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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by디아티스트매거진

영화 소재 선택에는 한계가 없다. 역시나 무엇을 선택했든 그 소재에 맞게 영화를 잘 만들면 되는 것이다. 잘. 지난 한국영화는 독특한 소재를 넘어 섬뜩한 소재도 많이 선택해왔다. 정신적 장애로써 뚜렷한 동기 없이 감정이 일반적이지 않고 무감각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범죄들이 현대에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하여 영화계는 대중들에게 또 하나의 경각심을 부여하고 있다.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하여 적절한 영화를 생산해내 대중들에게 또 다른 감정을 전달해준 영화 다섯 편을 다시 감상해보자.

공공의 적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공공의 적' 스틸컷

사이코패스가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 대중들의 인지가 옅을 시기부터 한국영화계의 또 한 명의 대부 강우석 감독은 사이코패스를 이미 먼저 영화에 등장시켰다. 경찰영화의 걸작, 안티히어로 영화의 걸작 그리고 사이코패스 영화의 결과물이었던 ‘공공의 적’은 악역 조규환을 등장시켰다. 300억이 넘는 돈을 지키기 위해 부모를 살인하는 패륜을 저지르는 조규환이다. 이를 넘어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도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른다. 패륜을 넘어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이는 조규환은 대한민국 사회보다 먼저 앞서있던 사이코패스 인물이었다. 대중들이 사이코패스라고 인식하기도 전에 조규환의 행동에 관객들은 극한의 분노와 놀라움을 느꼈다. 결국 강철중이라는 안티히어로에게 제압당한 조규환이었지만 어쩌면 그러한 조규환의 극단적인 사이코패스 면모가 ‘공공의 적’이라는 영화의 한 축을 극적 구성을 담당했을지도 모른다.

추격자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추격자' 스틸컷

사회가 사이코패스 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중들이 서서히 사이코패스가 우리 주변부에 멀리 있지 않음을 인지해갔다. 그 시점에서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사이코패스 영화의 가장 대표격인 작품이 하나 탄생한다.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이자 한국형 스릴러의 진면목을 보여준 ‘추격자’다. ‘추격자’는 이후 탄생할 사이코패스 영화 요소들을 대거 최초 배치시켰다. 성불구자기에 여자만 보면 살인이라는 방식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사이코패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는 너무나도 평온한 사이코패스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1차적인 모습을 나홍진 감독은 제시했고 하정우는 탁월하게 연기했다. ‘추격자’는 오로지 나홍진 감독의 쎄고도 진한 장편영화 데뷔작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한국영화사 사이코패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악마를 보았다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악마를 보았다' 스틸컷

이제 모두가 사이코패스의 단상을 어느 정도 깨달았다. 그 다음 영화계의 선택은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다면 ‘어떻게 달리 사이코패스를 표현하는가?’였다. 항상 새로운 장르를 택했던 김지운 감독은 박훈정 감독의 각본에 기초해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고어-슬래셔 영화를 탄생시켰다. 가히 ‘다크나이트’의 악역 조커에 견줄 정도로 미친 행동을 보이던 장경철은 여자를 겁탈하고 동기 없이 여자를 유린하고 살해하고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등 2017년 현재까지 가장 악랄한 사이코패스 인물로 기억된다. 실제로 장경철을 연기한 최민식은 촬영 당시 정신적인 혼란을 겪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 악랄함, 미침, 극단적 등 이러한 분위기의 단어가 장경철 그리고 영화 내내 계속됐다. 영화 내내 계속돼서 그런 걸까? 자신의 여자를 장경철에게 잃은 김수현이 장경철을 쫓는 모습마저도 사이코패스 같다는 느낌마저 준다. ‘추격자’가 사이코패스의 본격적인 출발점이었다면 ‘악마를 보았다’는 한국영화사 사이코패스 영화에서 가장 높았다.

이웃사람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이웃사람' 스틸컷

소재의 다양한 변주, 사이코패스 영화 ‘이웃사람’에도 해당된다.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섬뜩하고 무서워해야 하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자 감정이다. 물론 ‘이웃사람’에는 무감각한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그에 따른 희생자 또 그에 따른 살인 장면도 일부 연출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웃사람’을 무섭지 않게 실소가 나오는 귀여운 영화로 기억한다. 왜? 사이코패스 살인자 류승혁은 일반 아파트에 살며 자신보다 강력한 덩치를 가진 안혁모에게 무참하게 힘으로 제압당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 제압당하는 모습마저 너무 무기력해 실소가 새어나온다. 그런 굴욕을 당함에도 류승혁은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살인자다. ‘이렇게 연약한 사람이 사이코패스 살인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웃사람’은 상당히 변주된 사이코패스 살인자를 인물로 등장시킨 것이다. 소재의 변주 속에 또 다른 색깔의 영화가 돼버린 ‘이웃사람’이다.

브이아이피

사이코패스 한국영화 Choice 5

'브이아이피' 스틸컷

사이코패스를 이해할 수 없다. 일반적이지 않고 비정상적인 감정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 속에 나오는 사이코패스 인물을 대중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이해되는 순간 그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며 이해가 되더라도 사이코패스의 논리로써 이해를 해야 한다. 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가 ‘브이아이피’다. ‘브이아이피’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는 김광일이다. 그 김광일을 이종석이 연기했다. 하얀 피부에 그윽하게 미소 지으며 결국 여성을 유린하고 때로는 넘어서 가족 일대를 전부 살인하는 역설적이고도 섬뜩한 모습을 보인다. 더 악랄한 사이코패스라고 느껴지는 점은 자신을 쫓고 있는 세력들의 이해를 적절히 이용해 자신의 위기를 교묘히 넘겨낸다는 것이다. 살인은 무감각하게 생존은 철저히, 너무나도 역설적인 감정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이코패스 김광일이다. 김광일의 감정과 행동은 곧 ‘브이아이피’라는 영화의 정체성이자 중심으로 역할했다.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