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몰리는 킹펭귄…30년 만에 개체수 90% 사라져

[테크]by 서울신문
멸종 몰리는 킹펭귄…30년 만에 개체

펭귄 가문에서 두번째로 덩치가 큰 종인 킹펭귄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30여 년 사이 개체수가 무려 90%나 줄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가디언 등 해외 주요언론은 인도양 남쪽에 있는 프랑스령인 피그섬에 사는 킹펭귄의 개체수가 현재 20만 마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킹펭귄은 황제펭귄에 이어 지구상에서 두번째로 큰 종으로 주 서식지는 바로 피그섬이다. 이곳에 사는 킹펭귄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80년 대로 당시 개체수는 약 20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됐다.


연구를 이끈 프랑스 생물학연구소 앙리 위메스키슈 박사는 "위성과 헬리콥터 촬영 이미지를 통해 킹펭귄의 개체수를 조사했다"면서 "피그섬은 전세계 킹펭귄의 3분의 1이 서식하는 곳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결과가 인류에게 던진 숙제는 바로 킹펭귄의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 원인이다. 연구팀은 아직 뚜렷한 답은 찾지 못했으나 그 '용의자'로 엘니뇨를 꼽았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는 비정상적인 해수 온난화 현상을 의미하는데 현재 지구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연구팀은 1990년 대 후반 유독 심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서 피그섬 주위의 해수 온도가 상승, 킹펭귄의 주먹이인 정어리나 오징어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위메스키슈 박사는 "먹잇감이 급속히 줄면서 킹펭귄이 새끼를 낳고 키우기에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갑작스러운 먹이 감소는 전례없는 속도의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니뇨 외에 과다한 개체수도 주요 원인"이라면서 "조류 독감 등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킹펭귄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은 지난 2월에도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국립과학연구소(CNRS) 측은 남극 대륙의 킹펭귄이 기후변화와 어류 남획으로 세기말에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남극의 환경이 바뀌면서 킹펭귄의 70%가 사라지거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18.08.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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