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풍요로운 고장 장흥여행

by스포츠서울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신풍갈대습지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읍내를 관통하는 탐진강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정남진 전망대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표고버섯 리조토. ‘짓다,부엌’에서 맛볼 수 있다.

문림의향(文林義鄕)의 정남진 장흥(長興) 땅. 길게 흥하라는 이름 뜻대로 모든것이 풍요로운 고장이다. 기름진 득량만 바다를 끼고 호남 명산 천관산을 등에 인 장흥은 탐진강이 그대로 관통하는 천혜의 지세를 자랑한다.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다. 이곳에 샛노란 가을이 왔다. 가을은 바닷속에도 황금들판을 이룬다. 정남진 장흥 땅에는 기름진 전어와 낙지가 풍작이다. 물이 더 차가워지면 곧 ‘꿀’같은 굴도 매생이도 난다. 산속에는 고소한 표고버섯이 돋아나 갓을 틔우고, ‘말’에 질 새라 한우도 속살을 찌운다. 바야흐로 풍요로운 가을이 장흥땅에 머물고 있다. 지금.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천년고찰 보림사

계절이 무르익어가는 풍요의 땅

강진땅 넘어 장흥가는 길. 채 거두지 않은 금싸라기같은 평원이 펼쳐진다. 보기만해도 흐뭇해지는 풍요의 들판이 아직 남았다. 북으로부터 서둘러 오지않은 단풍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진다.

 

오던 길가에서 신풍리 갈대습지를 만났다. 장흥댐 건설로 수몰되며 생겨난 습지엔 지금 갈대가 한가득이다. 식재지구와 이를 둘러보는 탐방로도 있지만 대충 둘러봐도 전망이 좋다. 너른 습지엔 우람한 왕버들이 곳곳에 서서 키가 껑충한 갈대와 부들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 태풍에 많이 망가진 터라 나무데크길을 걸어볼 순 없었지만, 주차장 인근에서 바라보는 자연습지의 풍경도 근사하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물의 도시’ 장흥 곳곳에는 물과 관련한 아름다운 풍경이 널렸다.

물가에 사는 갈대는 억새와는 또 다르다. 백발 성성한 억새꽃이 ‘먼지털이’같다면, 갈대는 꼿꼿한 ‘빗자루’를 닮았다. 누가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고 했나. 은색으로 반짝이는 갈대는 오히려 억새보다 당당하니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아는 여자들도 다 그렇다.

 

보림사를 찾았다. 천년고찰 가지산 보림사(寶林寺). 대적광전 철불과 석탑 등 여러 보물을 품은 절집에도 색색의 가을이 왔다. 여름내 청록을 과시하던 주변 수풀에 파스텔을 칠해놓았다. 색색이 곱고도 다양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것이 단청과 비슷하다. 그 둘은 제법 어울린다.

 

고색창연한 절집을 천천히 둘러보고 ‘또 하나의 국보’라는 약수를 마시려 했는데 그만 깜짝 놀랐다. 약수가 솟는 우물에 송사리 떼가 살고 있지않은가. 샘에 사는 물고기라니…. 놀라운 법력이 아닐 수 없다.

 

길을 달렸다. 차창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딱 좋을 때. 서서히 고운 물들어가는 주변 산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여다지회마을의 연포탕

멋스럽고 비옥한 바다

산과 숲, 강, 바다, 호수, 시장, ‘여행 종합선물세트’라는 장흥, 그렇지 바다도 있었지. 바지락 산지로 유명한 수문 해변으로 당장 자릴 옮겼다. 먼길 내려오느라 배가 고팠지만 장흥에서 먹으려고 참았다.

 

호젓한 가을 바닷가 수문 해변은 득량만 옥빛 바다를 향해 기름진 갯벌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푸른색으로 멀어지는 산 앞에는 어디가 물인지 어디가 뻘인지 햇볕을 받아 죄다 은빛으로 반짝인다. 이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가 지천이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물빠진 장흥 수문해변은 비옥한 먹거리의 천국이다.

물새 몇 마리에 멀리 오가는 어선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는 외로운 가을 해수욕장. 뜻밖에 식당에는 손님이 많다. 사철 다양한 제철 먹거리를 내는 여다지회마을이 바닷가 앞에 있다. 상에는 득량만 바다를 그대로 떠서 올렸다. 싱싱한 전어회와 구이는 매끌매끌 입속에서 잘도 돌아다니다 ‘꿀떡’ 하고 넘어간다. 하도 힘이 넘쳐나 밤마다 뛰어다닌다는 가을낙지 역시 뜨거운 국물에 슬쩍 빠져들며 마지막 몸서리를 친다. 국물은 참 시원하고도 달달하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수문해변 앞에서 마시는 대추차 한잔에는 가을이 담겨있다.

수문해변에 카페가 생겼다. 예전엔 못봤는데 꽤나 운치있다. 달콤하고 향기로운 대추차를 판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차를 마시노라면 엉덩이가 그대로 눌러붙는다. 여기서 시끄러운 세상으로 다시 나가기 싫어진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정남진 전망대 앞 조형물을 통해서 득량만을 바라보면 그곳이 대한민국의 정남향이다.

