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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삼성의 노조 와해 방식은 '왕따'" 전 직원의 증언

bySBS

<앵커>

 

오늘(11일)도 전해드릴 소식이 많은 하루입니다. 저희가 계속 보도해 드리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특별 사면을 둘러싼 정경유착 의혹, 또,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야권의 압박, 그리고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 관련 수사 내용들 저희가 오늘 준비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에 다녔었던 한 직원의 내부 고발을 가장 먼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저희가 삼성에서 실제로 노조원을 사찰했던 직원과 어렵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직원은 자신의 본래 업무와는 상관없는 노조원 감시와 사찰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래서 결국 삼성을 그만뒀다면서 저희 취재진에게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서 삼성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자세히 털어놨습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먼저, 김기태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삼성그룹 모 계열사에 근무하던 A 씨는 지난해 초 직속 상관인 한 임원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A 씨는 이 임원에게서 사내 노조 가입자의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A 씨 : 불똥 안 튀게. 다른 사람 가입 안 하게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지켜보는 업무를 네가 담당자니까 동향 보고를 해라.]

 

A 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노조 가입자의 동향과 주변인 등을 파악해 보고한 지 한 달 뒤. A 씨는 삼성이 노조 가입자가 아닌 그와 가까운 동료들을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한두 명씩 발령을 내는 거에요. 우리 쪽에서 일 잘하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멀리 발령을 보내고. 또 한 명 보내고.]

 

A 씨는 또, 삼성이 노조 가입자를 주말 또는 야간 근무에서 제외하는 등 노골적으로 좋은 시간대에만 일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 : 야간이나 주말 빠진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채워야 하니까, 그 사람 때문에 피해 보는게 많아지잖아요 비노조원들이. 그 부분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A 씨는 이런 방식이 삼성이 노조를 와해시키는 전략이었다고 말합니다.

 

[A 씨 : 불편한 분위기 만드는 거죠.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 피해 본다. 이런 분위기가 되버리니까. 왕따 비슷하게 되는 거죠.]

 

삼성의 이 왕따 전략은 주효했습니다. 공략 대상이 된 노조원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A 씨 : 내가 여기 있어서 다른 사람 피해 보니까 너무 괴롭다. 내가 관두면 그 사람들 발령 안 나는 거냐 물어보더라고요. 사실은 그런 식으로 그만두게 하는 거죠.]

 

삼성 측은 이런 방식의 노조 사찰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우기정)

[김기태 기자 KK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