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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뉴스가 된 영화 vs 뉴스를 그린 영화

bySBS funE

뉴스가 된 영화 vs 뉴스를 그린 영

'연애의 목적', '소원', '공정사회', '부러진 화살',

 

최근 사회면을 장식한 뉴스와 함께 소환된 영화 제목이다. 이 작품은 현재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2년 전 개봉한 '옛날 영화'다. IPTV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이 뜬금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유는 뭘까.

 

예술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건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종합 예술인 영화 역시 현실을 거울삼은 이야기를 자주 선보인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범죄 사건은 영화의 주요한 소재가 됐다.

 

최근 주목받은 옛날 영화 중에서는 뉴스를 그린 영화도 있었고, 뉴스가 영화와 닮아 화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어떤 측면에서 보든 영화와 사건을 동시에 곱씹을 수 있는 흥미로운 재조명인 것은 분명하다.

한샘 성폭행 사건과 닮았다?…'연애의 목적'

뉴스가 된 영화 vs 뉴스를 그린 영

2005년 개봉한 '연애의 목적'은 박해일과 강혜정이 주연을,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다. 홍(강혜정)은 교생 실습을 나간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 유림(박해일)을 만난다. 약혼녀까지 있는 유림은 술자리에서 홍에게 "같이 자고 싶다."고 당돌한 고백을 하고, 홍은 "나랑 자려면 50만 원 내요."라고 되받아친다. 홍은 원치 않게 유림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연애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이 영화는 최근 화제를 모은 한샘 성폭행 사건과 함께 거론됐다. 한샘 사건은 신입 여직원 A씨가 남직원 B씨와 C씨로부터 각각 몰래카메라 촬영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폭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그러나 여사원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반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애의 목적'이 다룬 특정 장면이 해당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면은 있다. 남녀의 의사가 일치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섹스는 성범죄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일부 에피소드를 범죄 사건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것이 무리한 연결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영화는 홍과 유림의 관계 형성, 감정의 교감과 갈등에 이르는 연애의 전 과정을 사실적이고 밀도 있게 그리며 남녀 사이의 민낯을 보여준 수작이기 때문이다.

조두순 출소 소식으로 재조명된 '소원'-'공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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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원'과 '공정사회'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극화했고 관련 뉴스가 보도되며 다시 언급된 경우다. 최근 희대의 성폭행범 조두순이 2020년 12월 출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두순은 이른바 '나영이 사건'의 주범이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초등학교 1학년 나영(가명)양을 교회의 화장실로 끌고 가 잔인한 방식으로 성폭행했다. 그 결과 나영 양은 항문, 대장, 생식기 등 80% 영구 장애를 입었다.

 

당시 법원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재범인 조두순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거셌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잊혀졌던 이 사건은 조두순의 출소 소식과 함께 다시금 회자됐다. 조두순은 얼굴조차 공개된 적이 없어 재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 결과 조두순의 출소 반대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벌어졌고, 관련 서명은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소원'과 '공정사회'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소원'은 범죄 사건을 부각한 연출이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고통과 극복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호평받았다. '공정사회'는 성범죄를 당한 딸을 지켜주지 않는 사회에 분노한 엄마가 자기만의 방식대로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은 범죄자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부러진 화살' 실존 인물, 서해순을 변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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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은 2007년 발생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의 석궁테러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2012년 개봉해 전국 24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은 물론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석궁테러 사건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쏘아 상처를 입힌 사건. 사법부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한 전대미문으로 사건으로 화제를 모았다. 재판 과정에서 범죄의 고의성, 증거 불충분 등의 쟁점을 두고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이 영화가 새삼스레 회자된 것은 당시 김명호 교수를 변호했던 박훈 변호사가 최근 故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의 변호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서해순은 딸 유기치사 및 사기 고발(고소)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무혐의로 결론나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와 김 씨 친형 광복 씨를 상대로 무고죄 및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뉴스가 된 영화 vs 뉴스를 그린 영

박훈 변호사는 서해순의 변호를 맡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왜 '연쇄 살인마' 서해순의 변호인이 되었는가'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김광석의 형 김광복의 무리한 주장을 이상호가 아무런 검증 없이 나팔을 불면서 서해순은 연쇄 살인범으로 몬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서연 양의 사망은 경찰 지휘에 따라 부검을 하고 끝냈던 사건이고, 소송 사기는 애초부터 성립할 여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호는 언론과 영화('김광석')를 흉기로 사용하여 한 사람을 철저하게 짓밟아 인격 살해를 하였다"며 "이 사건은 여혐 코드를 이용한 관음증의 사기극이라 정의한다"고 강조했다.

 

박훈 변호사의 이같은 글에 네티즌들은 "마녀사냥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글"이라는 의견과 "여혐 코드를 갖다 붙히는 것은 적합치 않다. 법률적으로 문제없을지 몰라도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대중은 비판할 자유가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SBS funE |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