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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TF프리즘

홍준표의 'SNS 정치',
소통인가 데스노트인가

by더팩트

홍준표의 'SNS 정치', 소통인가

제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연일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휴식과 거취를 고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도 여전히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강한 야성을 드러내는 글을 올리고 있다. 홍 전 지사는 29일 "노무현 정권 1기는 얼떨결에 집권한 탓에 집권 기간 내내 좌우를 넘나들었지만, 이번에 집권한 노무현 정권 2기는 준비된 좌파 정권"이라며 "그들이 제일 먼저 할 것은 우파 분열정책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북한이 무차별로 미사일 도발을 하는 것은 한국에 친북 좌파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이 북의 핵시설을 타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보수당을 이끌어갈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당권 경쟁 구도의 한 축인 친박(친박근혜)계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 24일 "극소수 친박들이 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당 쇄신을 막고 구체제 부활을 노리는 음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친박계를 '구(舊) 보수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전 지사가 당내 현안과 문재인 정부에 거침없는 말로 직격하는 것은 7월 3일 열릴 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미 그는 지난 24일 "애리조나의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바라보면서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내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다시 세운다는 일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권을 잡고 보수정당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홍준표의 'SNS 정치', 소통인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LA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처럼 홍 전 지사는 당권 다툼을 예고하는 알림장으로써, 한국당을 비판하는 신문고로써 적절히 이용하는 그다. 때문에 그의 글들이 주목되고 기사화되면서 인지도가 낮은 현역 국회의원보다 더 센(?) 재야인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SNS를 통해 글을 올리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면서도 "워낙 홍 전 지사의 페이스북이 주목받는 것 같다. 워낙 거침없는 스타일이라서 웬만한 현역 의원보다 주목도가 높은듯하다"고 말했다.

 

분명 백의종군 또는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다른 대선후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홍 전 지사는 '홍준표식'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홍 전 지사가 지나치게 'SNS 정치'를 통해 오히려 당을 흔들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 전 지사는 '표적'을 이미 정한듯한 모습이다. '좌파'와 '친박'이 바로 그것인데, 대통합의 시대와 거리가 먼 모습이라는 것이 문제다. 또 '강남좌파'로 비판해온 바른정당과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 전 지사가 당권을 잡을 경우 대대적인 당 쇄신 차원에서 친박계와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수우파의 생존(?)을 위해 '좌파 정부'로 규정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울 경우 협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 달 4일 홍 전 지사가 귀국할 예정이다. 홍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밝힌 생각을 비춰본다면 1차전은 한국당 내부에서 당권 다툼이 될 전망이다. 벌써 당내에서 당권 경쟁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실전'에서 어떤 강공을 퍼부을지도 관심사다. 결국, 홍 전 지사에게 SNS란 '다툼 대상'을 예고한 '데스노트'인 것일까?

 

[더팩트ㅣ신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