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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새해 결심을 1월 1일에 하면
안 되는 과학적인 이유

by세계일보

새해 결심을 1월 1일에 하면 안

많은 이들이 새해 초에 ‘회심의 결단’을 내린다. 신년을 맞아 올해는 꼭 집을 사겠다며 적금 액수를 높이고, 다이어트를 위해 수백만 원의 트레이닝 비용을 결제하기도 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겠다며 디지털 기기를 구매하기도 한다.


그중 대다수는 그 선택을 후회하며 남은 날을 살아가고, 다음 해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하지만 너무 자책하진 말자. 여기 당신에게 위로가 될 만한 심리학적 조언이 있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결정의 시기’ 일지도 모른다.

새해 결심을 1월 1일에 하면 안

날씨가 추워지면 기분이 가라앉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존스 홉킨스 대학이 1980년 수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마드리드의 평범한 시민 중 92%가 날씨가 추워지면 우울함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것이 심해지면 ‘계절성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가진 이들은 특정 날씨에 반응해 우울함과 무기력증을 느낀다. 특히 추운 날씨에 발병하는 경우가 높은데,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엔 판단 능력이 저하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확진 받지 않았더라도 날씨 때문에 감정 기복을 겪는 이들이라면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울해지기 쉬운 추운 겨울엔, 많은 이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울한 감정이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나쁘다’는 것, 그 이상이다.

새해 결심을 1월 1일에 하면 안

카드놀이를 할 때 조차 우울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소극적인 선택을 한다. 더 나은 결과를 획득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 듀크대의 모리아 박사 등이 최근 수행한 실험에 따르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은 카드놀이에서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했다.


안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듀크대 실험에서 우울한 사람들은 카드놀이에서 가장 돈을 적게 잃었다. 우울한 감정은 이들에게 수만 가지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남들보다 위험 요소를 빨리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도박’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한 일반적인 환경에서 우울한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월드컵 축구 경기 결과를 맞히는 실험을 했을 때, 우울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훨씬 나쁜 성적을 거뒀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새해 결심을 1월 1일에 하면 안

감정과 의사결정의 상관관계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들도 미래를 예측하는 데 문제를 겪는다. 그들은 미래를 ‘장밋빛’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장밋빛 미래를 실현할 가능성도 높다. 낙관주의자들이 더 좋은 직업을 갖고, 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건강 상태까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할 예정이라면 적절한 시기를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해에 새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꼭 1월 1일에 해야 할 필요도 없다. 추운 날씨에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있다면, 날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질 때를 기다려보자. 기분이 좋을 때 결심한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getty image bank

참고문헌 = Prevalence of seasonal depression in a prospective cohort study (2018)

Major Depression Impairs the Use of Reward Values for Decision-Making (2018)

Dispositional optimism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