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2000원 콜?”…배달족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푸드]by 리얼푸드

올 2분기 모바일 배달음식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약 1조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수치죠. 하루 평균 거래액으로 환산하면 약 117억원에 이릅니다.

정말 그렇게 많냐고요? 배달앱 시장점유율 56%로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만 살펴볼 때 지난 2015년 월 500만건이던 주문 건수는 지난달 20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는 배달앱. 문득 궁금함이란게 폭발했습니다.

추가 배달료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걸까. 주문에서 결제까지 배달앱에서 ‘한방에’ 해치울까. 그 많은 음식점 가운데 딱 ‘여기야’ 싶은 곳은 어떻게 고를까.

그래서 TAPAS팀은 배달앱 이용자 100명에게서 그 해답을 얻어봤습니다.


■ “택배비는 내면서 배달비는 왜?”


배달 음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에게 최근 떠오른 화두, 바로 ‘배달비’입니다.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반 식당들까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별도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서부터죠.

배달앱 ‘요기요’의 경우 배달비를 받는 음식점이 1년만에 1만4000여개로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치킨집의 배달비 유료화 속도도 빠릅니다. 매출 1위인 교촌은 지난 5월부터 공식적으로 2000원의 배달료를 따로 받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는 업주들의 몸부림이 음식값 상승 효과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TAPAS팀이 배달앱을 사용하는 수도권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배달비 유료화에 대해 부담은 느끼지만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6명 이상이 1000원보다 많은 배달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여기에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배달앱 및 카드 수수료 부담 등의 고통을 업주들에게만 지우지 않고 분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겁니다. 배달비 유료화로 인해 음식의 질과 위생 상태가 크게 향상될 수만 있다면 거리에 비례해 더 많은 배달료도 낼 수 있다는게 응답자들도 다수였고요.

특히, 절반이 넘는 51%가 ‘2000원 이하’, ‘3000원 이하’의 배송비가 적절하다고 답했죠. 많은 사람들이 해당 가격대를 적절하다 여긴 이유가 바로 ‘택배비’와의 형평성이란게 퍽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36%에 이르는 응답자는 1000원도 내기 아깝다거나, 단 한 푼의 돈도 배달비 명목으로 내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그동안 부정적 여론에 올리지 못하던 음식 가격을 최저임금 상승을 빌미로 인상하는 ‘꼼수’를 업주들이 부린다는 거죠.

배송비를 명목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지만, 실제로 배달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이 업주들의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 주문에서 결제까지 …“말 섞을 일 없어요”


결제 방식은 ‘앱에서 결제까지 완료’가 100명 중 61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앱에서 주문 후 배달원에게 카드ㆍ현금 결제’는 21명, ‘업체에 직접 전화주문’은 18명에 그쳤죠.

앱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내는 이용자들은 ‘편리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습니다. 배달원과 마주치거나 시간을 끌 필요 없이 음식만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일부 여성 이용자들의 답변 가운데선 “현장에서 결제하느라 집 문을 열어 놓고 있으면 안이 보이는 것도 찝찝할 때가 있다”, “문을 열지 않고 ‘그냥 놓고 가세요’라 하는 게 편하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과민반응 아니냐고요? 실제로 배달원으로부터 ‘만나자’는 등의 연락을 받은 피해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배달앱들이 지난해부터 ‘고객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고요.


앱에서 주문한 뒤 결제는 현장에서 하는 방식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익숙함’입니다. 카드 정보 등록은 귀찮고, 음식값을 배달원에게 직접 지불하는게 맘 편하다는 겁니다.



사장님 수수료 걱정. 배달앱을 사용하면서도 전화 주문을 하는 이들의 이유입니다. 배달앱마다 차이는 있지만 중개 및 외부 결제로 빠져나가는 수수료는 건당 약 3~5%. 비싼 광고비와 수수료 등 소위 ‘배달앱 갑질’을 성토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것이죠.



■ 가장 중요한 기준은 ‘리뷰’


아무리 집밥 만한 게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배달 음식에서 ‘맛’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배달앱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리얼’ 후기입니다. 


100명 중 60명은 앱에 등록된 음식점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존 고객의 리뷰’를 꼽았습니다. 이어 브랜드(22명), 가격(10명), 오프라인 점포 유무(5명), 할인쿠폰 등의 부가서비스(3명)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뷰를 꼼꼼히 읽어 본다는 다수의 의견은 요즘 배달앱 이용자들은 단순히 한 끼 때울 생각으로 주문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 끼를 시켜 먹더라도 제대로, ‘맛있다’고 검증된 곳에서 먹길 원한다는 거죠. 



귀찮더라도, 습관적으로, 혹은 무조건 리뷰를 챙겨 읽는다는 소비자들에게서 배달 음식을 시킬 때에도 실패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특히 리뷰에 업체 홍보나 악의적 비난이 자주 등장했던 초기와 달리, 요즘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은 사람만 후기를 작성하게 돼 있어 이용자들의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32%는 리뷰보다는 브랜드와 가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랜드를 최우선 기준으로 꼽은 경우 브랜드가 곧 맛을 보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맛에 대한 확신을 다른 소비자의 감상 대신 브랜드 인지도에서 느낀다는 말입니다. 가격을 주요 기준으로 꼽은 응답자들은 최소주문금액과 배달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함께 느껴집니다. 





응답자 절반 이상(55%)이 ‘오프라인 점포 유무’를 배달앱 주문 시 가장 덜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건 달라진 변화입니다.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고스트(ghost) 식당’이 과거엔 비위생적일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시장에서 소외돼 있었지만, 배달앱의 성장과 함께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배달앱도 배달족도 배달원도 진화 중


배달앱의 활성화로 배달음식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간대별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전국 어딜가든 위치 기반 배달 맛집을 고를 수 있게 된 건 반가운 일입니다. 음식이 새지 않도록 특수포장지를 이용하는 등 포장용기도 업그레이드 되면서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것만큼 제대로 된 한 끼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소비자는 어느 때보다 자주, 많이, 심혈을 기울여 배달앱을 이용하죠.


외식업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과 직원 감축에 냉가슴을 앓지만, 배달음식 메뉴 개발이나 배달 전문업체로의 전환 등 배달족의 ‘별’을 얻을 돌파구도 엿보입니다. 배달음식 전문 배달원의 출현과 이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배달앱 시장이 성장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나은정ㆍ신동윤ㆍ이유정 기자/betterj@heraldcorp.com

2018.09.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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