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기획공연·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컬처]by 예술의전당

2020년 새롭게 펼쳐질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광장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0년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광장이 되려 합니다. 예술의 문턱을 조금 더 낮추고 보다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여러분과 만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2020년 예술의전당 주요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예술의전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콘서트 오페라

지휘 에블리노 피도

2013년부터 시작한 예술의전당 콘서트 오페라는 국내에 콘서트 오페라의 붐을 일으킨 주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은 2019년 푸치니의 <토스카>에 이어 2020년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선보입니다.

(좌) 소프라노 제시카 프랫 ⓒAlessandro Moggi (우) 테너 정호윤

벨칸토 오페라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한마디로 절절한 비극입니다. 주인공인 루치아가 무려 20분 동안 혼자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이 압권이죠. 하얀 드레스에 짙게 밴 검붉은 피처럼 루치아의 사랑과 고통이 처절하게 느껴집니다. 루치아는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하는, 그러나 성공하기 어려운 배역 중 하나입니다. 예술의전당은 특별히 이 공연을 위해 전 세계 오페라극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루치아 전문 소프라노 제시카 프랫을 어렵게 초청했습니다. 또 이 공연의 지휘는 에블리노 피도가 맡을 예정인데요, 그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벨칸토 오페라 전문 지휘자입니다. 루치아의 연인 에드가르도는 한국이 자랑하는 리릭 테너 정호윤이 노래합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노련한 반주와 조연들의 탄탄한 앙상블도 놓칠 수 없는 감상 포인트입니다.


쇼케이스로 만날 수 있는 국민 오페라 <춘향전>도 추천 드립니다.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 없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그렇다면 원작을 재미있게 변형한 오페라 <춘향전>은 어떨까요? 우리 정서를 우리말로 노래하고 친절하게 한글자막까지 곁들인다면? 청소년과 일반 시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곡을 쓰고 대본을 다듬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예술의전당 대표 브랜드 공연

<교향악축제>는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을 초청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와 떠오르는 아시아의 신예 교향악단인 베트남국립교향악단이 참가합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내 16개 교향악단과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쟁쟁한 한국인 협연자도 4월 내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짙은 우면산 아래 풀벌레 소리 들리는 늦여름 밤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으신가요? 그럼 무료 야외 콘서트 <가곡의 밤>을 추천합니다. 뜨거웠던 한낮의 해가 지면 제법 선선한 산들바람이 객석을 감싸며 어디선가 낯익은 우리 가곡이 흘러나옵니다. 전 국민 애창곡을 함께 따라 부르는 순서에서는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 되는 일체감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곡의 밤>

미래의 거장들을 미리 만나보는 <대학오케스트라축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기획자로서 무대 뒤에서 연주자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벅찬 눈물을 흘리는 순간을 함께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중이 열렬한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는 객석 현장의 열기를 바라보면서 새삼 이 축제의 존재 의미를 느낍니다. 최고의 연주력에는 조금 못 미치더라도 대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집중력은 감히 최고라고 말씀드립니다. 올해도 공연장에 오셔서 미래의 거장들에게 따듯한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가치 있는 콘서트

<11시 콘서트>

마티네 콘서트의 원조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입니다. 물론 국내에 더 역사 깊은 오전 음악회도 있지만 ‘목요일 오전11시’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11시 콘서트>입니다. 그렇다면 <11시 콘서트>의 심화 과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토요일 오전 11시에 만나는 <토요콘서트>입니다. 오랜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연주가 끝나면 근처에 있는 근사한 카페 모차르트 502나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상의 소중함을 나눠보세요.


영화관보다 저렴한 전석 1만 원짜리 음악회를 아시나요?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열리는 <아티스트 라운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 시간 동안 음향 좋은 IBK챔버홀에서 출연자들의 친절한 설명과 생생한 연주를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어 그동안 수많은 관객이 매진 행렬에 동참하셨습니다. 매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고르는 재미도 있답니다.

