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어라, 머리 깎아라'...잘 나가는 '똥파리' 동기 나경원·조국의 수난

[이슈]by 세계일보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서울법대 82학번 동기 조국· 나경원...상대 진영의 몰매 단골

조국, 한국당 등 야당의 집중타깃...요구대로 벗었다면 수백벌로도 부족

보수정당 첫 女원내대표 나경원...투사 변신 뒤 '삭발 요구' 靑청원까지

보수는 조국, 진보는 나경원 두들겨...진영의 상징인물로 강제 신분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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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똥파리'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상대 진영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다. 여권 지지자 등 진보진영은 "머리를 깍아라, 의원직을 박탈하라"며 '보수의 투사'로 등장한 나 원내대표를 두들기고, 한국당 지지자 등 보수진영은 조 수석에게 틈만 나면 "옷을 벗어라"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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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입학했다는 뜻에서 불렸던 '똥파리'...서울법대 82학번엔 유명인 수두룩

나 원내대표와 조 수석은 이른바 서울대 '똥파리' 동기다. 졸업정원제 등의 영향으로 입학생 수가 확 불어나 대학 캠퍼스 여기저기에 '82학번'이 보인다는 의미에서 82학번(1982년도 입학)을 소리나는 대로 빗대 부른 말이다.


364명이나 되는 서울법대 82학번에는 두 사람 말고도 대입 전국 수석을 차지했던 원희룡 제주지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교수, 80년대 주사파의 기둥이었던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등 유명인사가 즐비하다. 82학번 중 절반이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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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 나경원...스타에서 '투사'로 변신에 성공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11일 원내대표 도전 4수 끝에 보수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 지도자가 됐다. 당시 많은 이들은 나 원내대표가 야당 선봉장 노릇을 제대로 해낼지 의구심을 품었다. 그의 이미지가 ‘강한 야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임 3달 만에 그런 우려를 씻어 냈다. 지난 3월 12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고 해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게 결정적이었다. 이슈몰이에 성공한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엔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 저지 국회 농성전을 이끌었다.


이어진 당내 '삭발투쟁'과 '경부 호남선 장외투쟁'을 황교안 대표와 함께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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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개혁의 상징인 된 조국, 개혁선봉 자처해 매를 벌어

조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지만 그 이상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문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개혁'을 앞장서서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사법개혁'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며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선거제 개편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고위공직사비리수사처(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안 추진을 밀어붙였다. 사실상 ‘검찰개혁’의 선봉장을 자임한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참모가 자기 정치하려 한다'는 우려에도 SNS 등을 통한 대국민 홍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사검증 부실 논란 등에 따른 책임론·경질론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신임을 앞세워 건재함을 과시하는 데다 SNS로 보수 야당을 조롱하는 등 민정수석에 어울리지 않는 언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당과 보수진영의 타깃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여권 나경원 향해 "입 다물라" 집중포화...'의원직 박탈', '나경원 삭발' 靑 청원도

나 원내대표는 여권과 진보진영의 '공공의 적'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발언에 청와대는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다"고 발끈했고 민주당은 난리가 났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간 공성전 이후 민주당은 거의 매일 나 원내대표를 비난하고 있다. 3일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며 나 원내대표에게 "가출정치를 그만하라"고 요구했다.


여권 지지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공격하고 있다. 청와대 답변 대상이 아님에도 '국회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가 하면 지난 2일 "나경원 대표님도 꼭 삭발해주시면 전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에 나경원 대표의 자민당을 지지하겠다"고 비꼬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보수층 '기승전조국'이라며 사퇴, 해임 요구...요구대로 벗었다면 옷이 수백벌

한국당 등 보수층이 조국 수석을 향해 "물러나라, 옷 벗어라"고 요구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요구대로 옷을 다 벗었다면 수백 벌은 됐을 것이다.


지난달 27일에도 한국당은 전희경 대변인 명의로 "조국 민정수석은 제1야당을 상대로 공개협박을 하는가"라며 "청와대는 조국수석을 즉각 경질하라"고 날을 세웠다.


각종 인사청문회 때마다 조 수석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으로부터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주장과 관련해 국회로 불려 나와 '옷 벗기'를 요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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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의 상징이 된 나경원과 조국...맷집 늘어난 만큼 비중도 UP

두 사람은 스스로 원했든 아니든 각 진영의 상징이 된 ‘전국구 인사’다. 그런 까닭에 양쪽 지지층은 각각 나 원내대표와 조 수석을 두들기는 데 열심이다.


자연히 두 사람의 이름은 다른 누구보다 뉴스에 많이 등장했다. 맷집도 상당히 늘었다. "정치할 생각 1도 없는"(조 수석은 아직까지는 그런 입장이다) 사람 아니고선 누구나 원하는 바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세계일보 자료

2019.05.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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