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미스트롯' 대박과 공연계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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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 시청률 18.1%를 기록한 '미스트롯' 열기는 콘서트로 고스란히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미스트롯 전국투어 라이브 콘서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홍자(맨 왼쪽)와 송가인(오른쪽 앞). /이선화 기자

몸값 치솟은 '미스트롯 스타들' 부모 입김, 우려 목소리도 증가


[더팩트|강일홍 기자]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은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지난 5월 2일 마지막 방송 최종 시청률은 자그마치 18.1%(닐슨 코리아, 유료방송 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동 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인기프로그램을 포함해 종편채널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총 10회 방영되면서 각종 기록 행진을 벌였다. 당일 최고 시청률은 19.3%까지 치솟았고, 2049 타깃 시청률은 5.3%를 찍었다. 종편채널 개국 이후 줄곧 후위에 뒤처져 체면을 구기고 있던 TV조선의 자존심과 위상을 한방에 치켜세워준 프로그램이 됐다.


'미스트롯' 방영 3개월간 마스터로 활동한 장윤정은 한때 TV 다큐드라마 재연 배우로 출연해야 했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의 인생곡으로 남아있는 트로트 데뷔곡 '어머나'는 원래 계은숙 주현미 김혜연 송대관 등이 퇴짜놓은 곡이다. 강변가요제 대상 수상자인 그에게 유명가수들이 '거들떠 보지 않은' 노래, 그것도 트로트를 부르라고 했을 땐 너무 속상해 사흘간 눈물을 흘렸을 정도다. 애초 '미스트롯'은 지상파 방송사가 '성공가능성이 낮고 위험부담이 있다'며 '뱉어버린' 프로그램이다. 인생은 새옹지마이고, 세상 일은 내일을 알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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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이 공연계에 유례없는 이변의 열풍을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8월까지 상반기에만 전국 투어 공연장소가 무려 18곳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5일 서울공연이 펼쳐진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 /강일홍 기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합당한 룰 적용돼야" vs "신인일수록 초심은 잃지 말아야"


TV에서 바람을 일으킨 '미스트롯'은 또다른 열기를 내뿜으며 공연계를 달구고 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이달초 서울 이틀 공연을 마친 뒤 "예상치 못한 서울 매진기록은 물론 전국에서 밀려드는 공연 요청을 한꺼번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열기를 전했다. 며칠 뒤 공연기획사 컬쳐팩토리는 '미스트롯' 콘서트를 10개 도시에서 추가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예정됐던 서울 인천 광주 천안 대구 부산 수원 외에 고양 전주 안양 창원 의정부 대전 청주 강릉 원주 제주 등이 추가됐다. 이중 우승자 송가인 고향 지역인 광주에서는 티켓 대란을 겪으며 하루 앙코르 공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미스트롯'이 공연계에 유례없는 이변의 열풍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인데 8월까지 상반기에만 전국 공연장소가 무려 17곳에 이른다. 사실 5월 공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공연 분위기가 예년 같지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연초부터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준비해온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사회적 사건이나 큰 변수가 없는데도 티켓이 팔리지 않는다"면서 "심한 경기불황 여파로만 생각했는데 '미스트롯'에 대한 엄청난 열기를 보며 다시한번 깊은 혼돈에 빠져들었다"고 허탈해 했다. 일부 기획사는 '미스트롯' 서울공연 시기를 피해 티켓 홍보를 미루기도 했다.


'미스트롯-효콘서트'는 지난 4일과 5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이틀간 개최돼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넘어 가슴 찡한 탄성을 자아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객석의 호응에 공연기획자는 물론 TV조선 프로그램 관계자들도 놀랐다. 최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필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히트곡이 없는 가수들의 공연은 결국 일회용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가 기우였음을 확인시켰다. 관객들은 경기의 불황에 따른 티켓 구매의 의지가 꺾인 게 아니라 신선한 분출구를 기대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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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객석의 호응에 공연기획자는 물론 TV조선 프로그램 관계자들도 놀랐다. 사진은 지난 5월 5일 서울공연이 펼쳐진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 /강일홍 기자

◆ 일부 '미스트롯' 스타들, '몸값' 상승 둘러싸고 벌써부터 소속사와 갈등 불거져 실망


대중문화, 특히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콘텐츠는 실패 위험이 많은 만큼 성공하면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방송사나 제작사가 킬러콘텐츠에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TV가 단기간에 만들어낸 '미스트롯'의 화제성과 긍정 이미지는 엄청난 폭발력을 불러일으켰다. 프로그램 성공으로 방송사가 얻는 유무형의 가치는 산술적 계산이 어려울 지경이 됐고, 공연 제작자는 돈방석에 앉았다.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는 하반기까지 20여곳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일정이 잡힌 지역의 대부분은 티켓 전쟁이 벌어질 만큼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에는 송가인 정미애 홍자 강예슬 두리 정다경 김나희 박성연 하유비 김소유 숙행 김희진 등 준결승 진출자 12명이 출연 중이다. 이들은 준결승 진출 당시 약정한 계약서에 따라 일괄적으로 같은 액수의 출연료를 받는다. 몸값은 최소 3배에서 최대 7배 이상 상승했다. 기준은 늘 상대적이지만 불과 6개월 전 무명가수 시절과 비교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심지어 이미 전국 규모 행사의 출연자로 섭외가 들어오는 몇몇은 기성 인기가수의 개런티를 요구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다.


일부 가수들은 일거에 상승한 자신의 '몸값'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소속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분쟁의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돈', 수익금 분배율을 올려달라는 요구다.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합당한 룰이 적용돼야 맞다. 다만 신인일수록 초심은 잃지 말아야 한다. '미스트롯' 스타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와 관심은 기성 가수들과 다른 신선함이다. 좋은 일에는 마(魔)가 끼기 마련이지만, 박수와 환호 이면에 각기 다른 속셈이 숨은 듯해 안타깝다. 진흙 속에서 애써 캐낸 보석이 다시 빛이 바랠까 걱정스럽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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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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