지속 가능한 작품을 위한 예술의전당의 창작키움프로젝트

연극 <짬뽕>

제목부터 희화적인 연극 <짬뽕>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술의전당이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창작키움프로젝트’는 대학로나 민간 연극계에서 애써 만들었지만 재공연하기 어려웠던 우수한 창작연극을 예술의전당이 발굴해 업그레이드시키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짬뽕>은 <늙은 부부이야기>, <여자만세2>에 이은 그 세 번째 작품으로, 중국요리집에서 벌어지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휴먼코미디로 기상천외한 위트 속에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좌) 연극 <에스메의 여름> (우) 연극 <강아지똥>

어린이 연극 세 편도 소개합니다. 한여름 문화예술 피서지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만 한 곳이 없지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은 2001년 초연 이후 수많은 국내 공연과 영국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일본·싱가포르·케냐·인도 등 해외공연을 통해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2020년 제작 20주년을 기념해 대폭 수정한 버전으로 여러분께 돌아옵니다. <에스메의 여름>은 상실을 깨닫게 하는 성장극으로, 그림자와 샌드아트를 활용한 다양한 미적 장치로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입니다. <네, 네, 네>는 한국과 스웨덴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공동 제작하는 넌버벌 공연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입니다.

특별한 날엔 특별한 선물을, 예술의전당의 ‘스페셜 데이 콘서트’

소프라노 조수미

여러분은 밸런타인데이, 어버이날, 보훈의 달, 10월의 마지막 밤, 크리스마스, 제야에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고 계시나요? 연인과 부모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특별한 날을 뜻깊게 보낼 수 있는 스페셜 데이 콘서트를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요? JTBC <팬텀싱어>를 통해 국민 아이돌로 떠오른 남성 중창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와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출연하는 <밸런타인 콘서트>, 슈퍼스타 소프라노 조수미의 <어버이날 콘서트>, 콧수염이 멋진 바리톤 김동규의 트레이드마크 <10월의 마지막 밤> 등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와 예술의전당의 스테디셀러인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연말 대표 공연입니다. 국립발레단의 스타 무용수들이 모두 출연해 화려한 군무를 생생하게 보여드립니다. 제야의 카운트다운과 새해의 순간을 화려한 불꽃놀이로 수놓는 <제야음악회>도 명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새로운 시작을 예술의전당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더욱 새롭고 의미 있는 2020년 기획 전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비롯해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설레는 마음으로 더욱 새롭고 의미 있는 2020년 기획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2020년의 시작은 1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네에서 세잔까지 :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1.17~4.19)으로 기획 전시의 문을 엽니다. 모네, 고갱, 드가, 르누아르, 세잔까지 인상파 거장을 망라하는 이번 전시는 국내에는 처음 공개되는 인상파 작품 106점이 소개됩니다. 특히 모네가 말년에 지베르니(Giverny)에 집을 짓고 일본식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제작한 <수련 연못(Pondwith Water Lilies)>(1907)은 주변 풍경을 모두 생략하고 연못의 일부만 보여주는데도 여전히 수련의 형태와 연못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은 캔버스의 사면으로 뻗고, 수련잎만 앞을 향해 있으며, 물의 고요한 표면에 구름, 하늘 그리고 나무가 반사해 연못 가장자리에 보입니다.


세잔은 모네의 빛의 인상이 주는 생생한 효과에 그치지 않고 평범한 강가의 시골집을 그렸습니다. 전통 방식인 가시적 원근법의 묘사를 넘어, 그리고 빛의 인상에 집착하는 인상주의의 순간성을 넘어, 사물의 본질을 구축적으로 그려 현대미술의 물꼬를 튼 작품입니다. 두 작품을 간단히 비교했지만 르네상스 이후 원근법에 대한 고정적 시각을 뒤집는 획기적 변화가 차례대로 일어난 것입니다. 인상주의에서 후기인상주의까지를 망라하는 <모네에서 세잔까지> 전시를 편안하게 느낀다면 이미 우리는 근대적 감각 속에 들어서 있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같은 시기에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 한국전>(1.18~3.15)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 한국전>은 2019년 6월에 중국 국가미술관에서 전시되었고, 무려 중국인 관람객 29만 9,034명이 관람했습니다. 이 전시를 계기로 한국의 과천 추사박물관, 예산 추사기념관, 제주 추사관 그리고 서울서예박물관이 추사문화 중흥을 위한 MOU도 맺었습니다. 2020년은 전국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추사를 조망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봄과 함께 찾아온 빛과 축제로 물든 전시

