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되다!

[컬처]by 예술의전당

콩쿠르! 이 얼마나 떨리는 이름인가. 평소에는 연주를 잘하다가도 콩쿠르에 만 나가면 낙방하는 연주자가 있는 반면 콩쿠르 무대에만 서면 기량을 십분 발휘해 상을 거머쥐는 연주자도 있다. 그래서 실수 없이 깨끗하게 잘 치는 연 주자를 가리켜 ‘콩쿠르형 아티스트(연주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 로 등장하고 명멸하는 수많은 젊은 음악가들 가운데 훌륭한 음악가를 골라내 는 가장 공정한 방법 역시 콩쿠르이니, 콩쿠르는 분더킨트(음악, 문학 등 예 술계의 조숙한 신동)로 어린 나이에 떠오른 키신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연주 자에게는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 한 셀러브리티인 랑랑조차 차이콥스키 영 콩쿠르 출신이라는 것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어 표현인 콩쿠르를 많이 쓰지만 사실 국 제적으로는 영어식 표현인 컴피티션Competition을 더 많이 쓴다. 차이콥스 키도 컴피티션, 퀸 엘리자베스도 컴피티션, 이제 콩쿠르는 한국어 사전에 올 려도 좋을 만한 경선, 선발대회를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올해는 세계 음악계에서 매우 중요한 콩쿠르가 두 개나 연이어 열리는 해다. 지난 7월에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 르가 열렸고 지난 4월 1차 예선을 거쳐 오는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쇼팽 콩쿠르도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콩쿠르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같은 매머드급에서 쇼팽의 피아노 음악 하나만을 계속 연주하고 듣게 되는 단일 종 목 콩쿠르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콩쿠르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클래식 음악계의 올림픽, 차이콥스키 콩쿠르

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개막행사

1958년 모스크바에서 시작된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니키타 흐루쇼프가 총리 로 있을 때 창설되어 첫 회부터 미국 청년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이 우승함으 로써 동서 화합의 상징이 되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시작했으며 1962 년 2회 때부터 첼로 부문이 포함되었다. 성악 부문은 3회 때인 1966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15회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을 연상케 할 만큼 가장 큰 규모로 펼쳐지는 콩쿠르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처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한 번에 피아노, 바이올 린, 첼로, 성악에 이르는 여러 장르를 모두 올림픽처럼 치르는 콩쿠르는 유 례가 없다. 이번 15회 대회의 조직위원장도 러시아 문화부장관이 맡아 위 상을 높였다. 올림픽처럼 이 대회도 금, 은, 동메달로 순위를 가르는 것이 특징이다. 피아노와 첼로 부문은 물론 성악까지 한국인 예술가들도 승전보 를 자주 전한 콩쿠르다. 2007년에 백건우와 김남윤이 각각 피아노와 바이 올린 부문을 맡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최초의 한국 심사위원이었다. 마린스 키와 뮌헨 필의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 콩쿠르를 14회 대회부터 맡 은 후 수상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게 하는 프로그램 을 운영 중이다.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역대 주요 수상자

피아노 부문

반 클라이번,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엘리소 비르살 라제, 그리고리 소콜로프,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 존 릴,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정명훈(1974년 2위), 미하 일 플레트뇨프, 파스칼 드봐이용, 니콜라이 데미덴코, 피터 도노호, 배리 더글라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케빈 케너, 니콜라이 루간스키, 바딤 루덴코, 백혜선 (1994년 공동 3위), 데니스 마추예프, 프레디 켐프, 우 에하라 아야코(2002년 1위), 미로슬라브 꿀띠쉐프, 알 렉산드르 루뱐체프, 다닐 트리포노프(2011년 1위), 손 열음(2011년 2위), 조성진(2011년 3위), 2015년 드미 트리 마슬레예프(2015년 1위), 조지 리(2015년 2위), 루카스 게뉴서스(2015년 2위)

 

바이올린 부문

빅토르 트레차코프(1966년), 기돈 크레머,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빅토리아 뮬로바, 막심 페도토프, 스와나 이 아키코, 제니퍼 고(1994년 공동 2위) 카미오 마유 코, 이지혜(2011년 3위)