매년 신년일출 행사로 유명한 정남진 전망대에 올랐다. 어릴 적 운동회 때 하던 곤봉체조. 꼭 그 모양으로 생겼다. 앞에는 커다란 금속제 원형 조형물이 있는데 그를 통해 바다를 보면, 그곳이 국토의 정남향(正南向)이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정남진 전망대에서 바라본 득량만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정남진 전망대에는 여러 전시물도 있어 제법 볼거리가 많다.

360도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져 꽉 막힌 속이 탁 뚫릴 듯한 전망을 보고 걸어내려오면 좋다. 층층마다 장흥의 역사와 옛 풍경, 60~70년대 건물을 재현해놓은 전시물이 기다리고 있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탐진강은 도심 속에도 흘러 산책코스로도 좋다.

가을날의 강변연가

장흥 시내에는 탐진강이 늘 흐르고 있어서 좋다. 시내 한복판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청정 강물이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국사봉(613m)에서 발원해 장흥, 강진 등 남도 들녘을 두루 적시며 남해로 흘러 드는 51.5㎞ 길이의 탐진강은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공원으로도 손색없다.

 

커다란 다리도 있고 꽃밭과 억새, 갈대가 피어난 강변에는 정겨운 징검다리가 놓여있어 한바퀴 돌아보기 딱이다. 연인 커플이라면 토요시장에 들러 맛있는 한우 삼합을 맛보고 ‘강변연가’를 연출할 수 있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풍요와 인심이 넘쳐나는 장흥 토요시장

정겨운 토요시장에도 단풍 못지않은 색의 향연이 펼쳐졌다. 샛노란 땡감이며 검붉은 무화과, 새하얀 꼬막, 갈색 낙지의 조합도 여느 단풍 산 못지않다. 무산김으로 만든 부각도 도저히 시식을 거부할 수 없는 향기를 풍긴다. 장을 보는 시민들, 맛난 음식을 맛보고 특산물을 사러 온 관광객도 모두 즐겁다.

 

2층에는 청년몰이 생겼다. 여느 대도시 도심에서 볼 법한 커피숍과 베이커리, 사진 갤러리 등이 오랜 재래시장의 2층을 채웠다. 시장 한켠에는 ‘파인다이닝’을 추구하는 로컬 푸드 양식당이 생겼다. ‘짓다, 부엌’이란 이름의 프렌치 컨템퍼러리 스타일 레스토랑인데, 사연이 퍽 재미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셰프로 있던 젊은 여성이 고향으로 귀향해 부모님과 함께 시장에 식당을 냈다. 장흥한우, 키조개, 표고버섯 등 로컬 푸드로 음식을 만든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한우 스테이크

표고버섯 리조토, 장흥 한우 스테이크 이런 식이다. 샐러드에도 표고를 썼다. 맛도 좋고 모양새도 탐스럽다. 그는 장흥 특산 무산김을 써서 먹물 파스타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했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짓다,부엌’에선 식후에 차를 준다.

양식당이지만 식후에 차를 낸다. 기름기 많은 식단엔 오히려 보이차 등이 어울린다는 얘기다. 대사관에서 이미 경험해 본 것이란다. 토요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처럼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다. ‘풍요로운 장흥’이란 이름의 퍼즐 마지막 조각을 사람들이 채워가고 있다.

여행수첩

 

둘러볼만한 곳

가지산(510m) 보림사는 순천 송광사의 말사로 인도 가지산 보림사, 중국 가지산 보림사와 함께 ‘동양의 3보림’으로 불리는 선종 명찰이다. 경내 3층석탑과 석등(국보 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을 비롯해 동부도, 서부도, 보조선사 창성탑 등 보물을 수두룩하게 품고 있다. 절집 뒤로는 수령 400년이 넘은 비자나무 군락이 있다. 2009년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아늑하다. 편백나무 숲도 있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에는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 숙박시설과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편백 톱밥 산책로 등 부대시설이 있다.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만나숯불갈비의 장흥삼합

먹거리

장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한우삼합이다. 홍어회에 묵은지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목포식’ 삼합이 아니라 키조개, 장흥 한우 쇠고기, 표고버섯의 조합이다. 쇠고기와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살짝 구워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그윽하게 퍼지는 감칠 맛의 하모니는 물론이며, 질겅질겅 폭신폭신 씹는 느낌도 좋다. 고기의 질이 좋다. 서울에서 비슷한 등급을 먹을 때보다 훨씬 저렴하다. 표고가 제철이다. 시내 만나숯불갈비가 유명하다.(061)864-1818~9.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삼합에는 한우와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이 들어간다.

사촌리 수문해변 여다지회마을은 제철 해산물을 내는 집. 요새는 바지락과 낙지로 국물을 낸 연포탕이 당기는 계절이다. 전어회와 전어구이도 맛이 좋다. 곁들여내는 반찬도 죄다 단품으로 팔아도 될 정도로 맛깔난다.(061)862-1041

황금들에도 옥빛 바다에도 풍년 가을,

장흥 토요시장 3대곰탕

토요시장내 3대곰탕은 정말 ‘3대’가 내려온 집은 아니다. 드라마(SBS 대물)에서 권상우의 아버지로 나온 곰탕 명인 임현식이 하던 것으로 설정된 곰탕집이다. 몇년 째 직접 곰탕을 끓여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061)863-3113

 

짓다부엌(061)863-0888.

 

문의

장흥군청 문화관광과(061)860-0224

장흥=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