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맛있는 우리 동네
초등학교 때는 비오는 날이면 빈 물병을 들고 나와 달팽이를 찾아 헤매이고, 중학교 때는 봉사활동 날 쓰레기를 주우러 시민의 숲에 가고, 고등학교 때는 다이어트 한다며 친구들과 저녁마다 산책하고 자전거를 타던 양재천.
양재천 주변 동네가 소위 말하는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고 했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나를 비롯해 양재천에 추억에 많은 이 동네 아이들이 아닐까.
번쩍번쩍하지도 않고 인적도 드물며 유명 맛집도 거의 없는, 주거 지역이 대부분으로 '번화가'라고는 도무지 이름붙일 수 없는 이 동네가 왜?
트렌디하기로 유명한 한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양재천 특집'을 할 때도 왠지 새삼스러웠다(!)
숨겨진 맛집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양재천 맛집
서울 신사-논현 쪽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김이안 셰프가 제주도로 내려가 <비스트로 이안스>를 열었다.
제주도에서도 유명 맛집으로 이름을 떨치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번에는 양재천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제주산 재료를 사용한 메뉴와 한국적인 맛의 메뉴가 맛있다. 물론 분위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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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메뉴 중 하나인 <무 파스타>
한국적인 맛의 소꼬리찜 리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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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머랭과 올리브에 곁들여 술도 한 두잔 홀짝 홀짝.
일본 분위기 물씬 나는, 꼬치가 정말 정말 맛있는 이자카야 <다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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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보다는 꼬치 쪽이 더 맛있다. (소근소근)
모듬 꼬치는 행복입니다. 명란감자꼬치같은 인기 메뉴는 늦은 시간에 가면 다 떨어질 때도 있다.
단연 최고의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다이마루. 시원하고 부드러운 생맥주. 다양한 맛의 하이볼. 하이볼보다 조금 더 달달하고 도수가 약한 하이츄. 그 때 그 때 끌리는 것을 마신다. 우메보시 하이츄는 새콤달콤 독특하다.
안주도 하나같이 다 맛있지만 다이마루의 진정한 최고 메뉴는 기본으로 나오는 *찹쌀전병*. 이것만 따로 메뉴로 구성해서 팔았어도 돈 주고 사먹을 의향이 얼마든지 있는 주전부리다. 가격도 부담 없고, 일본 분위기도 제대로 나면서 맛있기까지 한 좋은 곳!
by mignyo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