<201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 원화전> 선정 작품

요즈음 한국 작가를 보고 싶다면 프랑스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리는 현대 작가 김은중의 <빛의 화가, 김은중전>(3.15~4.5)을 3월에 만날 수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은 그의 평생에 걸친 회화적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4월에는 볼로냐 그림 동화 원화전이 기다립니다. 아시아 투어를 하고 있는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 원화전>(2.6~4.23)은 일본, 중국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열립니다. 2019년 다섯 명의 국제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70여 개국 3,000명이 넘는 아티스트 중 최종 선정된 76명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5월에는 조선일보와 함께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한글문화 특별전 <ㄱ의 순간>(5.15~8.23)이 펼쳐집니다. <ㄱ의 순간>은 한글 창제가 단지 세종에 의한 문자 창제만이 아니라 음성을 문자로 그려내는 인류 문화의 새로운 혁명이었음을 알리는 전시이며, 인간의 감성이 문화적 기호로 변용되는 순간에 착안해 회화, 설치, 조각, 영상, 하이테크, 가무에 이르기까지 모든 창작의 순간 앞에 선 오늘날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됩니다.


5월은 축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전시에서도 <대한민국 국제포토페스티벌>(5.19~5.24), <에이앤씨 아트페스티벌>(5.21~5.26), <디자인 아트페어>(5.29~6.20), <국제조각 페스타>(5.30~6.7)가 축제의 행렬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대중 블록버스터 전시와 거장들이 펼치는 전시의 향연

여름방학에는 그림자처럼 떠오르는 영상을 빛으로 그리는 일본의 전통 회화 카게에(影畵, 그림자 회화)의 거장이 펼치는 <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_빛과 그림자의 판타지>展(6.25~9.20)이 예정되어 있으며, <피노키오 예술 여행>展(6.26~ 10.4)은 「피노키오」라는 친숙한 동화가 엮어낸 다양한 해석과 매체 속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한편 <라울 뒤피 : 장미빛 인생>展(7.2~10.4)에는 명랑하고 경쾌한 바캉스의 리듬이 흐르고, 언론·예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2020 퓰리처상 사진>展(7.2~10.18)은 오늘날 동시대 세계의 이슈가 어디에 집중되는지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10월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청년 작가 중 심사를 거쳐 선발된 청년 작가들이 <생애 최초의 전시를 여는 젊은 작가>展(10.30~11.12)을 선보입니다. 한국 목판화가 만들어온 새로운 세상을 조망하는 <목판화, 새로운 세상>展(10.24~11.15)도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제는 서예의 내일을 전망하는 가장 큰 축제로 자리매김한 <2020 SACCalliFe 예술의전당 서예축제>(10.24~12.13)도 더욱 새로운 서예의 미래를 가다듬고 있습니다.


경자년이 저무는 12월에는 올해로 84세를 맞이하지만 미니스커트에 단발머리, 낡은 운동화를 싣고 다니며 천진한 동화적 감성을 작품화하는 영국 켄트 출신 여성 작가 <노년의 Swagger 로즈와일리>展(12.4~2021.3.28), 독일의 곰돌이 젤리 디자인이 세계적 명성을 만들기까지 하리보사가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주최하는 디자인전(12.13~2021.3.14), 마티스에서 뭉크까지 명작을 소개하는 <쁘띠뮤즈 : 마티스 to 뭉크>展(12.17~2021.4.4)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한 해는 마감되지만 전시의 밀물은 마감이 없습니다.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중국 국가미술관이 예술의전당과 공동 주최하는 우창숴, 쉬베이훙, 치바이스, 장다첸, 리커란 등 <중국 현대를 만든 서화의 거장>展(12.18~2021.2.28)이 또 다른 새해를 열어줄 것입니다.


글 박상훈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 채홍기 예술의전당 미술부·서예부장


위 글은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20년 1월호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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