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stripe

[라이프]by 디아티스트매거진

사계절 내내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 무엇이 있을까? 땡땡이 무늬는 어딘가 튀는 것 같고, 헤링본은 주로 겨울 코트에 쓰인다. 물음의 답은 다름 아닌 '줄무늬' 이다. 우리 옷장 속 가격과 디자인을 불문하고 하나쯤은 있을 법한 스트라이프, 지금은 국민패턴이 된 스트라이프는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사실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스트라이프 패턴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연륜이 녹아 있는 패턴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이른 시기부터 스트라이프 패턴은 이슬람에 사용되었는데,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특징 덕분에 드넓은 사막에서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줄무늬 망토를 입었다고 한다. 이러한 스트라이프는 서양세계로 넘어가며 핍박받기 시작하는데, 십자군 전쟁이 그 도화선이 되었다.

 

13세기 중반, 십자군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프패턴의 고난이 시작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전쟁에서 패배한 후 돌아오는 루이 9세와 그의 군대들에게 프랑스 시민들은 비난과 야유를 보냈는데, 이 때 그들이 입고 있었던 옷에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새겨져 있었다. 이후로 스트라이프는 ‘패배’의 상징이 되었고, 굵은 줄무늬는 시민과 천민의 계급을 나누는 선이 되었다. 천민(매춘부, 궁정의 광대, 범죄자 등)에게 이러한 스트라이프 옷이 입혀졌고 이후 몇 세기 동안이나 ‘악마의 무늬’ 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부패한 로마 가톨릭 교회에 대한 반발이 스트라이프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게 된다. 십자군 전쟁과 더불어, 세계사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종교개혁이 바로 그 기회였는데, 기존 종교에 대항하여 자신들만의 세력을 만들었던 일명 프로테스탄트 들은 저항의 의미로 줄무늬 옷을 입었다. 기존에 악마의 무늬라는 편견을 지우고 저항, 반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스트라이프 패턴은 미국의 혁명을 기념하고 상징하는 국기에 등장하며 탄탄대로의 길을 걷게 된다. 악마의 무늬에서 한 나라의 얼굴인 국기에 당당히 등장하게 된 스트라이프, 이만하면 스트라이프는 인생 대 역전을 이뤄 낸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History of stripe

©영화 코코샤넬의 한장면

이후 스트라이프는 바다에 빠진 선원들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해군복에 사용되어 푸른 바다를 닮은 패턴으로 알려지게 된다. 군복에 사용되던 스트라이프 패턴을 우리의 삶에 더욱 가까이 가져와준 인물은, 패션계의 혁신을 불러일으킨 코코샤넬 이었다. 선원들이 입고 있던 스트라이프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샤넬은 자신의 컬렉션에 다양한 줄무늬 옷 들을 내세우고 당대의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등이 입으면서 스트라이프는 더더욱 사랑받게 된다. 이런 스타들 외에도 예술가에게도 줄무늬 옷은 크게 사랑받았는데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다 아는 화가, 피카소는 줄무늬 옷을 입고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알고 보면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스트라이프의 지금 모습은 어떨까?

 

마돈나의 코르셋 의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장폴고티에는 스트라이프를 너무나도 사랑한 디자이너이다. 얼마 전 코카콜라 병 디자인에서도 그의 상징과도 같은 줄무늬를 콜라병에 입혀주었다. 또한, 톰 브라운도 하얀색, 빨간색,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세 줄의 줄무늬로 그들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서로 다른 색상과 디자인으로 여전히 수많은 줄무늬 옷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스트라이프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고진감래요, 흥진비래라' 라는 말이 있다. 다사다난했던 역사를 거쳐 온 스트라이프 패턴은 이런 면에서 우리의 인생과도 닮았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대중에게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디아티스트매거진=현선영]
2016.04.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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