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대사증후군 치유를 위한 ‘저탄소 식단’

[라이프]by 리얼푸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해 전 세계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캠페인이 진행됐다. 음식도 빠질수 없다. 지구와 우리의 건강까지 살리는 음식은 바로 ‘저탄소 식단’ 이다. 이는 탄소배출이 적은 음식을 의미하며, 식품의 생산부터 포장, 가공, 운송, 준비, 음식물쓰레기로부터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식단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쿠킹스튜디오 풀스키친에서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2019 지구의 날, 고기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국고기없는월요일과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풀무원이 후원한 세미나로, ‘대사증후군 치유를 위한 저탄소식단’이란 주제로 강연과 음식 시연이 진행됐다. 

‘2019 지구의 날, 고기없는 월요일 세미나’에서 강연중인 요리의학전문가 라니 폴락 박사 [사진=육성연 기자]

‘2019 지구의 날, 고기없는 월요일 세미나’에서 강연중인 요리의학전문가 라니 폴락 박사 [사진=육성연 기자]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요리의학(Culinary Medicine) 전문가인 라니 폴락(Rani Polak)박사가 초청돼 관심을 끌었다. 그는 미국 하버드의대 생활습관의학 셰프코칭 책임자로, 의사의자 프랑스 요리 학교 ‘꼬르동 블뢰’(Le Cordon Bleu)출신 셰프이기도 하다. 요리의학에 대한 임상적 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요리 훈련을 통해 영양을 증진시키는 셰프코칭 프로그램 (The CHEF Coaching Program)을 주도하고 있다. 이 셰프코칭법은 예일대 예방의학ㆍ내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에서 시행될 정도로 그는 요리의학의 최고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라니폴락이 말하는 요리의학은 “음식이 약이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날 강연에서 라니 폴락 박사는 요리의학에 대해 “환자의 건강이 회복되도록 무엇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교육을 통해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프코칭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음식은 식물성 식품이다. 여기에 ▶야채 섭취의 극대화 ▶설탕, 정제 밀가루 및 트랜스지방 섭취의 최소화 ▶통곡물 섭취와 가공의 최소화라는 조건이 더해진다. 특히 그는 ‘홈 쿠킹’의 효과를 강조한다. 집에서 요리를 하면 채소ㆍ과일의 비율을 늘리고, 식품첨가물이나 오일, 소금, 설탕의 사용을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념 대신 허브나 향신료를 이용하면 음식의 맛을 살리면 쉽다. 라니 폴락 박사는 “가공식품에는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다”며 “영국의 한 조사결과, 평소 가정 요리를 많이 먹을수록 성인병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정 요리의 기대효과는 질병 예방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음식 영양소의 질이 개선되면서 행복증가나 불안감, 우울증이 감소될 수 있으며, 저칼로리 요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울수 있다. 또한 자녀에게 건강한 음식을 가르치는 현장 교육의 기회도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라니 폴락 박사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폴란 (Michael pollan)의 말을 인용하며 “할머니가 권하지 않은 음식은 많이 먹지 말며, 과식하지도 말라”고 권했다.

세미나에서 시연된 저탄소 치유 식단 메뉴들[사진=한국고기없는월요일]

세미나에서 시연된 저탄소 치유 식단 메뉴들[사진=한국고기없는월요일]

이현주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의 강연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저탄소 식단의 실천을 위해 “동물성 대신 식물성 단백질, 유기농으로 생산된 제철 먹거리,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동거리가 짧은 지역먹거리의 선택”을 강조했다. 산업생태학저널에 실린 연구(2014)에 따르면 ‘소고기브리또’ 1인분의 온실가스 배출량(gO2eq. 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CO2로 환산한 단위)은 2257인 반면 ‘야채브리또’는 501에 불과하다. 동일한 메뉴에서 식재료를 야채로 바꾸기만 해도 온실가스를 4~5배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전 세계 과학자 37명이 최근 발표한 ‘인류세 식단’을 언급하며 “개인의 삶과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성의 해답은 식물성기반 식품에 있다”고 했다. 인류세 식단은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는 반면 육류는 절반 가량 줄일 것을 권한다. 

<br />출처: 산업생태학저널(Journal of Industrial Ecology)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br />


출처: 산업생태학저널(Journal of Industrial Ecology)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

<br />출처: 산업생태학저널(Journal of Industrial Ecology)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


출처: 산업생태학저널(Journal of Industrial Ecology)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

저탄소 식단은 개인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한약사이기도 한 이 대표는 “서울시민의 69.7%(2018 서울시 통계)가 대사증후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며 “환자에게 약만 처방하면 또다시 찾아오지만 음식을 바꿔주면 삶의 질이 변화되면서 치료에도 도움된다”고 전했다.


저탄소 식단은 조리과정과 종류별 섭취 비율에도 신경써야 한다. 먼저 식물성 재료는 오일과 설탕, 소금의 양을 줄여서 요리하고, ‘오색ㆍ오미’를 갖춰 한 끼를 구성한다. 이 대표는 “신맛ㆍ짠맛ㆍ쓴맛ㆍ매운맛ㆍ단맛을 다 느끼면 만족감이 훨씬 높아진다”며 “단 맛을 무조건 절제하는 것보다 천연 단 맛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적게 먹거나 많이 먹으면 좋은 음식들도 소개됐다. ‘적게 먹을수록 좋은 음식’으로는 육류와 기름에 튀긴 음식, 유제품, 가공품, 탄산음료, 정제 탄수화물이며, ‘적당량 먹으면 좋은 음식’에는 견과류와 씨앗이 있다. 통곡류와 채소류, 통째로 먹는 과일, 해조류, 물은 ‘적극적으로 먹어야 좋은 음식’에 속한다.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제공]

이 대표는 저탄소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선택하는 먹거리는 모두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고 했다. 지구에 얼마나 큰 발자국을 남기느냐는 매순간 우리 선택의 몫이다.


gorgeous@heraldcorp.com

2019.04.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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