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5

[컬처]by 디아티스트매거진
청춘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이다. 이 뜻을 우리 인생에 빗대어 가장 푸르고 봄철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시기인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에 걸치는 시기를 청춘이라 소위 비유한다. 완벽히 인성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청춘만이 살 수 있는 삶들이 있다. 청춘의 삶은 한국영화에 있어 표현하기 아주 구미가 당기는 소재이기도 하다. 무작정 청춘을 표현하지 않고 누구나 겪는 청춘을 아주 잘 담아낸 한국영화들이 여럿 있는데 그 어떤 영화들이 있는지 짚어보겠다.
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영화 <파수꾼> 스틸컷

파수꾼

청춘이란 단어가 비록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을 가졌지만 우리 인생에 있어 청춘의 시기가 반드시 언제나 계속 푸르러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청춘의 시기를 지내는 보내는 삶들이 곧 인간이기 때문이다. 마냥 푸를 수 없는 청춘의 어두운 면, 슬픈 면, 청춘이 아닌 세대들이 헤아리기 힘든 면을 영화 ‘파수꾼’은 세밀하게 그려냈다. 결코 같지 않은 고등학생들이 모여 친구라는 가치 아래 모여 지내지만 그들의 갈등 해결 방법, 대화 방법은 서로 완전히 맞아들어 갈 수 없었다. 결국 누구는 떠나버리고 누구는 회피해버리고 누구는 자살을 선택한다. 절대 이 모든 과정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들은 청춘이기에. 영화 속에서 이야기 전개의 주체적 시각 역할을 하는 아버지의 시선으로 비로소 우리는 그 청춘들의 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춘이란 의미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의미를 조금이마나 표현해주었기에 ‘파수꾼’이란 영화는 청춘을 담아내는데 성공한 영화다.
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 스틸컷

투 올드 힙합 키드

대한민국은 참 청춘의 문화에 박한 편이다. 다소 보수적인 전통 때문일까. 기성세대의 가치에 약간이라도 벗어나는 문화가 보일 시 결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한다. 그 대표적인 청춘들의 문화가 바로 힙합이다. 힙합이 완전 토종 한국의 문화라 할 수 없지만 보수적인 전통적 가치에 억눌려 살아온 청춘들에게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힙합은 청춘의 탈출구 같은 존재로 작용했다. 이제 힙합은 단순 청춘들의 표현 매개가 아니다. 대한민국 예술의 한 영역일 만큼 큰 힘을 가진 상업예술로도 성장했다. 이렇게 복합적으로 성장한 한국힙합, 그리고 그 한국힙합을 지탱하고 있는 무리들을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는 다큐멘터리 식으로 영상에 담아냈다. 그들을 촬영하면서 보이는 힙합을 향한 그들의 철학은 상상 이상으로 다양했다. 더 이상 힙합만을 붙잡을 수 없는 가치를 선택하는 자도 있었고 이유 없이 힙합이 좋아서 한다는 자도 있었고 힙합을 통해서 반드시 돈을 벌 것이라 다짐하는 자도 있었다. 이렇게 청춘의 대표문화 힙합은 상당히 복합적이고 두터웠다. ‘투 올드 힙합 키드’를 본다면 최소한 이것만큼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왜 그들이 힙합을 하는지, 왜 힙합이 청춘의 대표 문화인지.
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영화 <코알라> 스틸컷

