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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경적 한번 울리지 않는 일본
'후쿠오카'의 소소한 이야기

by디아티스트매거진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감정적으로 그다지 좋은 나라는 아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벼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또 방사능 문제까지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여행 기피 대상의 국가로 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이미지는 다녀온 순간 바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일본 이란 나라는 굉장히 친절한 나라였고, 방사능에 대한 위험도도 그 지역 빼고는 안전해 보였다. 1년 전 대만 여행 시 느꼈던 친절함 그 이상이었다.

경적 한번 울리지 않는 일본 '후쿠오

후쿠오카행 비행기 안에서

일본의 수많은 도시들 중 내가 다녀온 곳은 ‘후쿠오카’라는 도시이다. 중심부인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대부분의 후쿠오카 지역은 한적한 분위기라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도시였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 남짓한 시간을 들여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정말 가까운 나라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은 후쿠오카인 만큼 공항에는 한글 표기가 많이 되어있어 금방 시내로 나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나갈 수도 있었지만 후쿠오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향했는데 동물원 사파리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물들이 나와서가 아니라 중간중간에 철책 같은 문이 닫히고 열리는 것이 그랬다.

 

먼저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굉장히 흡사해 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른쪽으로 줄을 서지만 일본은 왼쪽으로 줄을 섰다. 사소하게나마 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개념이 달라 은근 신기했다. 지하철 이외에도 교통 등에서도 우리나라와 차이를 보였다. 후쿠오카는 지하철보단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도시인 듯 보였다. 이동거리가 짧아서 인 것 같았다. 의자에 앉으니 순간 너무도 푹신해서 놀랐다. 예전 우리나라도 도입되었던 의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불에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의자교체가 이루어 졌었는데, 후쿠오카는 아직도 이 의자를 쓰고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내렸지만 이 푹신함에 살짝 빠져 내리지 못할 뻔했다. 지하철에서 한 번 놀랐던 점은 어떤 사람이 짐을 두고 내렸는데 그걸 처음으로 본 사람이 지하철 역사에 전화하여 짐을 찾아준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눈치 한번 안보고 그런 일을 해준다는 사실에 조금은 감동했다. “나였으면 저런 행동을 바로 행할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 버스에 탔다. 버스의 외관은 오래된 버스처럼 보였다. 탈 때는 뒤로 타고 내릴 때는 앞으로 내리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버스를 타기전 기사와 어떠한 대화도 할 수 없었다. 이점은 좀 아쉬웠다. 또 일본 버스는 거리비례제를 도입하고 있었다. 더 많이 탄 사람은 요금을 더 내라는 제도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광역버스에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도입하지 않았다. 후쿠오카 투어리스트 시티패스를 구입하여 이를 보여주고 내렸는데, 그때마다 친절한 미소로 응대해 주었다.

 

또 하나 정말 감동한 점이 하나 있다. 운전자들이 경적을 잘 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홍콩 여행 때도 가이드에게 들은 말인데 홍콩 운전자들도 경적 울리는 것을 삼가 한다고 들었다. 그만큼 모든 상황에서 여유가 있어 보여서 부러웠다. 또 일본의 운전자들은 양보를 정말 잘한다. 분명 경적을 울려야 할 상황에서도 일단 정차한 후에 차를 보낸 후 다시 운행한다. 이러한 양보정신은 우리나라 국민들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거리에서도 일본 사람들이 친절함은 돋보였다. 무언가를 질문하면 상냥한 웃음과 함께 설명해주거나 자신을 직접 따라오라고 했다. 일본어를 잘못해서 간단한 영어로 대화를 했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분이었다. 서울도 두 번이나 여행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한 대략 10분가량의 시간은 너무 즐거웠다. 자정이 넘어서 일본 사람들만 간다는 주점에 들렸다. 거기 주방장님도 이태원에서 두 달 동안 일을 했다고 한다.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아셨다. 주문하는데 좀 더 수월했다. 계산할 때는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밖에까지 나와서 사탕을 주셨는데, 너무 고마워서 같이 인사를 하며 가게를 나왔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일본의 이미지는 굉장히 깐깐할 것만 같았는데, 지금은 친절함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4일간의 여행 기간 동안 일본인들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세세하게 길을 알려주는 일본, 경적 한번 울리지 않는 일본, “나였으면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깊이 반성했다. 아직까지 정치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지만, 정치적 문제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쳐서는 안될 것이다. 절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일본과의 첫 만남, 그것은 행복 그 자체였다.

 

[디아티스트매거진=김동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