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까 '독' 될까

[이슈]by 더팩트
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휴식기를 갖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오는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지난 6월 13일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당사를 빠져나가는 홍 전 대표. /문병희 기자

SNS 정치 재개…오는 15일 미국서 귀국


홍준표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단 예측이 모락모락 피어나오는 가운데 당 재건이 한창인 자유한국당에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주목된다.


현재 미국에서 휴식기를 갖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출국 전 '페이스북 정치를 끊겠다'고 했지만, 이후로도 정치적 메시지를 꾸준히 게시하며 정계 복귀를 시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글을 올리는 빈도가 높아졌다.


홍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지(13일) 약 2주 만이었던 지난달 29일 "저들(진보 진영)의 프레임에 다시는 말려 들지 말아야 한다"며 보수 진영을 향한 충고를 던졌다. 그는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 데 급급해 허우적대다보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된다"며 "앞으로 총선 때는 연방제 통일 프레임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올린 페이스북글. 그는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후 홍 전 대표는 이틀 만에 또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31일 "경제에 좌파이념을 추가한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이번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저성장과 양극화가 가속화됐고 복지보퓰리즘은 일반화됐다"며 "그리스와 베네수엘라 경제를 따라가는 형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SNS엔 '내 나라로 답을 드리러 간다'는 문구와 함께 오는 9월 15일 홍 전 대표의 귀국을 알리는 이미지 포스터도 돌아다녔다. 포스터를 제작한 이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행기 편명, 시간 등이 상세히 적힌 것으로 보아 홍 전 대표의 측근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정황상 홍 전 대표가 귀국 직후 정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다수 시각이다.

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

지난 7월 미국으로 떠나는 홍준표 전 대표를 배웅하며 인사하는 지지자들. 큰절하는 지지자도 눈에 띈다. /이새롬 기자

홍 전 대표의 복귀가 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다수의 골수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는 그로 인해 보수 진영의 결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이 나온다. 평소 견해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홍 전 대표의 화술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당길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대개 이러한 시각들은 홍 전 대표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관찰된다. 홍 전 대표의 SNS에 글을 올린 한 지지자는 "홍 전 대표만이 희망이고 유일한 답"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홍 전 대표만이 자유대한민국의 희망이다. 빨리 오십시오. 현 정부가 잘못된 길을 갈 때 강력히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홍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다. 먼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대한 당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과 홍 전 대표의 당 운영 방식, 스타일에 차이가 있어 우려는 더욱 크다. 홍 전 대표는 정무에 무게가 많이 싣는 느낌이지만 김 위원장은 정책에 더 주안을 두는 모양새다.

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

지난 6월 13일 지방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뜨는 홍 전 대표. /이새롬 기자

홍 전 대표 반발 세력이 당내에 많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대표 시절부터 크고 작은 반대에 부딪혔던 홍 전 대표는 아직까지도 많은 견제를 받고 있다. 정용기 의원은 지난 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홍준표 전 대표를 언급하며 "홍준표 전 대표를 언급하며 "당이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문제는 폐쇄적이고 반민주적인 리더십에 줄 세우다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을 향한 질책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홍 전 대표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새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벌써부터 복귀하는 것은 이른감이 있다. 현재는 김병준 비대위가 당을 다시 세워가고 있는 상황이고 홍 전 대표도 당의 어른이라면 마땅히 개인의 위치보단 대승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계 복귀보단 멀리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정계 복귀하면 당엔 '득' 될

대표직 사퇴 직후 굳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홍준표 전 대표. /문병희 기자

다만 정치 전문가들은 조금 더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복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먼저 "홍 전 대표도 바보가 아닌 이상 당장엔 (정치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 평론가는 "홍 전 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완벽히 패배한 패장이다. 또 사람들에겐 아직 그가 '비호감'으로 남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 현시점에선 그가 복귀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 평론가는 "그러나 최근 경제문제, 남북문제 등을 보면 이전까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쏠렸던 분위기가 많이 사그라든 것이 사실"이라며 "추후 자칫하면 홍 전 대표가 대표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던졌던 말들이 맞아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2018.09.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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