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30세 김여정, 숙청 우려 없는 북한 내 2인자?

bySBS

30세 김여정, 숙청 우려 없는 북한

지난 9월 10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이른바 ‘수소탄’ 실험에 기여한 과학자, 기술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을 방송했다. 기념사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촬영됐는데, 이 모습이 동영상을 통해 조선중앙TV로 공개됐다. 

30세 김여정, 숙청 우려 없는 북한

이 화면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김정은이 사진을 찍기 위해 도열해 있는 사람들 쪽으로 박수를 치며 걸어가는데, 화면 뒤쪽으로 한 여성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가급적 화면에 잡히지 않으려고 김정은과 멀리 떨어져서 걷는 모습인데, 화면을 세밀히 관찰해보면 이 여성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다. 김여정은 김정은 행사 때 꽃다발을 건네받는 모습 등으로 간간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이날도 가급적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김정은 행사를 챙기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전면에 등장한 김여정 

그런데, 김여정이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방청석이 아닌 단상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왼쪽으로 다섯 번째 자리에 착석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와의 거리는 권력의 크기를 의미한다. 자리 위치로만 보더라도 김여정의 위상이 상당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30세 김여정, 숙청 우려 없는 북한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당중앙위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에 오른 뒤, 올해 10월 당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국 후보위원은 정치국에서 상무위원과 정위원의 다음가는 위치지만, 정치국의 전체 위원이 3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막강한 권력의 자리이다. 17개월만에 고속승진이 이뤄진 것이다.

 

사실 김여정에게는 어느 직책이 주어졌는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김여정은 당 선전선동부에 소속돼 김정은 행사를 두루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숙청될 우려 없이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 김여정일 수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과 어머니인 고영희가 사망한 상태에서 잊혀진 인물로 살고 있는 친형 김정철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친혈육이 김여정이기 때문이다.

 

최룡해가 황병서의 숙청을 주도하며 북한내 2인자의 위치에 올랐다고 하지만 최룡해의 입지는 언제 어떻게 흔들릴지 알 수 없다. 당장 몇 년 전만 해도 최룡해는 혁명화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한 때 2인자라던 황병서도 지금은 6계급이나 강등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북한 내에서는 권력에 가까이 갈수록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숙청의 우려 없는 북한의 진정한 2인자는 김여정인지도 모른다. 1987년생 30살의 김여정이 북한 내에서 무서운 속도로 권력을 확장하고 있다.

 

[안정식 기자 cs7922@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