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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이철영의 정사신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령

by더팩트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소탈한 행보가 이목을 끈다. 취임 일주일 문 대통령 부부의 행보는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지지자가 든 노무현 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며 '엄지 척'을 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기사가 연일 쏟아진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이기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을 수 밖에 없으니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 대통령 부부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인간적이다' '소탈하다' '권위적이지 않다' '평범한 부부' '따뜻하다' 등의 친화형 내용이 대분이다. 악플도 찾아보기 힘들다. 문 대통령 부부는 채 열흘도 되지 않아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게 나라냐'로 시작한 제19대 대통령 선거였다.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고, 국민은 표로서 지지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지극히 평범한 행보를 보이며 국민으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던 당시./국회사진취재단

문 대통령 부부를 향한 평가를 보며 문득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올랐다. 

 

10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 부부도 소탈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시대를 앞서간 탓이었을까, 일각에서는 '튀는 대통령' '권위가 없는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지금 문 대통령 부부의 일상이 당연하고 평범하게 보이던 것이 노 전 대통령 당시엔 대통령답지 못한 행동으로 비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선언에서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 주었던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였다"고 말한 바 있다. 

 

어머니의 우려처럼 10년 전 노 전 대통령은 시대를 앞서간 탓에 아니 정치인으로서는 너무나 평범했던 탓에 '모난 돌' 취급을 받으며 돌을 맞았는 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10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소탈하고 파격적인 행보로 국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친구이자 동지인 그들의 삶과 정치여정 또한 그렇다. 사진은 2009년 4월 서울중앙지검에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변호사 출석 당시. /더팩트DB

상당수 국민은 그의 친구 문 대통령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것 같다. 최근 있었던 문 대통령 부부의 모습에 누리꾼들이 보인 반응이 가장 대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 여사는 15일 문 대통령의 출근길에 분홍색 원피스를 입구 배웅했다.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 부부의 모습에서 2007년 10월 2일 남북정상회담 출발을 앞둔 아침 관저에서 나오던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떠올렸다. 당시 사진에는 비서실장인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도 담겼다.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 부부의 드레스 코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오마주(hommage)'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한 비공개 좌담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더팩트DB

시대를 앞서간 대통령 곁에 있었던 문 대통령에게 '2017년'은 딱 맞는 옷이다. 국민은 이명박·박근혜 두 정부를 거치며 '소통'의 중요성과 함께 '평범한 대통령'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대통령' '권위보다는 소탈한 대통령'이 삶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깨닫게 된 것 같다. 

 

10년 전 낯설었던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10년 후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로 바뀐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평범한 행보가 국민적 공감을 사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은 시대를 앞서간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했을 뿐이라는 해석이 오히려 귀에 와 닿는다. 

문재인 대통령 속의 노무현 전 대통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4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봉화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사람사는 세상'을 향한 의지를 방명록에 남겼다. /문병희 기자

문 대통령 부부를 향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향수는 더욱 짙어지는 것 같다.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화제가 되는 것도 노 전 대통령 곁을 지켰던 문 대통령이 일주일간 보인 모습 때문이 아닐까. 오는 23일은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이다.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이 그의 친구 문 대통령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로 이뤄질지 기대해 본다. 국민이 또다시 차가운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고 외치는 그런 일이 없는 세상 말이다.  

 

더팩트 이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