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담았다, 울주 선물 세트

[여행]by SRT매거진

해와 바다, 알프스를 담았다

알프스를 담았다, 울주 선물 세트

울산 울주군은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울산 12경 중 절반을 품고 있는 알짜배기 여행지다. 해돋이 명소 간절곶과 미니 알프스, 반구대 암각화까지! 올겨울, 여행 버킷리스트에 울주가 빠져서는 아니 되겠다.

간절한 소망이 뜬다

간절곶

 

1년 365일 뜨고 지는 것이 태양이라지만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은 늘 각별하다. 마음의 묵은 때를 벗고 새 희망을 입는 시간이다. 세밑과 세초 사이, 이 특별한 시간을 맞으러 간절곶으로 달려간다. 간절곶은 동북 아시아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몇 분 차이지만 ‘가장 먼저’라는 수식어가 유혹적이다. 새해가 되면 전국에서 몰려 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해와 바다가 빚어내는 황홀한 순간을 나눈다.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발음이 같은 ‘간절’, 말 그대로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것만 같다.

알프스를 담았다, 울주 선물 세트

세계 최대 크기의 소망우체통. 1970년대에 사용되던 디자인을 본떠 만들었다

알프스를 담았다, 울주 선물 세트

곳곳에 조형물과 포토존이 있어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알프스를 담았다, 울주 선물 세트

해안가를 따라 데크 산책로가 이어진다. 시원한 파도소리는 덤!

바다를 바라보는 완만한 언덕 위 간절곶 등대가 1920년부터 지금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지금의 모습은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등탑을 개량한 것이다. 주위로 조각상과 풍차, 거대한 소망우체통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높이 5m로 세계 최대 크기의 우체통에는 세상의 소망이 가득하다. 엽서를 넣으면 진짜 배달해주니 새해 염원을 담아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해안길을 따라가면 드라마 <메이퀸>의 촬영장소가 등장하는데, 현재 카페로 운영되어 연인들에게 인기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사진도 남길 수 있다. 간절곶 기념석 옆에 돌탑이 눈에 띈다. 세계적 해넘이 명소로 유명한 포르투갈 호카곶에 있는 상징물을 본떠 만든 기념비다. 아시아 동쪽 끝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간절곶과 유럽의 서쪽 끝 해가 가장 늦게 지는 호카곶을 상징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종교계의 반발로 탑 위 십자가를 제거한 모습이지만, 기념비에 쓰인 문구처럼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태양의 장엄한 여정이 담겨 있다.

유럽 부럽지 않다

영남 알프스

 

울주의 산은 바다만큼이나 수려하다. 가지 산과 신불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 9개가 모여 있다. 유럽의 알프스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산세와 풍광이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영남알프스라 불린다. 산악인들 사이 불리는 애칭에서 어느 순간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설마 하는 의구심도 잠시, 명산의 호젓함에 내딛는 걸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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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는 사람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수준급의 클라이머

산행의 시작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다. 단순한 휴게소가 아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시네마와 어린이 테마파크, 피크닉 공간을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 산악문화센터 뒤쪽으로 인공폭포인 벽천폭포가 흐른다. 영남알프스 내 명소들을 축소한 모습으로 왼쪽은 파래소폭포를 오른쪽은 홍류폭포를 본떠 만들었다. 국제클라이밍센터도 자리해 아찔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규 강습반뿐만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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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만나는 간월재. 가을이 되면 억새로 뒤덮인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재를 지나 간월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중급 난이도로 왕복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산을 잘 탄다면 홍류폭포를 지나 신불산 방향으로 가보자. 높은 경사와 암벽이 이어지는 난코스지만 흘린 땀을 보상해줄 전망을 만날 수 있다. 가을이면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억새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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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폭포인 벽천 폭포. 폭포수 뒤쪽으로 돌아가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을이 가장 유명하지만 사시사철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봄에는 만발하는 진달래가 사랑스럽게 물들이고,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가 친구가 되어준다. 겨울에는 억새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설경을 만날 수 있다.

선사시대로부터의 편지

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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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대에서 바라보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천년 고장 울주에는 아주 특별한 보물이 있다. 역사책에서만 보던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다. 약 7000년에서 35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바위에 새긴 기록이며, 당시 동물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고래를 사냥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인류 최초의 포경문화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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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으로 그림 찾기 바쁜 아이들

반구대 암각화로 가기에 앞서 울산암각화박 물관을 방문한다. 반구대 암각화의 실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실제 암각화는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 기 때문에 미리 보고 가면 도움이 된다. 이곳에서 반구대로 향하는 길이 무척 아름답다. 1㎞ 남짓의 짧은 길이지만 품고 있는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른다. 18세 기에 지어진 집청전과 반고서원을 지나 싱그러운 대나무 숲이 이어진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진 대곡천이 펼쳐지고 천변 바위에는 공룡들의 발자국과 물결 자국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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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각화박물관 내 암각화 실물 모형

반구대 암각화는 아쉽게도 현재 접근이 불가하다. 강 건너편 망원경으로 집중 또 집중해야만 볼 수 있는데, 빛과 그림자의 대비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간이 햇볕이 드는 오후 3~5시 경이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2.4㎞ 떨어진 곳에는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에 걸쳐 바위에 새긴 그림과 글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각석의 윗부분에는 청동기 시대로 추정되는 기하학적 무늬와 동물이, 아랫부분에는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과 명문이 새겨져 있다.

 

글·사진 박애진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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