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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회 의혹 변곡점 될까

by세계일보

도덕성 검증 차원 넘어서…이 “김영환·김부선 법적 책임 물을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의 밀회 의혹이 7일 변곡점을 맞았다. 김씨의 육성이 담긴 두 번째 통화가 공개되고, 공지영 작가가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내놓으면서다. 이에 이 후보는 이날 추가로 제기된 의혹를 모두 부정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사안은 이 후보를 향한 도덕성 검증 차원을 넘어, 진실공방을 벌이는 당사자 중 한쪽은 추후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김부선씨(왼쪽부터)와 이재명, 김영환 후보

김 “증거 많다” vs 이 “내가 찍힌 사진 내놔야”

이날 시민일보가 공개한 김씨의 통화는 지난달 30일 불거진 ‘김부선-주진우(시사인 기자) 통화’에 이은 두 번째 녹취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2017년 3월경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2분45초 분량의 녹취에서 김씨는 통화 상대에게 밀회 의혹의 내막을 털어놓으며 관련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7년에 (이 후보가) 나한테 폼 잡으려고 이명박(전 대통령)이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자료를 가져왔는데, 경황이 없었는지 그걸 (아파트에) 놓고 갔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간접 증거는 많다. (이 후보의) 가족 간 비밀 얘기들, 신체의 비밀, 당시 타고 다니던 차, 이런 걸 나는 안다”라며 “바닷가에 놀러 가서 낙지 볶음을 먹은 적도 있다. 영수증은 찾아보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도지사 후보가 7일 국회에서 ‘이재명-김부선’ 스캔들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씨가 제공한 사진과 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가 언급한 ‘바닷가 밀회’는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도지사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과 일치한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김씨는 2007년 12월11일 이 전 대통령 BBK 의혹 관련 집회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다음날 인천에 가서 맥주와 낙지 볶음을 먹고 (서로의) 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부두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공개하며 “김씨가 이 사진에 대해 ‘이 후보가 나를 찍은 사진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해당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 후보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김씨가 찍은 사진이 있다면 제시했겠지요”라고 적으며 의혹을 부정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김영환 후보가 김부선씨로부터 이재명 후보가 찍은 사진임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진. 김부선 팬카페 캡처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사진과 관련해 “말이 안 된다”라며 “제 사진을 내야죠. 제가 갔으면”이라고 반박했다. 김씨의 사진만으로는 이 후보가 인천에 있었다는 의혹을 증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회자는 이에 ‘이 후보가 인천에서 김씨의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었고, 김씨가 그걸 찾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그런 가정을 할 게 아니라 그냥 (사진을) 내시라. 있으면 (김씨가) 여태까지 왜 안 냈겠느냐”라며 사진을 찍은 적도, 찍힌 적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선거가 끝나고 김 후보, 김씨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예고했다.

김 “15개월 만나” vs 이 “법적 책임 물을 것”

김씨는 통화에서 이 후보와 만난 기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 후보가) 2007년 12월말부터 2009년 5월까지 꽤 오랫동안 이 아파트에 드나들었다”라며 “이재명이랑 15개월을 외로우니까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왔을 때가 이재명이 겨울에 드나들었을 때”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언급한 아파트는 ‘난방 열사’ 파동이 일었던 김씨의 서울 성동구 옥수동 자택으로 추정된다.

 

이어 이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씨는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고 회상하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나한테 인간적 사과 한마디 없이 15개월을 단돈 10원도 안 들이고 즐겼다. 내가 이재명이라면 ‘김부선씨, 그때 신세 많이 졌다. 관리비 한 번 못 내준 게 남자로서 창피하다’며 쌀이라도 한 가마 보내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기를 두 차례나 보호해줬는데 (나에게) 허언증 환자라고 했다. 그게 이재명과 저와의 (스캔들) 실체다”라고 성토했다. 통화 속 ‘두 차례 보호’는 김씨가 2010년 이 후보와의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자신의 팬카페에 “소설을 그만 써달라. 당사자분(이 후보)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한 일, 2016년 페이스북에 “이재명과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라고 해명글을 올린 일로 추정된다. ‘허언증 환자’는 이 후보가 2016년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스캔들과 관련해 “(김씨가) 허언증인 것 같다”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김부선씨가 이재명 후보의 ‘허언증’ 발언에 대해 2016년 페이스북에 올린 반박글. 김부선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수차례 얘기했지만, 김씨의 양육비 문제를 상담한 일이 있고 그와 관련해 집회 현장에서 몇차례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 그게 다일 뿐”이라며 의혹을 전부 부정했다. 이어 ”양육비 상담도 시간이 없어서 사무장한테 그 일을 맡겼다”라며 “사무장 보고를 받아보니, (김씨는) 이미 양육비를 다 받은 상태였다. 그게 전부다”라고 덧붙였다.

김 “허위글 근거로 누리꾼 처벌” vs 이 “법원 스스로 판단”

김씨는 통화에서 이 후보가 과거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을 고소해 법정구속된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일베(일간베스트) 쪽에서 누군가 ‘김부선과의 관계를 밝히라’고, 맨날 ‘가짜총각’이라고 (이 후보를) 조롱을 했나 보다. 그런데 주진우가 써준 글대로 내가 페이스북에 (해명을) 올렸다. 그걸 근거로 그 일베 애를 구속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의 연인 관계를 부정한 2016년 해명글은 자신의 진의와 달리 주 기자에 의해 작성됐는데, 그 해명이 누리꾼이 처벌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뜻이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김부선씨가 2016년 10월 페이스북에 시사인 주진우 기자를 향해 “정치하지 마시고 진짜 기자 하세요”라고 비판한 글. 김부선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이어 “‘입 닥치지 않으면 너는 구속하겠다’는 거다. 자기가 살기 위해서 이 불쌍한 김부선이를 겁을 주고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누리꾼을 고소, 구속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이 입막음을 위해 자신에게 보낸 일종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는 뜻이다.

 

이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언론과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겠지만, (해당 누리꾼의) 음해·비방 행위에 대해 (이 후보가)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고 법원이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 “주진우 ‘겨우 막았다’고” vs 이 “그런 일 없어”

이날 화제가 된 건 김씨의 추가 녹취록뿐만이 아니다. 공 작가는 페이스북에 주 기자가 이 후보와 김씨 사이에 개입해 스캔들 무마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공 작가는 과거 주 기자와 나눈 대화를 복기했다. 그는 “2년 전 주 기자와 차를 타고 가다가 차기 대선 주자 얘기가 나왔다“라며 “이에 주 기자가 (이 후보 얘기에) 정색을 하며 ‘김부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공 작가에 따르면 주 기자는 스캔들이 사실이냐고 묻는 말에 “그러니까, 우리가 막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공 작자는 “당시 주 기자가 ‘그러니까 이재명 너무 기대하지 마’ 이런 뉘앙스였다”라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 기자는 이 후보와 김씨의 밀회 관계를 파악했고,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셈이다.


공 작가는 주 기자가 동행 중 김씨와 다정하게 통화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어 “김씨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보고 들은 게 있는데 그냥 침묵하는 것은 비겁하다 생각했다”라며 뒤늦게 사실을 밝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추가 녹취, 공지영 가세… 이재명 밀

공지영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는 ‘주진우 개입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분들 사이에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저도 모른다”며 “분명히 얘기하지만, 당시 주 기자와 통화를 했던 일도 없고, 그쪽(김씨)에서 사과하니까 그걸로 종결했던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