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테크 ]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심작 ‘더 뉴 EQC’ 타보니

by세계일보

핸들링·정숙성·급제동 합격점

주행 내내 기존 벤츠 모는 느낌

전기차 약점인 에너지 효율 높여 ‘에코 어시스트’ 기능 눈길 끌어

운전자에 최대 거리 주행법 제시

하반기 출시… 가격 1억대 예상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차용 서브 브랜드인 ‘EQ’의 첫 번째 신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이하 EQC)’를 200여㎞ 시승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9월 모기업 다임러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선언한 바로 그 차다. 시승지는 북유럽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오슬로는 등록 차량 5대 중 1대, 1분기 판매된 신차 10대 중 7대가 전기구동 모델인 ‘전기차의 성지’다.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C’가 주행하는 모습.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전기차가 대중화 문턱을 넘고 있지만 아직은 상품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연비 경쟁력을 제외하면 가속·주행 질감, 퍼포먼스 등 전반이 가볍고 뜨는 느낌인 데다 내외장도 고급감과는 거리가 있다. 전기모터의 출력 특성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이번 시승에서는 미디어 관심이 EQC에 ‘품질·안전·안락’이란 벤츠 고유의 가치가 구현됐을지에 쏠렸다.


시승 내내 가속감과 급제동, 핸들링, 정숙성, 안락함, 고속주행 안정감 등 주행 전반에서 기존 벤츠를 떠올리게 했다.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의 가장 큰 약점인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점은 특장이었다. 시승자들 사이에서 “역시 벤츠다. 무섭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차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① 클라우드에서 연산된 최적의 주행 경로가 제시된다(2분 간격). 경로에 뜨는 충전소를 눌러보면 배터리 잔량, 충전시간, 목적지 예상 도착시간 등 구체적인 정보가 뜬다. 선택은 운전자 몫. EQC는 끊임없이 다음 선택지를 들이민다.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보다 적극적인 배터리 관리를 위한 ②‘맥스 레인지’(MR) 기능도 있다. ‘에코(E)’ 드라이빙 모드에서 이 기능을 선택하면 합리적 가속이 아니라고 판단될 때마다 페달이 저항한다. 도로 제한속도는 꼼꼼히 지킨다. 이른바 ③‘햅틱(Haptic.촉각) 액셀러레이터 페달’ 기능이다. 뻑뻑하게 버티는 게 아닌 부드럽되 말을 안 듣는 개념이다. 물론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면 임계점을 넘는 순간 맹렬한 가속으로 응답한다.


운전 내내 유용했던 건 ④‘D Auto’ 기능이었다. 우측 스티어링 휠 뒤 패들을 3초간 당기면 계기판의 ‘D’ 표식이 ‘D Auto’로 바뀐다. 레이더와 라이다(LiDAR·레이저 레이더), 정밀지도가 구현해내는 이 ‘에코 어시스트’ 기능은 앞차 속도, 도로 제한속도, 경사도 등을 쉼 없이 시뮬레이션해 ‘최소 에너지로 최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조작법을 제안한다. 관성주행이 이상적인지, 브레이크를 밟아 배터리 충전(회생제동)을 시작할지 등을 말이다. ‘발을 떼라’는 앙증맞은 기호가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 깜빡이기도 한다.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안정적 가속감에 안락함까지… 벤츠 야

전기차를 리스트에 올린 잠재 고객이나 오너는 제한된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 긴 충전시간이 늘 불안하다. 배터리 기술의 한계가 엔지니어들을 분투하게 만든 출발인 셈이다. 하지만 기술의 종착지는 ‘편안함과 안전’이었다. 오슬로는 시승에 적합하지 않은 선택이었다. 좁고 복잡한 데다 교통단속이 몹시 엄격하다. 하지만 낯선 길과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벤츠 E드라이브 전략 담당인 만프레트 슈타이너는 “친환경(Electric)·연결(Connectivity)·자율주행(Autonomous)은 따로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EQC의 첨단 기능을 완벽히 경험하기 힘들 전망이다. 국외 업체에 고성능 지도 반출을 금하는 규제 때문이다. 출시는 하반기, 판매가는 1억원 선으로 예상된다.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EQC를 통해 변화의 스위치를 켜고 있다”며 “벤츠는 EQ 모델 확대에 100억유로 이상, 글로벌 배터리 생산에 10억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슬로=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