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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TF현장

우병우는 여전히 우병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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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묵인 혐의와 국가정보원을 통한 불법사찰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 중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월3일 오전 구속기한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귀가하고 있다./의왕=임영무 기자

직권남용 혐의 항소심 공판…직접 변론 나서기도


"유능하고 책임감 강한 검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평가한 말이다. 결이 달라 보이는 채동욱 전 총장도 극찬할 정도로 현역 검사 시절 수사를 '독하게' 하기로 유명했다는 우 전 수석이다. 그를 경험한 법조인들은 거의 대부분 뛰어났던 수사능력을 인정한다.


이밖에도 우 전 수석을 따라다니는 말은 많지만 극과 극이다. 2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천재라고 해서 '소년 급제', 재주는 있지만 덕이 없다고 해서 '재승박덕'이란 말이 붙는다. 평소 고압적이라 '기브스'라는 별명도 있다고 한다. 서거 직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주임검사이자 직접 대면 조사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수부 검사로 승승장구하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권력의 정점에 섰던 그에게 국정농단 사태 이후 2~3년은 악몽이었을지 모른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 사찰 지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6개월, 1년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치르고 있다.


26일 서울고법 제2형사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속행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여전했다. 변론을 스스로 진두지휘하다시피 했다.


"검사님이 사실관계를 잘 못 알고 계신데..."


검찰이 2016년 7월 우 전 수석과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실장과 통화내역을 들며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불법사찰 혐의를 설명하자 직접 나서 반박을 시작했다. '검사님'이라는 정중한 표현을 잃지 않았지만 왠지 후배를 대한다는 느낌도 줬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근무 당시 추명호 전 국장을 시켜 자신을 감찰하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우 전 수석은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통상적인 복무 점검이었다는 논리다.


"내 거 드릴게."


검찰 쪽이 변호인 측이 준비한 파워포인트 자료 출력물을 받지 못 했다고 하자 짧은 미소를 지으며 프린트물 뭉치를 내밀었다. 모니터에 뜬 파워포인트 문서를 집중해 바라보다가, 한 손에는 돋보기 안경을 쥐고 수시로 바꿔 끼면서 서류를 꼼꼼히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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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7년 4월12일 새벽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 부분은 피고인이 직접 변론하겠습니다."


변호인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우 전 수석은 원심이 1심 판단을 받은 혐의를 추가기소하는 등 자신을 이중 기소하고 실형을 선고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검찰이 제시한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의 위법성과 증거능력도 따졌다. 오른손으로는 제스쳐를 취하며 적극적으로 원심의 판단을 반박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장을 계속 증인으로 법정에 부르려 했다. 추 전 국장은 이날이 출석 예정일이었으나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추 전 국장은 우 전 수석의 지시로 이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우 전 수석은 형사소송법 제195조를 들어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다.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아니라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개시해야 하는데 검찰은 추정, 감만으로 수사를 했습니다. 그게 요즘 나오는 '표적수사'라는 말입니다." 표적수사의 예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공판이 열린 소법정은 방청석의 2/3 정도가 들어찼다. 대부분 우 전 수석의 지지자로 보였다. 한 배낭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이어져있는 배지가 보였다.


다음 기일은 31일이며 우 전 수석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검사 출신 김 모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11월에는 결심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