첼로 부문

나탈리아 샤홉스카야, 나탈리아 구트만, 다비드 게링 가스, 보리스 페르가멘쉬코프, 안토니오 메너시스


성악 부문

엘레나 오브리스초바, 류드밀라 남, 에바 포들레스, 돌 로라 자지크, 마리아 굴레기나, 데보라 보이트, 히블 라 게르즈마바, 서선영(2011년 1위) 블라디미르 아틀 란토프, 예브게니 네스테렌코, 주라브 소트킬라바, 파 타 부르출라제, 게감 그리고리안, 블라디미르 체르노 프, 최현수(1990년 1위), 김동섭(2002년 3위), 박종민 (2011년 1위), 아린운바타르 가반바타르(2015년 1위, 그랑프리), 유한승(2015년 3위)

벨기에 여왕의 이름을 따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동부 유럽을 대표하는 콩쿠르가 차이콥스키라면 서유럽에서 가장 크고 유명 한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다. 매년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작곡 등 분야를 달리해서 콩쿠르가 펼쳐지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여왕의 이름을 그대로 쓸 만큼 벨기에의 전국가적인 행사다. 1937년에 벨기에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가 처음 이 콩쿠르를 주창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는 이 대회의 창설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뜻을 받든 친구들과 예 술 후원자들이 1937년 바이올린 콩쿠르로 시작했고 1938년에는 피아노 부 문이 열렸는데 처음 두 해에는 이름이 이자이 콩쿠르였다. 1951년부터는 후 원자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름을 딴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1958년에 작 곡, 1988년에는 성악 콩쿠르가 시작되었다. 3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피아 노, 성악, 바이올린 부문이 열리게 된 것은 2007년부터의 일이다. 2015년 바 이올린, 2016년 피아노 부문이 열리고, 2017년엔 이 콩쿠르 사상 최초로 첼 로 콩쿠르가 열리게 된다. 성악 부문은 2018년에 열리는데 대신 작곡 부문은 더 이상 개최하지 않게 되었다. 창설되었을 때부터 이미 퀸 엘리자베스는 가 장 도전적이고 권위 있는 콩쿠르로 자리매김했는데, 첫해 바이올린 우승자가 러시아의 다비트 오이스트라흐였고 1938년 피아노 콩쿠르에서는 피아니스트 에밀 길렐스였으니 그 권위는 가히 최고라고 하겠다. 그 외 바이올린 부문에서 레오니드 코간(1951년 1위), 하이메 라레도(1959년 1위), 재미있게도 1967년에는 천하의 기돈 크레머가 3위를 차지했 다. 1976년에는 강동석이 3위를, 1985년에는 故 배익환이 2 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신현수(지아)가 3위를 차지했다. 2015년 드디어 한국 바이올린계는 우승자 임지영을 배출하며 한국 현악부문 최초 1위 수상의 쾌거를 거뒀다. 스승인 바이올 리니스트 김남윤 교수도 숙원을 이루게 되었다. 피아노 부문은 1회의 에밀 길렐스에 이어 1952년 레온 플라이셔 1위, 1956 년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1위, 1972년 발레리 아파니시예프 1위, 1991년 프랑크 브랄레 1위, 1995년 박종화 5위, 2003 년에는 임동혁이 3위를 수상했으나 결과에 불복, 수상을 거부 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임효선이 5위, 2010년에 데니스 코 츠킨이 1위, 김태형이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1988년부터 시 작된 성악 부문과 작곡 부문에서도 다수의 한국인 수상자를 배 출하며 한국과는 매우 깊은 인연을 지닌 콩쿠르가 되었다. 상금도 가장 커서 2만5천 유로를 수여하며 부상으로 다양한 콘서트 기회와 함께 CD 레코딩까지 해준다. 늘 미디어에 큰 관심을 갖고 첫 회부터 라디오로 생중계를 해온 퀸 엘리자베스는 1960 년대부터 벨기에 TV로 일찌감치 실황 중계를 해왔으며, 가장 먼저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해 폐쇄적이던 전 세계 콩쿠르 문화를 바꿨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인터넷 생중계가 인기를 끌자 여기에 자극받은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도 중계를 하기 시작해 요즘은 이 세 개의 콩쿠르가 모두 인터넷 중계를 하며 국제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 쿠르 폐인, 쇼팽 콩쿠르 폐인’ 같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유럽에 서 열리는 이 대회들을 직접 안방에서 지켜보며 스스로 심사위원이 되어 보는 열혈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역대 주요 수상자

