다. 아직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정부는 재활용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12곳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텀블러를 가져오면 10% 할인해주거나 매장 내에서 머그컵을 이용하면 리필 혜택을 실천하고 있다.


일회용컵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는 서울시는 아예 쓰레기통 370여개가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버스정류장 인근에 설치된다. 신규로 설치되는 쓰레기통에는 시가 보조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먼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그게 또 불쾌하다고 민원을 넣는 분들도 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싶은데 왜 정류장 옆에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놓느냐는 민원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쓰레기통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스스로 치운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이 마신 음료 쓰레기는 가방에 넣고 집으로 가져가는 습관을 기르면 정류장 쓰레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