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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토요워치-CEO의 색다른 24時

CEO 경영 스타일 궁금하다면···
그들의 패션을 보라

by서울경제

IT-파격적 시티웨어 스타일·금융-럭셔리·엔지니어-개성

이서현, 고급스러움 추구, 이부진은 우아·여성스러움 강조

소품까지 경영의지 반영···신뢰감·진정성 보여주는게 핵심

CEO 경영 스타일 궁금하다면···

패션 전문가에 따르면 “옷은 인격”이란다. 사람은 옷을 통해 “나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내용(됨됨이)을 전달하기 위해 형식과 표현이라는 ‘패션’을 통한 퍼포먼스를 제대로 펼쳐 보이지 않는다면 괜찮은 내용이라도 증명하기 어렵다. 기업의 얼굴, 모든 직원을 대표하는 우두머리인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자신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여년간 기자가 만난 CEO들의 공통점은 내면뿐 아니라 밖으로 풍기는 외면을 자기표현의 최고 수단으로 간주했다. 그들 모두 “기업의 간판인 CEO는 기업의 홍보대사이면서 외교사절인 만큼 CEO의 ‘의관’은 기업의 CI·BI 못지않다”며 “패션을 통해 CEO의 경영에 대한 의지, 성격, 인격 등 모든 것이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기업이 유무형의 것을 타인에게 전달하며 소통하는 일을 하는 것처럼 CEO의 패션에서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까지도 엿볼 수 있어 CEO의 자기표현 능력도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특히 그들이 말하는 패션이란 단순한 옷차림을 넘어 안경·시계·구두·벨트 등 유형의 외관은 물론 매너·말투·표정·분위기, 심지어 보이지 않는 향까지를 아우른다.

CEO는 기업의 아이콘···패션에 경영 의지를 담다

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원장은 CEO가 되고 싶은 젊은이나 임원들에게 “되고 싶고 닮고 싶은 CEO를 상상하며 그들처럼 입고 그들을 스캔하라”고 조언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의 A 대표는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의 CEO를 보면 작은 소품까지도 자신의 경영 의지를 반영한다”며 “평소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의지를 피력해야 하기 때문에 옷부터 모든 라인업에 경영철학 등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 대표는 “언제나 의관을 정제하고 있다. 넥타이를 풀어 본 적이 없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캐주얼로 바뀌고 있지만 고객을 맞이하는 서비스업인 만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상에 있어 매듭을 짓고 묶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업뿐 아니라 CEO는 신뢰감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면서 “브랜드는 일정하게 정해서 입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대표는 “토털 코디네이션은 패셔너블한 게 아니라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어들을 만날 때 첫인상은 신뢰도를 넘어 계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비즈니스 상대에 따라 보여주고 싶은 콘셉트를 정해 전날 토털 패션을 준비해놓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외국인들과 만날 때는 더욱 신경 씁니다. 차림새는 보이지 않는 기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죠. 옷차림에 자신이 없으면 심지어 협상할 때도 자신감이 떨어져요. 중요한 미팅 때는 상담 내용과 더불어 토털 코디를 완벽하게 하고 갑니다.”

리더의 패션 성공 코드 따로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CEO들이 즐겨 찾는 유명 비스포크 슈트 전문점에 따르면 업종별로도 CEO들의 스타일링이 분류된다. IT 계통 CEO들의 경우 디자인은 미니멀하면서도 파격적인 시티웨어 스타일의 슈트를 즐겨 입는단다. 글로벌 브랜드 대표들은 해외 출장이 잦은 관계로 그야말로 ‘선진국스럽게’ 격식 있고 세련되게 입으려고 애쓴다. 금융업계는 돈을 다루는 만큼 보수적이고 신뢰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리미엄 제품을 다루는 분야는 가방·신발·넥타이·손수건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편이다.

 

엔지니어링 계통의 CEO들은 딱딱한 이공계 분야라는 편견을 깨고 보여지는 자기표현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이라고 한다. 젊은 CEO들은 오히려 패셔너블하기보다는 격식을 중시하고 ‘CEO의 패션 수칙’을 궁금해한다. 이 슈트 전문점 대표는 “해외의 유능한 젊은 CEO들이 베스트(조끼)를 많이 입고 있어 국내에서도 젊은 CEO들 사이에 베스트 트렌드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굴지 패션회사의 C 대표는 리더의 공통된 패션 규칙을 제시했다. 첫째, 자신에 대해 호감을 느끼도록 보이게 하되 더 중요한 것은 비호감으로 안 보이게 해야 한다. 둘째, 멋보다 청결이 우선이다. 셋째 디테일에 신경 써라. 대충하고 다니면 사람들은 나를 대충 본다. 넷째,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을 피하라. 나도 상대도 나에 대해 싫증이 난다. 이는 나의 의식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다. 마지막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의식해 입어라. 이 대표는 “상대에 따라 차림을 배려해 입으면 그가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알고 비즈니스를 할 때도 호의적이 된다”고 말했다.

대표 여성 CEO 3인방 그녀들이 입는 법

여성 CEO에게 패션은 더더욱 의미가 있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시간·장소·상황에 맞게 목적을 담아 입는 대표적인 패션 전문가다. 파리컬렉션 등에 참석할 때는 프랑스 디자이너 옷을 신경 써서 입는 식이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면서 허리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즐겨 입는다. 2016년 1월 삼성그룹 신임 임원 만찬 당시 올블랙의 허리선이 강조된 코트에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신어 화제가 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특유의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을 패션 아이콘으로 내세우고 있다. 튀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차분한 그의 패션 스타일은 평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경영 의지와도 맞닿아 ‘따뜻하고 우아한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리틀 이명희’로 불리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닮은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정 총괄 사장은 이 회장과 유사하게 검은 색상을 많이 입는 편이며 헤어스타일 역시 뿌리 부분에 볼륨을 크게 넣는 등 리더십이 강한 여성 CEO의 이미지를 추구한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