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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北 김영철, '천안함 책임' 확인 안 된다?…'요령부득' 정부

bySBS

北 김영철, '천안함 책임' 확인 안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하기로 하자 청와대, 국정원, 통일부가 한 목소리로 "천안함 폭침 책임자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북한 김영철의 천안함 폭침 책임론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라 장안이 시끄럽습니다.

 

지금까지의 중론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으로 보이고, 대남 공작을 총지휘하는 정찰총국의 당시 우두머리가 김영철이었으니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이다"였습니다. 그런데 김영철의 천안함 폭침 책임을 덜어주는 현 정부의 일관된 발언에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김영철 카드를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맥락을 허심탄회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도 '천안함 폭침의 배후' 김영철의 폐막식 참석 건이 난관일텐데 참 요령부득입니다.

통일부 홈페이지 "김영철, 천암함 폭침 관련 인물"

北 김영철, '천안함 책임' 확인 안

통일부 홈페이지의 북한정보 포털에는 현재도 천안함 폭침의 책임자로 김영철이 김정일, 김정은과 함께 올라있습니다. 즉 통일부는 공식적으로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김영철을 지목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어제(22일) 국회에서 "책임 소재를 확인하는 것과 관련해서, 당시 국방부가 구체적인 확인은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추측은 가능하지만 명확하게 김영철이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국회 정보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김영철에 대해서는 언론이 그동안 해왔던 추정일 뿐이지 어떤 물증이나 확증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가만히 있었는데 언론들이 김영철을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몰았다는 주장입니다.

北 김영철, '천안함 책임' 확인 안

아닙니다. 김영철을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규정한 건 정부입니다. 통일부의 북한정보 포털은 천안함 폭침이 포함된 1990년대~2000년대 대남도발과 북한의 NLL 군사도발 항목의 핵심인물로 두 번씩이나 김영철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조명균 장관의 주장과 달리, 2010년 5월 국방부는 "천안함 폭침은 북한 정찰총국이 주도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 정찰총국장이 김영철입니다.

'대승적 차원의 이해'를 먼저 구했어야…

통일부는 오늘(23일)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해 "김영철 방남에 대해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승적 차원의 이해를 구한다는 건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과 관련이 있지만 남북 대화를 이어가기 위함이니 그의 방남을 수용해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일부는 설명자료에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이 누구인지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앞뒤가 안 맞는 토를 달았습니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가 김영철이 아니라면 대승적 차원의 이해는 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부는 어제 김영철 방남 발표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대승적 차원의 이해를 먼저 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인지 아닌지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어야 했습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