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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PD수첩' 변기 오물이 방까지 덮쳐…부영의 충격적인 부실공사 실태

by더팩트

하청업체 "부영, 1년짜리 공사 6~7개월로 단축하라고 지시"

'PD수첩' 변기 오물이 방까지 덮쳐

MBC 'PD수첩'은 부영의 부실공사로 고통받은 입주민들의 참담한 상황과 충격적인 부실공사의 흔적들을 공개했다. 왼쪽 사진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더팩트 DB

부실공사로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부영그룹과 그 중심에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1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부영의 부실공사로 고통받은 입주민들의 참담한 상황과 충격적인 부실공사의 흔적들을 공개했다.

 

PD수첩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 지어진 부영 아파트에서 벽에 곰팡이가 피거나 외벽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 철근이 드러나 있었다. 또 누수로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곳도 있었으며 화장실 변기에서 오물이 쏟아져 나와 거실과 방을 덮친 충격적인 일들도 벌어지고 있었다.

 

아파트 옥상에는 배수관을 바닥보다 높게 설치해 손바닥이 잠길 정도로 물이 고여 있었다. 고인 물 때문에 옥상 바닥에 깔린 에폭시가 부식돼 방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땅속 깊은 곳에 설치해야 할 오수관이 아파트 화단에 만들어져 악취도 진동한다는 것이다.

 

PD수첩에 출연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영아파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는 게 답답하다"면서 "설계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영 하청업체 관계자들의 충격적인 증언도 공개됐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부영은 1년짜리 공사를 6~7개월로 공사기간을 단축하라고 지시한다"고 폭로했다.

'PD수첩' 변기 오물이 방까지 덮쳐

PD수첩에 출연한 부영아파트 한 입주민은 "화장실 변기에서 오물이 역류해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또 다른 하청업체 관계자는 "콘크리트가 부서지는 것은 동절기 공사를 했을 때 발생한다. 콘크리트는 얼었다가 녹으면 제 기능을 못한다. 동절기 공사를 하면 내부에 불을 때야 하는데 연료를 아끼려고 그냥 작업해서 부식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차장 공사할 땐 보강재를 깔지 않고 방수 공사 과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영이 시공단계를 생략하고 아파트를 지었다는 증언이다.

 

아파트가 허술하게 지어졌지만 부영은 부실 시공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영 관계자는 PD수첩에 "하자가 발생했다면 즉시 처리할 것이다. 하지만 부실 시공했다면 누가 부영을 선택하고 용납하겠나"라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PD수첩은 부영그룹이 재계 16위로 고속 성장한 배경에 대해서도 파헤쳤다. 부영은 지금까지 전국에 21만여 가구를 공급했다.

 

부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싼값에 공공택지를 받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게 자금을 빌려 임대아파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입주민들에게 임대료를 받아 사세를 키웠는데 매년 임대료를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PD수첩에 출연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정부에서 돈 주지, 땅 주지 그런데 임대료를 1년에 5% 인상하는 것은 폭리"라고 지적했다.

'PD수첩' 변기 오물이 방까지 덮쳐

이중근 회장은 430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8일 첫 재판을 받았다. 사진은 이 회장이 지난 2월 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재소환돼 청사에 들어서는 모습. /더팩트 DB

이중근 회장 4300억 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 부인

부영아파트 부실 공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회장은 현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430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회장 변호인단은 "34년 동안 서민 주거문제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지금에 와서 임대주택법에 어긋났다고 하는 것은 매우 억울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회장은 본인의 골프장이나 아들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등 가족회사에 계열사 자금 2300억 원을 부당 지원하고 조카가 운영하는 기업에도 90억 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자금 43억 원을 자녀 거주용 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데 유용하도록 하고 대출금 상환 능력이 없는 지인에게 계열 대부업체를 통해 100억 원을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이 외에도 서민 임대주택 아파트를 분양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불법적으로 부풀렸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의 변호인단은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일반적인 경제범죄와 달리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전혀 없다"며 "배임 등에서도 상당 부분에서도 주주가 1인에 불과한 '1인 회사'가 피해자인 경우가 많은데 제3자의 피해가 없는 경우에도 이 회장을 형사처벌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민임대주택 불법 분양전환 혐의에 대해서는 "국민주택사업은 임대주택법 등 제반 규정에 의해 감독관청의 승인을 얻어서 진행한 것으로 피고인이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 회장은 구속된 상태에서도 과도한 배당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영 등 비상장 계열사에서 중간배당을 포함해 599억6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전년도 270억8000만 원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다.

 

이 회장이 비상장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동광주택산업 약 307억 원, 부영 178억 원, 광영토건 85억 원, 부영대부파이낸스 19억 원 등이다. 동광주택산업은 영업이익이 2016년 1437억 원에서 지난해 6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자회사인 동광주택에서 받은 중간과 결산 배당금 중 90%를 이 회장에게 배당했다. 동광주택은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동광주택산업이 지분 100%를 가진 부동산 임대 분양 업체다.

 

이 회장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까지 받으면서도 옥중에서 '배당 잔치'를 벌여 논란을 빚고 있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