바이올린 부문

바딤 레핀(1989년 1위), 스와나이 아키코(1989년 2 위), 니콜라이 즈나이더(1997년 1위), 바이바 스크리 데(2001년 1위),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5년 1위), 레이 첸(2009년 1위)


피아노 부문

에밀 길렐스(1938년 1위), 레온 플라이셔(1952년 1 위),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1956년 1위), 발레리 아 파니시예프(1972년 1위), 프랑크 브랄레(1991년 1 위), 박종화(1995년 5위), 임동혁(2003년 3위 수상거 부), 임효선(2007년 5위), 데니스 코츠킨(2010년 1위), 김태형(2010년 5위)


성악 부문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가야르도 도마스(1992년 5위), 소프라노 홍혜란(2011년 1위), 소프라노 황수미(2014 년 1위), 소프라노 박혜상(2014년 5위)


작곡 부문

조은화(2008년 1위), 전민재(2009년 1위)

쇼팽의 피아노곡만으로 겨룬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들

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제16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 연주회에서 인사하는 폴란드 대통령

단일 분야 최고 권위의 콩쿠르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펼쳐지 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다. 무려 1927년에 처음 시작되었 고 1955년부터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콩쿠르는 오로지 쇼팽의 곡만을 다루는 특별한 콩쿠르다. 1980년 10회 대회 때 개성 넘치는 이보 포고렐리치의 연주를 놓고 심사위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려 결국 포고렐리치가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자 마 르타 아르헤리치가 심사위원을 사임하고 퇴장한 유명한 일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에는 쇼팽 콩쿠르의 1965년 우승자이자 심사위원을 역임 한 건반 위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오프닝 연주를 시작으 로 23일 갈라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20여 일에 이르는 대장정이 펼쳐진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팬들이 새로운 스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콩쿠르로, 피아니스트들에겐 꿈의 콩쿠르다. 피아니스트 강충모가 2005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한국 연주자들만 해도 아홉 명에 이른다. 안수정, 조성진, 한지호, 가주연, 김홍기, 김수연, 김예담, 문지 영, 박진형이 바로 그들이다. 또한 폴란드와 중국이 각각 열다섯 명, 일본이 열두 명 그리고 러시아가 일곱 명의 결선 진출자를 보유하고 있다.

빛나는 명예 실력파 연주자의 날개가

쇼팽 콩쿠르가 열리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대 주요 수상자

레프 오보린(1927년 1위), 벨라 다비도비치, 아담 하 라셰비치,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푸 총, 마우리치오 폴리니, 개릭 올슨, 우치다 미츠코, 표트르 팔레츠니, 크리스티안 짐머만, 당 타이 손, 스타니슬라프 부닌, 케빈 케너, 가브리엘라 몬테로, 윤디 리, 라파우 블레 하츠(2005년 1위), 임동민 임동혁 형제(2005년 공동 3위), 율리아나 아브제예바(2010년 1위), 루카스 게뉴 샤스, 잉골프 분더, 다닐 트리포노프

우리에겐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006년에 우승을 차지해서 널리 알려진 리즈 콩쿠르도 매우 전통 있고 유명한 피아노 콩쿠르로 1961년에 처음 열렸다.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피아노 콩쿠르 는 머레이 페라이어, 라두 루푸, 드미트리 알렉세예프를 우승자 로 배출했고 안드라스 쉬프, 우치다 미츠코, 피터 도노호는 파이 널리스트였다. 김선욱이 우승한 2006년의 파이널리스트들도 훌 륭해서 3위에 러시아의 데니스 코츠킨, 4위에 시헹 송, 5위에 김 성훈 등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을 결선 진출자로 보유한 해였다. 30세 미만이 참가할 수 있는 이 콩쿠르는 2013년에 50주년을 맞 았고 올해에는 8월 26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린다.