코알라

뭐랄까 청춘은 마냥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성만 보일까? 청춘들도 앞날을 위하여 더군다나 이상만 따르기엔 여유를 허용치 않는 이 사회에서 보다 잘 살기 위해 주어진 나날을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도 있지 않을까? 영화 ‘코알라’의 극중 주인공 동빈과 종익은 자신들의 꿈의 가게 ‘버거 보이’를 창업한다. 앞날을 위한 경제활동이 필수적인 사회 속에서 그들은 청춘 특유의 이상을 따르는 동력으로 발판 삼아 ‘버거 보이’를 창업한 것이다. 이상까진 모르겠고 그저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아온 우리까지 합세해 밝은 내일을 위한 세 청춘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그렇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잠시 신메뉴를 개발하여 호황을 맞기도 했지만 여러 문제가 겹쳐 결국 ‘버거 보이’는 문을 닫게 된다. 영화라고 해서 무작정 밝은 전개만을 그리지만은 않았다. 영화라고 해서 현실을 청춘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보단 비교적 현실적인 청춘의 오늘을 영상 안에 담아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다보면 완벽한 재기는 아니지만 청춘들이 세상에 굴복하기만을 바라는 엔딩을 그리진 않았다. 현실 속에서 이상을 좇는 청춘, 하지만 청춘의 패기를 그저 허용치만은 않는 청춘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 마지막으로 그래도 꿈을 잃지 않길 바라는 영화의 ‘코알라’의 엔딩 메시지까지. 어쩌면 영화 ‘코알라’는 지금 청춘의 모습을 가장 잘 그려낸 영화일지도 모른다. 청춘에게 너무 가혹하고 복합적인가? 그럼 영화 ‘코알라’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취해 코알라가 되어보라. 동빈, 종익, 우리처럼 고뇌 끝의 코알라는 세상이 눈감아 줄 것이다.
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영화 <족구왕> 스틸컷

족구왕

청춘의 시기를 사람마다 달리 정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남자들에게 있어 청춘의 패기가 가장 활발하고 적극적인 시기는 아마 군대를 막 전역하고 난 직후일 것이다. 2년 동안 사회와 격리되며 그 2년 간 응축되어온 청춘의 패기는 가히 신비할 정도다. 영화 ‘족구왕’의 주인공 홍만섭은 그 신비의 패기를 족구로써 푼다. 복학 후 홍만섭은 족구장이 사라진 학교에 족구를 잊은 학교 분위기에 낙관적인 미소를 머금고 다시금 족구를 불어넣는다. 어쩌면 이러한 홍만섭의 행동에 극중에서 홍만섭을 바라보는 시선들 그리고 영화 밖에서 ‘족구왕’을 관람하는 현 시대의 청춘들도 눈살을 찌푸리며 미간을 좁히며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해져보자. 우리는 어느새 홍만섭의 족구부흥운동에 심적으로 동참하게 되고 족구열풍에 휩싸이는 극중 대학교 분위기에 무의식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홍만섭이 왜 족구를 고집하느냐. 아주 명백하게 영화에서 드러난다. 재밌으니까.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영화 안에서 밖에서 족구 자체에 긍정하는 모든 이들은 아주 단순한 말초적인 재미 또한 지극히 건전한 재미를 지니는 가치에 그냥 그야말로 그냥 따르는 청춘들인 것이다. 족구는 청춘 그 자체다.
청춘을 담아낸 한국영화 Choice

영화 <스물> 스틸컷

스물

영화감독 장진이 남긴 명언이 있다. “영화는 하나의 꼭지점을 향해서 달려간다.” 이 문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청춘영화가 ‘스물’인 듯하다. 각기 다른 외모 각기 다른 성격 모든 것이 달라 보이는 고등학교 친구 셋이 청춘을 시작한다. 경재는 취업을 위해 열심히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동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재수까지 해가며 아르바이트를 한다. 마지막으로 치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매일 매일 놀면서 알아간다. 같을 것 하나 없는 이들은 청춘을 함께하는 친구다. 다른 캐릭터여서인지 청춘을 지내는 과정 또한 극히 다르다. 경재는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신입생들과 같이 다가온 선배를 좋아했다가 떠나보냈다. 동우는 만화가라는 꿈을 결국 가족 때문에 접고 일반적인 회사원의 길을 택하고 만다. 치호는 비로소 꿈을 찾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서서히 깨달아 간다. 경재, 동우, 치호 셋이 지내는 청춘의 삶을 ‘스물’이라는 영화로써 지켜보면서 우리는 청춘의 거의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사랑을 꿈꾸는 청춘, 현실과 타협하는 청춘 그리고 나를 알아가는 청춘. 영화 ‘스물’ 속에는 끝나지 않은 진행 중인 청춘이 보일 수 있는 대부분의 모습, 청춘종합선물 세트를 관객들에게 선물하는데 성공했다. 영화 ‘스물’이 앞서 말한 장진 감독의 명언에 가장 부합하는 이유? 결국 경재, 동우, 치호는 입대라는 가장 끔찍한 꼭짓점을 향해 달려갔기 때문이다.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5.08.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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