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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김수희→이승비→김지현' 폭로,
드러난 이윤택의 민낯

by스포츠서울

'김수희→이승비→김지현' 폭로, 드러

이윤택 예술감독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연극계 폭로가 연이어 나오면서 그의 추악한 민낯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여 년 전 이 연출가에게 성추행 피해 경험을 폭로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연희단거리패 옛 단원들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고백이 쏟아지고 있다.

 

17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이윤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A씨는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19살이던 2001년과 20살이던 2002년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희단거리패에 있을 때 황토방이라는 별채로 호출을 받아 수건으로 나체 닦기, 성기와 그 주변을 안마했다.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 척 하고 지냈다"면서 "그의 성추행은 성폭행이 되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윤택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성폭행 사실은 부인했다.

 

이윤택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내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관계는 했다"고 애매한 해명만 늘어놓았다.

'김수희→이승비→김지현' 폭로, 드러

이날 이윤택의 성추행과 관련된 폭로는 계속됐다. 기자회견 시작 15분 전, 배우 겸 극단 나비꿈 대표인 이승비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metoo 벌써 오래전 일이다.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지금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라며 과거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알렸다.

 

이승비는 "(이윤택 연출가는)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했고,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윤택은 "발성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가슴이나 신체 접촉이 이뤄지긴 했다. 그 배우가 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그 전에 반성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후 배우 김지현의 폭로도 이어졌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고 밝힌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저는 혼자 안마를 할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2005년 전 임신을 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며 성폭행 당한 후 임신과 낙태 사실을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는 "낙태 사실을 안 예술감독으로부터 200만 원과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고, 사건이 잊혀갈 때쯤부터 또다시 성폭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수희→이승비→김지현' 폭로, 드러

이윤택에 대해 폭로한 피해자들의 진술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에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윤택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한 공감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앞서 한 인터뷰에서 "연극 작업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이윤택. 빛바랜 사과로 숨고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성폭행·성폭력 피의 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명을 밝히며 연극계의 '권력자'인 이윤택의 실체를 폭로한 용기있는 피해 여성들을 통해 수면위로 올라온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극계에 만연해있을지도 모를 위계 아래 자행됐던 부조리와 불합리를 밝혀내고 바로잡는 신호탄이 되길 많은 국민들이 소원하고 있는 때다.


[스포츠서울 정하은 인턴기자]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김도훈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