성악 콩쿠르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비냐스, 이탈리아의 비옷 티Viotti, 베르디의 고향 부세토에서 열리는 베르디 부세토 콩쿠 르 그리고 미국 최고의 오페라 파워하우스인 메트로폴리탄 오페 라에서 펼쳐지는 메트 오디션을 꼽을 수 있다.


1963년 카탈루냐 출신 바그너 테너 프란치스코 비냐스를 기리기 위해 시 작된 비냐스 콩쿠르는 올해로 53회를 맞았으며 International singing contest Francisco Vinãs를 공식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페라, 오라 토리오, 리트의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콩쿠르다. 매년 열리는 이 콩쿠르를 위 해 전 세계의 성악도들이 바르셀로나의 리세우 극장으로 몰려드는데 마드리 드 테아트로 레알, 파리 오페라,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 가든, 슈타 츠오퍼 베를린, 밀라노 라 스칼라, 뉴욕 메트 오페라, L.A 오페라, 샌프란 시스코 오페라, 베이징 국가대극원과 최초로 참여하는 모스크바 볼쇼이 오페 라 등 각국의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지역 예선이 치러질 정도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콩쿠르다. 결선은 매년 1월 리세우 극장에서 열리는데 파이널 콘 서트와 함께 우승자가 가려진다. 2016년 2월에는 마드리드 테아트로 레알에 서도 수상자 콘서트가 열린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열리는 비옷티 콩쿠르 는 격년제로 시행하는데 올해에는 피아노, 내년에는 성악 콩쿠르를 10월 중 순에 개최한다. 1위에게는 1만5천 유로를 상금으로 수여하는데 피아노 부문 에서는 손열음이 수상한 바 있고 2014년 성악 부문에서 테너 김요한이 2위 를, 베이스 이승원이 청중상을 받은 바 있다. 이탈리아 성악 콩쿠르에서는 역 시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이 대대로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때 한국 출신 성 악가들이 상을 휩쓴다며 출전을 금지시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취했 을 정도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53회 부세토 베르디 콩쿠르에서는 테너 이 범주가 2등을 차지했다.

도밍고의 지휘에 노래하라, 오페랄리아 콩쿠르

성악 쪽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콩쿠르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오페랄리아 Operalia다. 국제 성악계의 거목 플라시도 도밍고가 1993년부터 개최국을 바꿔가며 유서 깊은 장소에서 여는 이 콩쿠르의 제1회 수상자가 바로 남자 부 문 1위 베이스 연광철과 여자 부문 1위 인바 뮬라와 소프라노 니나 슈템메였 다. 또 세계 오페라계에서 현재 활약하는 테너 조셉 칼레야, 주세페 필라노 티, 롤란도 비야손, 호세 쿠라,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 도나토, 아나 마리 아 마르티네스 등을 발굴해냈다. 오페랄리아는 파리를 본거지로 하지만 매 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18세에서 32세까지 참가할 수 있다. 콩쿠 르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데 상은 남녀 따로 시상한다. 1년에 8백에서 1천 명 에 이르는 신청자들이 몰리는데 세계 곳곳에서 콩쿠르를 거친 40명의 출전 자만이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도밍고가 이 오페랄리아를 이끌 고 있지만 심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오페라 현장에 있는 세계 주 요 열 개의 오페라 극장 디렉터들이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심사를 하고 있다. 파이널에는 결국 다섯 명만 올라가게 되는데 도밍고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와 결선곡을 부르게 된다. 세계 오페라계를 주름잡고 있는 성악가와 한국의 명가수들이 망라되어 있을 정도로 오페랄리아는 최고 신인 발굴의 산실이 되 었다. 2013년 베로나에서 열린 오페랄리아 출신 기념 도밍고 갈라 콘서트를 보면 도밍고가 이 콩쿠르 출신 아티스트들을 좋은 커리어를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매년 열리는 이 콩쿠르는 2014년에는 LA 오페라에서 그리고 얼마 전인 7월에는 런던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도밍 고가 그저 신인을 배출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도와 주는 점이 다른 콩쿠르와 확연히 다른 점이다. 다른 콩쿠르와 달리 매년 열리 기 때문에 플라시도 도밍고가 성악계에 힘을 갖고 이 콩쿠르를 유치하는 한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페랄리아 콩쿠르 역대 주요 수상자

