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마지막 액세서리

[라이프]by 디아티스트매거진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은 1차원적인 의식주 해결을 넘어선 고차원적인 사고와 행동이다. 패션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지위,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거나 은근히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자 하는 심리를 갖는다.

 

패션과 더불어 나타나는 것이 향수이다. 중세 시대 왕족과 귀족의 고약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더 강한 냄새를 풍기는 향수를 개발한 것이, 지금은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거나 궁금하게 만들어 주는 하나의 요소가 되었다. 이제 향수는 패션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 액세서리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 글을 통해서 향수가 어떤 종류가 있고 탑노트와 미들노트 등의 전문적으로 향수를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닌, 패션 컬럼에 맞게끔 왜 옷과 향수가 같이 매칭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해볼까 한다.

 

본 에디터는 수트를 기반으로 드레시한 (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느끼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 스타일을 자주 입는다. 때문에 향수도 그와 어울리는 브랜드나 제품을 쓰게 된다. 샤넬의 ‘블루 드 샤넬’이나 크리드의 ‘임페리얼 밀레지움’ , 이 두 가지 향수를 주로 쓰는데 샤넬은 남성적이면서도 스파이시한 향 때문에 오전부터 낮에 쓰기 좋으며, 크리드 같은 경우 고급스러우면서도 코코넛 향기 살짝 나서 저녁 즈음에 뿌려주면 좋다.

 

만약 필자가 더블 수트를 입고 청명한 여름 하늘이 떠오르게 하는 폴로 랄프 로렌의 남성 향수를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누군가 나와 이야기한다면 어울리지 않는 향에 자꾸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향수는 당시의 복장에 어울리게 쓰면 극적인 효과를 주지만 전혀 정반대로 매치하면 반감만 가지게 된다. 향수를 뿌린다고 무조건적으로 플러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계절별로 나뉘어져 사용해야 할 필요도 있다. 머스크 향수는 대부분의 계절에 남성에게 아주 좋은 향이지만 푹푹 찌는 한여름에 머스크라면 상대가 멋진 남성이라도 얼굴부터 찡그리게 된다 한여름은 향수를 잘 뿌리지 않게 되긴 하지만 만약 뿌린다면 아주 상쾌하고 가벼운 향수가 좋겠다. 가령 비누향이라던가 말이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향수를 뿌릴 때 가장 놓치는 부분이 오전에 한번 뿌리고 끝난 다는 점이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향수는 자연재료가 10% 수준에서 끝난다. 때문에 그 특유의 알코올 향이 많이 나는 건데, 이런 향수는 지속력이 긴 편이다. 그렇지만 향수를 한번 뿌린다고 해서 하루 종일 은은하게 향이 유지가 되진 않는다. 향수의 지속적인 효과를 원한다면 아침에 한번, 점심 먹고 한번, 오후 늦게 한번 살짝 뿌려준다면 하루종일 그 향이 당신을 맴돌게 된다. 아침부터 한 통을 다 쓰는게 아니라 살짝 하루에 세번정도 쓰면 된다.

 

니치 향수라고 하여 크리드나 조말론 처럼 최근의 인기가 많아진 향수들은 자연 재료가 보통의 향수보다 훨씬 많이 함유되어 알코올 향이 약하고 더 자연스러운 특징을 갖는다. 그러나 가격이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구매하기는 쉽지 않는 가격이라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 함유가 적다보니 지속력도 약한 편이다. 만약 당신이 향수를 많이 써봤거나 다른 향수와 섞어 쓰기를 바란다면 니치 향수를 한번쯤은 구매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필자도 얼마 경험하지 않았지만 20살때부터 사용한 향수 중 가장 좋은 건 니치 향수 계열이다.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스러운 향이 단연 최고의 장점이다. 다만 가격이 높고 호불호가 강하다는 점에서는 꼭 시향을 추천하는 바이다.

향수, 마지막 액세서리

출처 : 에디터 소장품

우리가 옷을 입어보고 사는 것처럼 향수 또한 시향을 꼭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남들이 모두 좋다하는 향도 내가 맡으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향이라는 것이 옷처럼 지극히 주관적인지라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게 현실이다. 시향을 하러 가서 제일 좋은 것은 직원에게 향수를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당신이 즐겨 입는 옷차림, 나이, 직업 등을 이야기하며 추천을 부탁하면 거절할 직원은 없다.

 

또한 남성이라 해서 무조건적으로 남성 향, 혹은 유니섹스 향수만 쓸 필요는 없다. 꼭 당신의 몸에서 스파이시한 남성향이 나야 사람들이 당신을 멋진 남자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여성 향수 중에서도 남성 향수에 들어가는 재료를 사용하여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프랑스 남자들 중에는 샤넬의 ‘코코 느와르’를 사용 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 필자도 가끔 사용한다. ) 달콤한 향이 밤에 뿌려주면 의외로 남자에게도 잘 어울리는 향이 된다. 너무 여성스런 향 ( 마크 제이콥스의 꽃이 달린 보틀의 향수 같은 ) 의 제품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리될 제품은 많지 않다.

향수, 마지막 액세서리

출처 : TOM FORD official site

당신이 생각하는 향수는 어쩌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꽤 많은 사람들이 은연 중에 상대방의 향수를 궁금해하고 이런 향수를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즉 당신의 존재를 한번 더 생각나게끔 만드는 존재이다.필자는 오늘 거리에서 지나가는 한 여성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향수 냄새를 맡고는 그녀의 존재가 궁금했다. 이처럼 향수는 전혀 모르는 사람도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화이트 셔츠에 정직한 생지 데님, 그리고 가디건을 입고는 조말론의 향수를 뿌린다면 톰포드 수트를 입는 남자보다 더 근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은 외모를 보는 눈뿐만 아니라 향을 맡는 코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디아티스트매거진 = 칼럼니스트 나영훈]

2015.07.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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