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품종쌀, 일본쌀과 맛 대결 한다면…

[라이프]by 리얼푸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몇달 전 한 식품업체가 홈페이지에 “일본산 쌀은 사용한 적이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번지자 스낵제품의 원산지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정부기관은 국내산 품종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하며 국내 쌀 산업이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일본 품종을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목표로 지역별 쌀 브랜드의 육성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 쌀 품종들은 품질이나 생산성, 가격경쟁에서 일본 품종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쌀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이 현재까지 개발한 쌀 품종은 모두 285개 품종이다. 일본보다는 뒤늦게 맛있는 쌀 개발에 나섰지만 발전 속도는 빨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70년대 식량난 해소를 위한 통일벼가 보급된 후 밥맛이 떨어지면서 일본 품종이 더 맛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하지만 이후에는 밥맛 좋은 우수 품종들이 많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블라인드테스트에서 국내 고품질 쌀은 일본 품종에 비해 밥맛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2017년 개발된 ‘해들’ 은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밥맛과 재배 안정성을 인정받아 ‘최고품질 벼’로 선정된 품종이다. 소비자 밥맛평가단이 식미검정을 진행한 결과, 평가단의 48%가 ‘해들’의 밥맛을 최고로 평가했다. 반면 ‘고시히카리’를 선택한 이들은 29%에 그쳤다. 국산품종이 일본산보다 한 수 위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일본이 개발한 고시히카리는 병충해에 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동북아를 대표하는 ‘맛있는 쌀’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고시히카리나 아키바레는 비싸지만 ‘맛있다’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해들뿐 아니라 ‘영호진미’도 고시히카리와의 대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와 외식컨설턴트, 한정식 전문점 대표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난해 블라인드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영호진미는 모양과 냄새·맛 등 밥맛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고시히카리보다 월등한 점수를 얻었다. 학생들의 입맛에도 국내산 고품질 품종은 합격점을 받았다. 전북지역 중고등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식미검정테스트(2017)에서 학생의 68%는 씹힙성, 밥맛 등의 평가를 통해 ‘신동진’ 품종이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혼합쌀보다 맛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농촌진흥청이 최고품질 쌀로 개발한 18개 품종에는 ‘하이아미’나 ‘삼광’, ‘해품’, ‘해담쌀’, ‘진수미’, ‘예찬’ 등이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나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이제 쌀은 가격보다 밥맛· 기능성이 더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됐다. 특히 밥보다 밀가루를 더 많이 소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건강 기능성을 강화하고 가공성을 높인 품종도 다양해졌다. ‘영안벼’는 어린이 성장 발달에 도움을 주는 라이신이 풍부하며, ‘도담쌀’은 저항전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용으로 제격이다. 저글루테린으로 신장병 환자식에 좋은 ‘건양미’도 있다. 살빵이나 쌀과자 등 가공식품에 적합한 품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가격도 일본품종에 비해 저렴하다. 또한 지역 특성을 감안해서 개발됐기 때문에 재배가 용이하다는 것이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남은 과제는 소비자의 기존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일본 품종이 더 맛있고 고품질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알고보면 더 맛이 뛰어난 국내 쌀 품종들이 다양하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2019.11.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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