테너 호세 쿠라(1994년 1위), 소프라노 김성은(1995 년 1위), 바리톤 서정학(1997년 2위), 조이스 디도나 토(1998년 2위), 테너 배재철(1998년 쿨투어 아르테 상), 바리톤 뤼도빅 테지에르(2위), 주세페 필라노티, 롤란도 비야손(1999년 2위), 후이 헤(2000년 2위), 바 리톤 강형규(2001년 2위), 테너 김재형(2002년 사르 수엘라 상), 테너 김우경(2004년 1위), 이리나 룽구 (2004년 쿨투어 아르테 상), 바리톤 심인성(2004년 사르수엘라 상), 올가 페테짜트코(2007년 2위), 바리 톤 양태중(2007년 1위), 스테판 포프(2010년 1위와 청중상), 손냐 욘체바(2010년 1위), 프리티 옌데(2011 년 1위), 테너 이재식(2011년 3위), 소프라노 유콴춘 (2012년 2위), 아오 리(2013년 1위), 소프라노 장혜 지(2013년 사르수엘라 상), 소프라노 박혜상(2015년 사르수엘라 상

메트 오페라의 신인 선발대회는 컴피티션이라는 이름대신 Metropolitan Opera National Council Auditions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독특하 다. 1954년에 처음 메트에서 만들어진 이 오디션은 새로운 오페라 가수를 발굴하고 돕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열네 개의 지역 예선을 거쳐야 한다. 메트 내셔널 카운슬 오디션의 모습을 담은 'The Audition'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 성악 콩쿠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메트 오페라 신인 선발대회 역대 주요 수상자

메조소프라노 페레데리카 폰 슈타데, 베이스 후스티 노 디아스, 제시 노만(이상 1960년대), 빈슨 콜(1970 년대), 토마스 햄슨, 홍혜경, 실비아 맥네어, 해롤린 블 랙웰, 데보라 보이트, 르네 플레밍, 수잔 그래험, 벤 헤프너, 소프라노 박미혜(1980년대), 신영옥(1990년), 소프라노 조유미(1992년), 테너 최승원(1993년), 소프 라노 김수정(1995년), 서정학(1996년), 브라이언 아사 와, 노라 암셀렘, 스테파니 블라이트, 네이선 건, 손드 라 라드바놉스키, 에릭 오웬스, 소프라노 이승은(2009 년), 바리톤 아오 리(2010년대)

첼로 부문 콩쿠르로는 장한나가 1위를 차지해 잘 알려진 로스트로포비치 콩쿠 르가 재정난으로 곧 문을 닫을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져온다. 미국에서는 백 건우가 우승을 차지한 나움버그 콩쿠르의 규모가 가장 큰데 올해에는 10월 13 일부터 18일까지 뉴욕에서 첼로 부문이 열린다. 유럽 쪽에서는 러시아의 차이 콥스키, 폴란드의 루토스와프스키, 요즘에는 엠마누엘 포이어만 콩쿠르가 인정받고 있다. 프로그램이 많고 어려워서 첼리스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콩쿠 르로는 파올로 국제 콩쿠르가 있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신인 등용문인 국제 콩쿠르. 하지만 콩쿠르 수상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수상 이후에도 명멸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보면서 이후 얼마나 자신을 갈고닦아 위대한 예술가가 되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글 장일범 (음악평론가, KBS클래식 FM MC)

 

위 글은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15년 9월호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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