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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by볼로

훈풍이 부니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뭔지 아니? 바로 여행이야. '아~놀러 가고 싶다' 역시 봄에는 봄소풍이 제격이잖아. 주말에 또는 평일에 연차를 내고 조금 멀리 가보는 것 어때? 남쪽으로 말이야.

 

작년 봄에 변산반도 일대를 돌아봤어. 1박2일 일정을 꽉 채워 둘러보았지. 변산반도하면 주로 해안가만 생각하는 것같아. 물론 바닷가가 가장 유명하기는 하지만 사실 변산반도 주변 산새가 좋기로도 알아줘. 그래서 변산의 바운더리를 좀 넓혀 보았어. 더 아래 쪽에 있는 인근의 도시 고창을 먼저 들리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했던 거야.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가을 사진이 아니야. 보리는 5월 초만 지나도 누렇게 물들어. 학원농장에 청보리밭이 드넓게 펼쳐진 모습을 기대하고 갔는데 매우 아쉬웠지. 그래도 건물 하나 없이 시야가 확 트이니까 여행 온 기분은 확 살더라.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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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을 못본 것은 아쉬었지만 공원처럼 학원농장 일대를 조상해 둔 덕분에 산책하기에 좋아. 연못도 있고 대나무 숲도 있고 구절초도 피어서 눈이 심심하지는 않아. 농장 듬성 듬성 심어진 소나무는 사색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말이야.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널부러진 돌덩이가 보이지? 그냥 돌이 아니야. 바로 고인돌이야. 박물관에서나 보던 것이 이렇게 산에 있지 뭐야. 고창에서 발견된 고인돌이 무려 470여개에 이른다고 해. 선사시대에 고창이 과연 살기 좋은 동네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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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을 빠져 나가기 전 읍성에 들렀어. 사람들이 하나 하나 쌓았을 성곽 길을 걸으며 무병장수를 빌어보았지. 성 안의 관가 건물 앞마당에는 무성하게 들꽃이 자랐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무릎을 치고 올라온 들꽃이 관가의 딱딱함을 없애주기는 하더라.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평야지대 사이로 우뚝 솟은 산이 보여. 설악산, 지리산 등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해발 510미터의 산이야. 하지만 높이를 제외한 산새로만 보자면 어디에 비교해도 나무랄 데없이 수려하지. 적당한 바위와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에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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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변산에는 내소사라는 절이 있어. 산 입구에서 이 절까지는 전나무 숲길로 이어졌는데 이 길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지정 되었대. 산도 길도 아름다운 여기를 왜 이제야 왔는지 모르겠어.

 

내소사 절을 보고도 깜짝 놀랐어. 절하면 떠오르는 붉은 색과 초록 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야. 오로지 나무의 색, 오래된 나무가 자연스레 빚어내는 아름다움만 있을 뿐이었지. 화려하지 않아도 멋있는 느낌이 묻어나는 절인거지. 수수해 보이는 절에 포인트가 하나 있다면 바로 문창살이야. 꽃무늬로 하나하나 디테일을 살린 게 솜씨 좋은 사람들이 만들었구나 싶더라.

 

산도 바다도 좋다, 변산반도

변산반도의 하일라이트는 아무래도 바다지. 그 중에서도 채석강. 강이 아니지만 중국의 채석강을 닮았다고해 붙여진 이름을 가진 그곳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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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루떡이 겹겹이 쌓인듯해. 선캄브리아대부터 쌓인 지층을 보고 있자니 지구의 수십억년 역사가 새삼 느껴지더라. 그에 비하면 인간은 정말 점 같은 순간을 살다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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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채석강은 환상이었어. 기묘한 지형도, 시원한 바람도, 화창한 하늘도 모두.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했던 서해의 푸른 바다가. 서해는 으레 더러울 거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확 깨졌거든. 푸르고 맑았던 서해에 푹 빠지고 말았지.

 

볼로에 글을 남기는 지금도 다시 설렌다. 어서 봄이 오면 좋겠어. 여행하기 좋은 계절로.

 

by araon