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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내가 쓴 플라스틱
안전할까? 페트병 기호의 숨은 비밀

by세계일보

내가 쓴 플라스틱 안전할까? 페트병

플라스틱은 1976년 이래 전 세계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물질(미국화학협회)이다. 가볍고 단단해 나무보다 강한 내구성을 가졌고, 예쁘고 편리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널리 쓰인다. 1분에 100만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병이 판매되고, 연간 5조 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될 만큼 지구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최근엔 생태계 교란 및 환경오염 주범으로 떠올랐다.


플라스틱사용이 늘어난 이유는 싼 가격과 쓰고 버리는 편리함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동안 개인이 소비하는 플라스틱 양은 2006년 98.2kg에서 2011년 111kg, 2015년 132.7kg으로 빠르게 늘었다.


매일 사용하지만 이들 플라스틱의 속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쓰이지만 플라스틱은 탄소(C)와 수소(H), 산소(O), 질소(N) 형태의 화합물이 1만 개 이상 결합된 고분자 화합물이다. 제품마다 주로 사용된 재질이 표기되어 있지만 아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제품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내분비 교란 등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재사용 등 잘못 관리할 경우에는 유해물질 검출 위험성도 커진다. 우리 생활 속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종류와 특성을 알아봤다.

1. 테이크아웃커피 뚜껑에 흔히 쓰이는 'PS'

내가 쓴 플라스틱 안전할까? 페트병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77잔에 달한다(2016년 기준).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대표적으로 늘어난 것이 1회용 플라스틱 컵과 뚜껑이다. 이들 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은 폴리스티렌(polystyrene,PS)과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PP)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뚜껑 대부분에는 PS 마크가 표기되어 있다. 이 성분은 가공성이 뛰어나지만 내열성은 70~90도로 PP에 비해 약하다. PS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최근에는 PP성분을 사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PS는 성조숙증 등의 원인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 등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킬 수 있다.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가 2010년 전한 내용에 따르면, PS 재질 컵라면 용기를 고온에 노출한 결과 60도에서 독성물질인 스티렌이 용출됐고. 95도에서 그 양이 10배 이상 늘어났다.


뜨거운 커피 온도가 90도가량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PS 재질은 일회용 식품을 보관하는 용기로도 많이 쓰이는데 장기간 보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보관할 땐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것이 좋다.

2.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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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칠해진 플라스틱 컵에서 자주 볼 수 있는 'PP'는 요구르트 용기나,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에 주로 쓰인다. 내열성이 120~130도 가량으로 높은 온도에서 비교적 잘 녹지 않고 가볍다. 주로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 많지만 PS보다 가격이 비싸고 가공성이 떨어진다.

3. 음료수병에 표기된 'PET'

내가 쓴 플라스틱 안전할까? 페트병

흔히 페트병이라고 부르는 페트(polyethylene terephthalate,PET)는 탄산수가 담긴 플라스틱병에 가장 널리 쓰이는 재료다. 이 제품들은 일회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사용하면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고, 인체 호르몬 밸런스를 깨뜨릴 수 있는 화학성분이 검출될 우려가 있어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비닐봉지에 쓰이는 'LPDE'

내가 쓴 플라스틱 안전할까? 페트병

LPDE(Low Density Polyethylene)는 얇은 비닐봉지에 주로 쓰인다. 내구성이 좋고 가벼워 전세계서 연간 5조장이 쓰이지만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을 해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나 종이 봉투를 사용하면 많은 양의 LPDE 사용을 줄일 수 있다.

5. 투명하고 유연한 'P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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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Polyvinyl chloride)는 마트에서 팩에 담긴 과일이나 일회용 식품 포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재질이다. 식품을 투명하게 포장할 수 있어 가정에서 주로 비닐랩 형태로 사용된다. PVC는 호르몬에 악영향을 주는 두 가지 독성화학물질을 내보내는데, DEHP는 발암물질로 판명된 성분이다. 세계야생보호기금(WWF) 역시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 67개 물질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6. 휴대폰 케이스에 쓰이는 'PC' '라벨 없음'

주로 열가소성 플라스틱 일종으로 내열성, 내후성, 투명성 등의 특징이 있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PC)를 말한다. 전기 부품이나 휴대폰 케이스, 아기 물병 등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이들 성분은 비스페놀A를 포함한 환경호르몬이 나온다. 유방암 발암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7. 식용유 통으로 쓰이는 'HDP' 'HD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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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밀도 폴리에틸렌(high density polyethylene, HDPE)은 딱딱한 세제 통이나 우유병, 식용유 통 등에서 볼 수 있다. 기계적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해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가공성 은 열악한 편이다.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다른 성분들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재질로 불린다.


영문 표기와 함께 '1'이 적혀있는 경우에는 1회용 제품임을 뜻한다. 또 플라스틱병을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노출할 경우 유해물질이 검출될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고 재활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